샹그릴라 호텔 & 리조트 그룹은 백여 개의 프로퍼티를 소유 및 운영하고 있는 국제적인 체인호텔이지만 50% 이상의 프로퍼티가 중국에 위치하고 있어 많은 분들이 중국 태생의 호텔 브랜드로 짐작하기도 합니다.
샹그릴라 호텔&리조트는 말레이시아의 거물 ‘로버트 쿽 (Robert Kuok, 설탕 장사를 통해 말레이시아의 최고 갑부가 되어 말레이시아에서는 ‘슈가 킹’ 그리고 ‘호텔 킹’으로 불림)’이 1971년 ‘샹그릴라 호텔 싱가포르’를 시작으로 만든 호텔 브랜드로 그룹 본사는 홍콩에 있습니다.
현재는 로버트 쿽의 딸이 그룹의 체어 우먼의 자리에 앉아있으며, 그룹의 본사를 싱가포르로 옮기기 위한 작업을 진행 중이기도 합니다.
제임스 힐튼의 소설 ‘잃어버린 지평선 (Lost Horizon)’ 에서 유토피아를 가리키는 ‘샹그릴라’에서 차용되어 호텔의 이름이 만들어졌으며, 호텔의 클럽 라운지 ‘호라이즌 클럽’ 은 소설의 제목에서 따와 만들어진 것이기도 합니다.
한국에서는 세부, 보라카이, 코타키나발루 등의 한국인들의 인기 휴양지에 위치하고 있는 샹그릴라 리조트들이 유명해지면서 럭셔리 리조트 이미지로 먼저 자리를 잡게 되었는데요, 하지만 샹그릴라 호텔의 약 70%가 시티 호텔이라는 점!
샹그릴라의 대표 시티 호텔 세 곳을 세 편에 걸쳐 소개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이곳은 제1호 샹그릴라 호텔이자 플래그십 호텔로 타이틀에 걸맞게 그룹에서도 특별 관리를 하는 샹그릴라의 대표 시티 호텔입니다. 올해로 개관 50주년을 맞이하여 최근에는 유튜브나 인스타그램 등을 통해서 마일스톤을 공개하기도 하였답니다.
오래된 호텔이지만 2017년 리노베이션을 통해 호텔의 메인 빌딩인 타워 윙은 매우 모던한 분위기로 변신하였는데요, 하지만 오너의 못 말리는 풍수학 사랑으로 모던한 호텔 로비에 ‘Tree, Stone, Water, Wood, Wind ‘의 5가지 요소를 상징하는 조형물을 만들어 풍수학의 원리에 따라 배치하였습니다.
다행히도 조형물이 현대적인 느낌이라 로비 분위기를 망치지는 않았어요. 각 요소들마다 비즈니스에 도움을 주는 숨은 의미들이 있다고 합니다.
이밖에도 호텔의 객실이 일반적인 호텔처럼 직사각형의 모양이 아닌 음양의 조화를 상징하는 문양처럼 두 개의 객실이 함께 짝을 이루며 맞물려 있기도 합니다. 오너가 화교인지라 중국 문화의 영향을 받아 이런 풍수학적인 요소를 호텔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호텔은 3개의 윙(타워 윙, 가든 윙, 밸리 윙)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저마다 다른 콘셉트와 다양한 객실 타입으로 객실을 고를 때 큰 고민이 될 것 같은데요, 하지만 꼭 한번쯤은 밸리 윙(Valley Wing)에서 숙박해 보시기를 적극 추천드립니다. (밸리 윙은 지난 2018년 북미정상회담에서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이 묵은 곳이기도 하지요.)
밸리 윙만의 특별한 분위기와 콘셉트, 그리고 세심한 서비스는 오직 샹그릴라 싱가포르에서만 유일하게 경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밸리 윙에 숙박하는 고객들만 사용할 수 있는 개별 출입구과 로비, 그리고 샴페인 좋아하시는 분들은 주목하세요!! 로비 샴페인 라운지에서는 하루 종일 샴페인과 칵테일이 무료로 제공된답니다.
이곳은 그룹의 오너가 특히 애정 하는 프로퍼티로도 알려져 있는데요, 도쿄의 도심 한복판에 샹그릴라 호텔을 세우는 것이 오너의 일생일대 염원 중의 하나였다고 합니다. 도쿄역에 위치한 호텔의 객실 안에 처음 들어가는 순간 입을 쩍 벌리고 한동안 다물지 못했던 기억이 아직까지 생생히 남아있는 곳입니다.
당시 1박에 5만 엔 정도의 후덜덜한 객실요금을 지불하였기에 ‘얼마나 좋은지 보자’라는 심정으로 호텔을 하나하나 살펴보았는데, 하드웨어적인 부분은 비싼 만큼 말할 필요도 없이 좋았고, 정작 제가 더 감탄한 것은 바로 소프트웨어적인 부분! 일본인들이 흔히 말하는 ‘오모테나시(おもてなし)’를 호텔 안 곳곳에서 느낄 수 있는 곳이었습니다.
한 예로, 공항 가는 열차에 대해 문의하였는데 티켓 구매부터 호텔에서 공항행 열차를 타는 바로 앞까지 호텔 직원이 에스코트를 하는 서비스 신청까지 툭 던진 질문 하나를 시작으로 신속하게 이루어졌습니다. (반대로 열차 플랫폼에서 호텔까지 안내하는 Meet & Greet 서비스도 있습니다. 샹그릴라 호텔의 픽업 직원들의 유니폼은 전 세계 공통으로 빨간색이라 매우 쉽게 눈에 띕니다.)
이밖에도 호텔 주변에서 조식을 먹을 수 있는 장소의 리스트를 정리해 만든 소책자를 객실에 배치하였는데 출장비 제한으로 호텔에서 조식을 먹기가 조금 꺼려졌을 때 훌륭한 대안책이 되기도 했고요, 반일 정도의 자유 시간이 있던 저의 동료들은 호텔의 익스커션 서비스를 이용해 하코네 온천투어를 다녀오기도 했습니다.
호텔의 위치가 도쿄역이라는 장점을 최대한 부각해 도쿄의 다른 럭셔리 호텔들이 하지 못하는 샹그릴라만의 특별한 오모테나시 서비스를 발휘하고 있는 곳입니다. 그리고 턴다운 서비스 때마다 요일별로 다른 기념품을 준비해 주시는 센스까지! 정말 사소한 것 하나 놓치는 것이 없는, 제게도 최애 호텔입니다.
교통체증이 심한 방콕에서 호텔의 위치는 매우 중요한데요, 샹그릴라 호텔 방콕은 짜오프라야 강변의 외곽에 위치하고 있지만 매번 한국을 비롯한 각국 정상들의 선택을 받는 호텔입니다. 그 이유는 바로 보증된 보안 시스템 때문인데요, 샹그릴라 호텔 그룹에서는 나라의 치안상태와 종교, 과거의 테러 유무 등 다양한 상황을 고려해서 나라별로 보안등급을 다르게 만들어 그에 걸맞은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특히 방콕처럼 과거 폭탄테러가 있었던 적이 있던 나라는 최상위 보안 등급 레벨을 가지고 있기에 방콕의 다른 호텔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엑스레이 검색대가 항상 호텔 출입구에 놓여 있습니다. (태국 이외에도 필리핀, 인도네시아, 터키, 스리랑카 등의 국가가 최상위 보안 등급에 속해있습니다) 매번 출입구를 지날 때마다 검색대를 통과하는 일이 귀찮은 일이지만 샹그릴라 호텔에서 보안과 관련된 일에 절대 타협은 없습니다.
조금은 까다로운 출입절차를 마치고 호텔에 들어서시면 짜오프라야 강이 눈앞에 펼쳐지는 도심 속 리조트가 펼쳐집니다. 전 객실의 80%가 짜오프라야 강을 바라보고 있으며 리조트 풍의 리버 뷰 수영장이 특히나 매력적인 곳입니다.
또한 이곳의 조경을 '파라다이스 메이커'라 불리는 디자이너 '빌 벤슬리'가 담당한 곳으로도 유명하답니다.
특히 샹그릴라는 호텔에서 자체적으로 디너 크루즈 선을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도 유명한데요, 외부에서도 많은 이들이 샹그릴라의 크루즈선을 타기 위해서 일부러 호텔을 찾기도 합니다.
샹그릴라 방콕의 인하우스 고객이라면 특별 할인이 받을 수 있으니 방콕에 방문하시게 된다면 꼭 한번 디너 크루즈를 이용해 보시길 바랍니다.
한편 샹그릴라 호텔&리조트는 샹그릴라 브랜드 외에도 라이프 스타일 호텔 브랜드 ‘케리(Kerry), 밀레니얼 세대를 타깃으로 한 ‘호텔 젠(Hotel Jen)’ 그리고 비즈니스 고객을 타깃으로 하는 ‘트레이더스(Traders)’ 4개의 브랜드의 호텔을 경영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 이들과 비슷한 호텔 브랜드를 찾아보자면 케리는 안다즈, 호텔 젠은 목시, 트레이더스는 노보텔과 비슷한 콘셉트로 생각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럼 다음 편에서 다시 찾아뵐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