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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는 채식인 Aug 15. 2020

다이어트는 그게 아니다

다이어트 그 어원을 알면 진짜가 보인다

어제는 베트남 음식점에서 직장동료 2명과 함께 점심을 먹었다. 생각보다 음식이 금방 나와서 다 먹고 나니 후식도 먹을 수 있는 시간이 되겠다 싶어 근처 커피숍을 찾았다. 각자 음료를 시켜 기다리는 중 한 동료가 다이어트 관련 이야기를 꺼냈다. "저는 00에서 샐러드를 참 많이 주문해요. 다른 데도 몇 번 이용을 해봤는데, 여기가 값은 조금 비싸지만 그래도 먹기에 편리하거든요." "그런데 선생님은 왜 샐러드를 드세요?" 내가 물었다. "당연히 다이어트 때문이죠." 동료가 대답했다. "그래요? 그럼 샐러드는 지금도 드세요?" 내가 다시 물었다. "네, 다이어트를 끝내고 그만 먹어야 되는데 어떻게 하다 보니 계속 먹게 되네요. 그런데 이렇게 먹다 보면 자꾸 보상심리가 생겨요. 점심에 샐러드 먹고 저녁엔 치킨 시켜 먹는 일도 더러 있거든요." 동료가 대답했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다이어트를 살을 빼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어떻게 해서 다이어트가 이런 의미로 받아들여졌는지는 확실치는 않지만 아마도 상업자본주의가 한몫을 했을 것이라 짐작된다. 암튼 내가 하고 싶은 말은 다이어트는 살을 빼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MD 저널 다이어트 논쟁(2003.02.)에 따르면 다이어트(Diet)는 라틴어 'diaeta'와 그리스어 'diatia'에서 기원되었다. "way of life" 내지는 "regimen"이라는 뜻을 가진 단어로 적절한 음식 섭취를 통해서 조화로운 신체의 발달을 도모하는 생활방식이라고 할 수 있겠다. 즉 다이어트가 우리가 알고 실천하고 있는 것처럼 샐러드에 닭 가슴살을 추가해 먹어서 단 기간 내에 살이 빠지는 효과를 보는 그런 것이 아니라 내 삶에 있어서 식습관을 내 몸에 이로운 쪽으로 바꿔나가는 것이 진짜 다이어트라는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다시 내가 하고 있는 다이어트를 되돌아본다면 그 방식이 맞는지 틀린 지가 확인이 될 것이다.

최근에 지인 1명을 대상으로 다이어트 컨설팅을 해주고 있다. 컨설팅이라고 해서 그리 대단한 것은 아니다. 그분과 사전 상담을 통해 어떤 식습관을 갖고 있는지 확인하고 그 안에서 어떤 식으로 변화를 주면 좋을지 고민한다. 고민한 결과를 바탕으로 식단 개선이 들어가는데 난 방향만 잡아준다. 실천은 오로지 그분의 몫이다. 정말 고맙게도 그분은 현재까지 너무나 잘 따라오고 있다. 꾸준히 오전은 과일식을 하고 간식도 과일로 바꿨다. 점심과 저녁에는 가끔 본인이 먹고 싶은 것을 먹지만 그 양도 확연히 줄었다. 본인 말로는 식단을 바꿔서 조금 까칠해지는 것도 있다고 하지만 그 또한 자연스러운 반응이다. 인기 드라마 <미생>에서도 오 과장이 "우리 모두는 미생이야"라고 힘들어하던 장그레를 위로하지 않았던가? 그런데 내가 그분을 참 대단하다고 느낀 건 어제 주고받은 카톡 대화에서다. 내용을 축약하면 이렇다.


"사실 저는 과거에 극단적인 다이어트를 한 적이 있었어요. 그 결과 모두 실패했죠. 왜냐면 저 자신을 너무 가혹하게 몰아붙였기 때문이에요. 굶고 적게 먹기만 하면 되는지 알았거든요. 그런데 이번에 식단을 천천히 조절하면서 먹고 그 내용을 기록하면서 느낀 것이 있어요. 급한 마음을 버려야 한다는 거예요. 그리고 다이어트라는 것이 음식을 바꿔가면서 내 몸과 대화를 하는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됐어요."

그분이 다이어트를 '내 몸과의 대화'라고 이야기했을 때 직접적으로 이야기하진 않았지만 사실 난 감격스러웠다. 왜냐면 내가 알고 만난 사람들 중에 그 누구보다 다이어트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진짜 다이어트는 바로 이런 것이다. 갑작스러운 식습관 변화나 시중에 살 빼는 효과가 있다는 특정 제품을 먹어서 단기간에 살을 빼고 몸을 만드는 것이 아니다. 그래서 Eat Less 가 아니라 Eat Well 해야 한다.


잘 먹어야 한다. 내 몸에 이로운 음식을 찾아 먹고 내 몸이 바뀌는 것을 천천히 느끼며 식습관을 바꿔가는 것이 진짜 다이어트다. 그렇다면 무엇을 먹으면 될까? 아니 무엇을 먹지 않으면 될까? 아마 대부분이 알고 있지 않을까? 내 몸에는 해롭다는 것을 알지만 먹는 순간 내 혀가 즐거워하는 음식 바로 그 음식을 멀리하면 된다. 그리고 어떤 음식을 먹으면 될까? 자연에 가까운 음식을 먹으면 된다. 과일이 우선이다. 그리고 수분과 자연상태의 영양분이 살아있는 채소와 통곡물을 먹으면 된다. 이렇게 하면 살은 저절로 빠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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