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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는 채식인 Jan 28. 2021

채식은 맛있다

올해 들어 MBC에서 <볼 빨간 신선놀음>이라는 요리 예능 프로그램이 시작했다. 하하, 김종국, 서장훈, 성시경이 MC로 출현한다. 참가자들은 별도 준비된 부엌에서 요리를 만들고 4명의 MC들이 맛을 보고 평가한다. 맛있으면 금도끼, 맛없으면 두꺼비가 그려진 팻말을 들어 보인다. 4명의 MC에게 모두 금도끼 팻말을 받으면 새끼손가락 길이의 진짜 금도끼를 선물로 준다. 2회차 방송에 초식마녀(박지혜 씨)가 출현했다. 그녀는 올해로 2년째 채식을 하고 있으며 현재 채식 작가 겸, 채식 유튜버다. 그날 그녀가 만든 음식은 마라 라면이었다. 그녀는 4명의 MC들 모두에게 금도끼를 받았고, 선물로 진짜 금도끼도 받았다. 서장훈은 그녀의 음식을 두고 계속 먹을수록 생각나는 맛이고, 채식을 원하는 분들에게 선물 같은 요리라고 호평했다.


채식에 대한 편견 중 하나가 "채식은 맛이 없다"이다. 최근 우리나라도 채식문화가 많이 전파된 덕분에 맛있고 다양한 채식 음식들이 많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들에게는 채식이란 나물과 샐러드 정도를 먹는 오로지 풀맛나는 제한적 식단이라는 인식이 크다. 주변만 둘러봐도 즐겁게 채식을 하는 사람보다 다이어트를 위해서 노력형 채식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 각종 야채샐러드에 드레싱을 조금 뿌리고 감자, 고구마, 토마토 정도를 곁들여 먹는다. 양도 적다. 옆에서 봐도 식사를 숙제처럼 하는 것 같다. 정작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도 표정이 즐겁지 않다. 채식이 더 맛없게 느껴진다.


몰라서 그렇지 채식은 제한적인 숙제 같은 식사가 아니다. 충분히 맛있게 만들어 먹을 수 있다. 방법도 어렵지 않아서 집에서 쉽게 따라 할 수 있다. 초식 마녀가 쓴 그림책 <오늘 조금 더 비건>은 다양한 채식 레시피를 소개한다. 요리 방법이 4컷 만화로 설명되어 있다. 그만큼 레시피가 쉽고 간단해서 누구나 따라 할 수 있다. 우리 부부도 쉽게 간단하게 채식 요리를 만들어 먹는다. 그중 하나가 김밥이다. 주말에 아이들과 가까운 곳으로 소풍을 갈 때면 어김없이 김밥을 싼다. 오이, 깻잎, 당근은 그대로 쓰고 우엉만 간장에 조려서 김밥 속을 채운다. 여기에 추가로 톳을 넣는다. 톳은 식감이 매우 풍성하게 하고 오독오독 씹히는 맛이 재미까지 더해준다. 4계절 언제든 구할 수 있어 좋다. 비장의 무기가 하나 더 있는데 바로 와사비다. 시중에 파는 생와사비를 김밥에 직접 넣어도 되고 따로 찍어 먹어도 된다. 궁합이 기가 막힌다.


밖에서도 간편히 맛있는 채식을 즐길 수 있다. 요즘은 비건 빵집이 참 많이 생겼다. 우유, 버터, 계란을 넣지 않고 빵을 맛있게 구워낸다. 바게트나 식빵만 가능할 것 같은데 종류도 정말 다양하다. 일반 빵집과 크게 다르지 않다. 비건 아이스크림 집도 있다. 아이스크림은 우유가 있어야만 만들 수 있는 게 아닐까 하고 생각할 수 있지만 아니다. 지금 살고 있는 집 근처에 <아케미>라는 비건 아이스크림 가게가 생겼다. 현미를 주원료로 아이스크림을 만든다. 우유, 생크림, 계란 등 동물성 원료가 없고 국내산 식재료와 제출 채소, 과일 만을 써서 아이스크림을 만든다. 종류도 정말 다양하다.


어제는 온라인 쇼핑몰에서 채식 마요네즈를 주문했다. <오늘 조금 더 비건>에서 초간단 채식 요리 "콘 마요"를 만들고 싶었기 때문이다. 통밀 토스트 비스킷 위에 채식 마요네즈와 통조림 옥수수를 올려놓고 비정제 설탕을 조금 뿌려주면 완성. 생각만 해도 군침이 돈다. 어린아이들의 반응도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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