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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바나 May 07. 2024

어려운 도전과제

하고싶은 것을 못할 것 같을 때 무너지는 마음에 대처하려는 노력

  나름의 루틴을 가지고 살아가던 평범한 하루였다. 공부하고 있는 분야의 자격증을 따기 위해선 꽤많은 실습 시간이 필요했는데 나에게는 실습을 해볼 기회가 주어지지 않을 것같았다. 일단 공부나 하자 하던 차였다. 그러다가 다니고 있는 학교에서 매 학기마다 1년짜리 실습 인턴을 뽑는 다는 것을 알게되었다. 만약 이 기회를 얻게 된다면 내가 공부하는 분야에서 조금 더 나아갈 수 있을거라는 부푼 기대가 생겼다. 결혼을 했고 임신을 염두 중이였던 나는 인턴을 마친 후로 임신준비를 미룰 각오를 하고있었다. 그렇게 어느 순간 갑자기 인턴기회를 얻는것을 굉장히 바라게 되었다.


그러나 실습인턴을 뽑는 과정 결코 쉽지 않았다. 서류통과, 필기시험, 면접에 달하는 3단계의 과정을 다 통과해야만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 거기에 들어야하는 선수과목중 한과목을 내가 빠뜨린 것까지 알게되면서 이 기회를 얻을 확률은 더 줄어들어버렸다. 차후수강이 된다 해도 이미 조건을 다 갖춘 사람과 나는 비교될 것이였다. 만약 인턴이 되지 않는다면 나의 기대가 좌절되는 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나의 임신준비도 더 미뤄진다. 그것은 내가 바라는 바가 아니였다. 갑자기 스트레스를 받고 우울해지기 시작했다.  오히려 잘 하고 있던 공부와 운동과 나름의 건강관리도 다 놓아버리게 되었다. 불일치를 줄이기 위해 더 노력해야하는 순간에 오히려 퇴보해버린 셈이다. 어느순간 나는 유튜브 영상매체나 달고 짠 음식같이 즉각적인 보상만을 찾고 있었다. 과한 즉각적 보상은 엄청난 피로의 결과로 이어졌고 그로인해 더 무기력해지고 말았다.


  보통 원하는 바가 생기고 목표가 생기면 사람은 행동할 동기를 얻는 다고 한다. 그런데 나는 오히려 정반대의 반응을 보였다. 나는 이것이 이해가 되질 않았다. 나는 도대체 왜 그랬던 것일까?

우선 어려운 과정, 선수과목을 빠뜨린 조건 등등으로 보상을 얻을 확률은 줄어들었고 실습의 기회, 임신준비를 미루지 않기 위함 같은 보상을 얻어야할 이유는 늘어났다. 많이 원하는 데 얻을 가능성이 점점 낮아지니 해보지도 않고 좌절해버렸다. 아직 아무런 결론도 나지 않은 현실보다 부정적인 사고회로를 거쳐서 만들어진 부정적인 미래 예상에 더 많은 비중을 두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 좌절감을 없애기 위해 즉각적인 보상을 찾았던 것은 아닌가 싶다.


  두번째는 확률이 낮은 것에 그러니까 보상을 얻기 힘든 것에 노력하고싶지 않은 마음이였다. 여기에서 나는 보상을 어디에 두고 있는가를 생각해보게 되었다. 보상은 정말 결과치에만 있는가? 결과치가 없는 행동은 정말로 가치가 없는 것일까? 내가 인지적으로 그렇게 여기고 있었기때문에 결과치가 아닌 다른 보상들은 느끼지 못하고 있었던 것은 아니였을까? 실패하더라도 시도하고 노력했던 과정이 남고 경험치가 남는다. 어쩌면 시도하고 노력한 나 자신을 보며 스스로에 대한 자존감을 키워나갈 수도 있는 일이다.  과정자체에서 오는 즐거움이 있을 수 있 경험으로 인해 다른 기회의 장이 열릴지도 모른다. 그리고 실패를 극복하는 경험은 앞으로의 벌어질 실패를 딛고 일어설 디딤돌을 만든다. 실패하지 않는 사람은 시도하지 않은 사람이라는 말이 있는 것처럼 결과치가 따라오지 않더라도 시도하는 것 그 자체에 의미가 있고 가치가 있음을 나는 인식하지 못했다.


세번째로는 기회를 너무 한정되게 보았던 것은 아닌가 생각한다. 마치 이 기회를 놓치면 나에게는 더이상의 기회는 없을 것처럼 느꼈던 것은 아닐까? 물론 학교를 다니면서 인턴을 마치는 것이 가장 좋은 경우의 수이기는 하지만 다른 대안 충분히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것을 순간적으로 인식하지 못했다. 어쩌면 나의 허접한 완벽주의가 가장 좋은 방법이 아닌 다른 방법을 거부했던 것 같다. 이번 기회를 잡지 못한다면 아쉬울 테지만 다른 방법을 찾아나가면 된다고 유연하게 사고했더라면 아직 시도도 해보지 않은 일에 이렇게 좌절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내가 이렇게 나의 반응을 되돌아보는 이유가 있다. 또 이렇게 쉽지 않은 도전과제를 만났을 때 지금처럼 무너져버리지 않고 동기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나를 이끌기 위함이다. 나의 부정적인 사고방식과 과정에서 보상을 찾지 못하는 인지와 완벽주의로 인해 유연하지 못한 사고는 꽤 오래된 습관이라 쉽사리 고쳐지지는 않을 것 같다. 그래도 계속 돌아보고 인식하고 곰곰히 성찰하다보면 조금씩 나아질거라고 믿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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