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번째는 관광지나 해외에서 거주하는 방법이 있다. 즉각적으로 관광객 모드를 온/ 오프 하며 지낼 수 있어 확실하고 장기적으로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다. 하지만 이것은 모든 생활의 터전을 다시 세팅해야 하며 비자와 같은 신분 문제가 쉽지 않고 몇 년이 지나면 내성이 생기듯 다시 발병하는 단점이 있다.
두 번째는 이름 자체에 명시되어 모두가 예상할 수 있는 여행을 가는 것이다
우선 모든 병증이 그러하듯 자신의 상태부터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나는 어떤 타입의 병증을 가지고 있는가
크게 두 가지로 나누어 생각해 볼 수 있다. 단기 여행을 자주 가는 것이 나은 타입(단기 타입) 일 년에 한두 번 여행을 가더라도 장기 여행을 가는 것이 나은 타입(장기 타입) 물론 모든 사람의 성격이 제각각이듯 확실하게 나누기 힘들기도 하고 단기에서 장기로 혹은 장기에서 단기로 바뀌는 경우도 빈번하다. 그래도 조금이나마 자신에게 가까운 타입을 알아둔다면 치료법에 접근하기가 용이하다.
그러면 본격적으로 치료법을 알아보기 전에 한 가지 확실히 해두자
이것은 무여행계획 공포증을 앓고 있는 환우를 위한 생존여행이다. 어쩌다 큰 맘먹고 나오는 여행이라 다시 오지 못할 거라는 생각에 삶의 마지막처럼 돈을 써대는 이들을 위한 치료법이 아니다. 하룻밤에 사십만 원짜리 5성급 호텔 좋은 건 당연하다. 하지만 우리 환우들은 그 돈으로 가까운 곳을 한번 더 다녀오는 게 낫다. 이해하기 쉽게 요즘 유행하는 가성비 개념으로 간주하면 이해하기 쉬울 것이다. 여행 계획의 시작은 항공권과 숙소이다. 기본부터 짚고 넘어가기 전에 확실하게 명심해둬야 할 것이 있다.
주의 사항
1. 첫째도 안전 둘째도 안전이다
위험한 지역에 숙소를 잡지 않고 밤늦게까지 돌아다니지 않는다는 건 기본이다. 술 진탕 마시고 밤늦게까지 돌아다는 건 여행이 아니다. 그런 건 매주말마다 할 수 있는 것이니 여행지에서는 접어두자. 낯선 곳이 주는 긴장감을 가져야 한다. 여행자가 남자냐 여자냐 여행 중인 나라가 총기 허용이 되는 나라냐 아니냐의 문제가 아니다. 저번 여행에서 별일 없었다고 이번 여행도 그러란 법 없고 모든 나라는 자국민 우선이다. 작은 시비도 기분 망치는 건 물론 위험할 수 있다. 음식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동남아나 중국 로컬 식당에 위생 어쩌고 해도 블로그들에 올라오는 식당들은 진짜 현지인들이 가는 식당은 아니니 그런 데서 걱정하지 말고 한국인이 운영하는 식당이라도 재료의 신선도를 보고 의심스러운 건 피해야 한다. 여행까지 가서 변기만 바라보다 오는 것만이 문제가 아니라 타국에서 아프면 병원비도 문제지만 말이 안 통하니 작은 병도 크게 키울 수 있으니 조심조심!
2. 가성비는 돈에 대한 것만이 아니다. 시간이 돈이라는 개념을 몸으로 느낄 수 있는 것이 여행이다.
현지 도착해서 이동 거리를 줄여야 한다. 패키지여행들이 버스를 태워 이리저리 돌리는 건 많이 보여 주기 위해서가 아니라 가장 손쉽게 시간을 때우기 위해서이다. 특히 단기 타입이라면 2박 3일 3박 4일에 두세 시간씩 차 타고 교외로 나가는 건 시간 낭비 체력 낭비다. 우리는 또 오면 되는 것이다. 그렇다고 돈만 생각하며 짠돌이 짓을 하자는 건 아니다. 적당한 돈지랄은 언제나 즐겁다. 몇 번 여행을 특히 혼자 여행을 다니다 보면 자신이 원하는 것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확실히 알게 되므로 거기에 집중하는 것이 효과를 높일 수 있다.
3. 기본 언어는 배워가자.
새로운 언어는 늘 어렵고 어색하다. 하지만 안녕하세요 고맙습니다 죄송합니다 이 정도만 알아도 여행이 훨씬 수월해지고 풍부해진다. 한국 사람이 정이 많아서 어눌하게 한국말하는 외국인에게 호감을 가지는 게 아니다. 어느 나라를 가든 기본 인사만 잘해도 서로가 얼굴 붉힐 일은 줄어든다. 제발 한국 사람이랍시고 우월의식 가지고 한국말로 하면 다 될 거라고 생각하지 말자. 화장실이 어디예요? 도 알아두면 유용하다.
항공권
생존여행의 첫걸음이자 반이라고 할 수 있다. 대부분 알고 있는 스카이 스캐너나 카약을 이용하여 전체적인 가격을 비교해볼 수 있다. 스카이 스캐너를 더 추천하는데 날짜만 지정하여 모든 곳을 검색하거나 날짜도 목적지도 지정하고 않고 항공권을 검색할 수 있어, 어디를 가는 것이 아닌 어디든 가는 것이 중요한 우리 환우들에게 매우 유용하다. 날짜와 목적지를 지정하지 않고 검색하여 가장 낮은 가격을 확인한 후 자신이 원하는 날짜에 가격을 확인하거나 그 가격에 가까운 날짜에 티켓팅을 하는 방법이 있다. 휴가철이나 연말연시는 항공권이 폭등하지만 의외로 날짜가 가까워지면 가격이 떨어지는 경우도 많으므로 기다려 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추석이나 설 같은 명절이나 샌드위치 데이 같은 날들은 가격이 떨어지는 경우는 드물지만 그 전후 주말로는 가장 저렴한 가격으로 항공권이 나오는 경우가 많아 단기 타입은 이때를 노려보는 것도 좋다. 시간을 갖고 지속적으로 검색을 하여 가장 낮은 가격을 기억하였다가 그 가격쯤이 되었을 때 결제를 하는 것이 기본이다. 알려진 바로는 검색을 하는 것만으로도 치료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거리 여행 시 국적기를 이용할 경우는 다른 나라에서 출발하는 것이 유리하고 스탑오버를 이용하여 한 번에 두 나라를 여행할 수도 있다. 자세한 내용은 다음 챕터에서 실제 치료예를 통하여 알아보기로 하자. 나라별로 도시별로 취향별로 천차만별인 숙소도 마찬가지다. 여러 가지 상황에 적용할 수 있도록 되도록 대표적인 케이스를 선별하도록 노력했으며 읽고 이해하기 쉽게 여행을 재구성하여 환우의 입장에서 1인칭으로 서술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