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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링 Jan 11. 2023

선두


어릴 때 즐겨 보던 만화는 드래곤볼이었다. 용돈을 모아 작은 책으로 다음권, 다음권을 주르륵 사곤 했었다. 착한 이들이 건 나쁜 이들이 건 그들이 드래곤 볼을 찾아나가는 여정이 좋았고, 싸움의 기술이 없는 다른 주인공들의 활약도 좋았다. 부르마(이름 맞나?)는 지금 생각해 보니 과학자였다. 그녀는 작은 알약에 이동 수단을 담아 다녔다. 툭 던지면 비행기도 나오고 자동차도 나오고..




어릴 땐 배도 금방 부르고 입맛에 안 맞는 걸 먹는 것도 싫어했던 나는 드래곤 볼에서 특히 ‘선두’의 존재가 너무 부러웠다. 선두 한 알만 먹으면 싸우느라 에너지가 소진된 사람이 힘이 솟고 밥을 안 먹어도 배부르니까.


분명, 내가 어른이 되면 선두 같은 묘약이 나올 거라 기대했는데 알약 속의 자동차도, 선두도 아직 나오진 않았다.



젊을 때에는 먹고 다니는 게 즐거워서 선두를 잠깐 잊었다가 요즘 다시 선두가 떠오른다. 아침에 일어나면 아침밥 조금 있으면 점심밥, 잠깐이라고 생각했는데 어느새 저녁밥을 준비해야 하는 일상. 정말로 선두가 있었으면 좋겠다.



그래서 끼니를 제대로 못 먹는 이들에게도 전달되면 얼마나 좋을까!




모든 영양소가 응축되어 있는 선두,




나에게는 그 선두가 무엇일까. 누군가와 나누는 대화일 수도 있고, 지금 쓰는 이 일기 일 수도 있겠다. 맞아.


나는 선두가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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