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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험제이 Mar 23. 2019

100가지 꿈에 도전한
가슴 뛰는 청년의 이야기

에피소드 25. 젠가 보드 게임

[젠가 보드 게임 - 다양한 경험을 좋아하는 20대 청년들에게]


나는 다시 가슴 뛰는 꿈을 찾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을 했다. 

그래서 일단 내가 했던 것들을 정리해보았더니 참 많은 도전을 해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도 참 치열하게 살아왔구나. 


그러나 문제는 이러한 버킷리스트들이 나의 생계와 관련이 없다는 것이었다. 

남들이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한 도전들을 해왔지만 정작 나에게 물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것이 없었다. 

나는 분명히 성장하고 있다는 것을 느꼈지만 현실은 모은 돈 하나 없는 백수인 것이다.

어떻게 보면 나만의 정신 승리였을 수도 있다.


이러한 나의 이상과 현실은 늘 부딪쳐왔었다. 나는 몽상가처럼 이상만 좇은 사람의 밝은 미래를 보여주고 싶었다. 나 같은 미친놈도 있어야 세상이 재미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나는 좋아하는 것에 끝까지 도전하는 미친놈의 해피엔딩을 보여주고 싶었다.  

정말 좋아하는 것에 집중하고 진심을 다하면 분명 좋은 결과가 있을 거라는 것을. 


한 번은 친구들과 보드게임을 하러 갔다.

보드 게임하면 대표적으로 떠오르는 바로 그 게임! '젠가’를 가장 먼저 시작하게 되었다. 

다들 한 땀 한 땀 자기만의 노하우로 ’ 젠가 탑’에서 조심스럽게 나무 조각을 빼냈다. 

젠가를 해 본 사람이라면 알겠지만, 처음에 몇 개는 막 빼도 끄덕 없이 견고하게 서 있던 젠가가

어떤 시점이 지나면, 아주 살짝만 건드려도 외줄 곡예처럼 아슬아슬하게 흔들리게 된다. 

이쯤 되면 자기도 모르게 다들 숨도 멈춰가며 게임에 임하게 된다. 분명 사소한 게임인데도 말이다. 

몇 번 턴이 돌다 보면, 아~주 심혈을 기울여 빼는데도 불구하고 어느 순간 젠가 탑이 무너지고, '와'라는 탄성과 함께 순식 간데 여기저기 나무 조각들이 널브러진다. 


그렇지만 곧 흩어진 나무 조각들은 금방 다시 모인다. 젠가 틀(젠가 박스)에 나무 조각들을 차곡차곡 넣고

뒤집어 박스만 위로 살살 빼면, 짜잔, 예쁜 젠가 탑이 다시 완성된다.

이내 게임 RESTART! 

나무 탑 앞에서 다들 다시 한번 경쟁심을 불태우려는데, 누군가 한 나무 조각에 쓰인 ’Jay’라는 글씨를 포착했다. 그러자 친구들이 입을 모아 갑자기 한 노래를 부르기 시작하는데, 바로 가수 이선희의 'J에게’였다.

내 영어 이름이 Jay이기 때문이다. 이 뜬금없음에 나도 멋쩍게 웃음을 터뜨렸는데, 문득 이 젠가 탑이

어딘가 의미심장하게 다가오는 것 같았다. 


그날 밤, 자려고 침대에 누웠는데 머릿속에 ‘Jay’가  쓰여있던 젠가 나무 탑이 다시 떠올랐다. 

나무 조각들이 하나하나 쌓여 다시 탄탄하게 세워지던 젠가 탑. 이에 지금 내가 처한 상황이 투영되는 것 같았다.  정리되지 않은 나무 조각들이, 산만하게 늘어져 있는 나의 ‘경험’들로 느껴졌고

그렇다면 지금 내가 해야 할 것은, 나무 조각을 모아 견고하게 나무 탑을 쌓듯

내 경험들을 잘 제련해서 차곡차곡 모아야 하는 게 아닐까, 싶었다.  

흩어져있는 경험들을 그대로 방치하면 말 그대로 널브러져 있는 나무 조각에 불과하지만, 

이 조각들을 잘 모아 정리하면 ‘나’라는 멋진 나무 탑이 완성된다는 것. 


이 사실은, 지금 내게 어떤 경험 조각들이 있는지, 지금 내가 이 조각들을 반듯하게 쌓고 있는 건지 돌아보게 했다.  덩달아 ‘과연 어떻게 나의 탑이 더 높게 높게 쌓일 수 있을까?’도 고민하게 됐는데, 궁리 끝에 이에 도움이 될 것 같은 2가지 방법이 떠올랐다.


첫 번째, 경험이라는 나무 조각들을 더 많이 만든다.

두 번째, ‘나의 그릇’에 대입되는 ’ 젠가 틀’ 자체를 더 크게 넓힌다.  


이 두 가지는 동시에 이루어져야 하는데, 

아무리 나무 조각이 많아도 젠가 틀이 작으면 이를 다 담을 수 없고,

젠가 사각틀이 아무리 커도 정작 넣을 수 있는 나무 조각이 적으면 견고한 나무 탑을 쌓을 수 없기 때문이다. 


나 스스로에게 물어보았다.


나는 지금 경험 조각들을 잘 정리하고 있는지, 아니면 널브러진 채로 방치하고 있는지.

또, 나의 젠가 틀은 어느 정도 크기이며 그 틀을 넓히기 위해 어떤 노력들을 할까.  


나는 이러한 경험의 조각을 모아서 사람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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