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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nia Feb 14. 2024

가위눌림-4, 벼락 맞은 대추나무

대추나무의 신비한 효능으로 알려져 있는 벽조목(霹棗木)은 벼락 맞은 대추나무를 말합니다. 

보통의 대추나무는 물에 뜨는데 반해 벽조목은 물에 가라앉는 것이 특색이며 이 벼락 맞은 대추나무로 도장을 새겨서 쓰면 행운이 온다고 하여 비싼 값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또한 벽조목은 귀신을 쫓는 퇴마용으로도 인기가 좋습니다. 


네이버 CUE: 에게 설명을 요구하니 이렇게 말해준다.

벽조목은 벼락 맞은 대추나무로 행운이 온다고 하고 귀신을 쫓는 퇴마용이란다. 처음 이 말을 들었을 때는 솔직히 코웃음을 쳤다. 아니 대추나무가 벼락을 맞을 확률이 얼마나 될까? 다 상술이지~ 라며 웃었다. 


나무가 벼락 맞기도 쉽지 않은데, 그중에 대추나무라니~~ 실제로 있다고 해도 얼마나 비쌀까? 짠순이 언니가 내게 주었다는 건 그녀도 그리 비싸지 않게 구입했다는 의미일 테다. 모처럼 내게 뭔가를 주니 그저 감사할 따름이다.


큰언니가 아버지 49제 전에 7주차까지 아버지 모셔둔 사찰에서 함께 절을 올린 적이 있다.  그때 독경이 인쇄된 수건, 책과 함께 108 염주를 받았다. 독실한 불교신자는 아니어서 나 스스로 구입하지 않을 품목인데 막상 받고 나니 따뜻한 느낌이 들었다. 49제 이후에는 평상시에 자주 절을 찾지는 않으니 집안 어딘가에 잘 모셔두었다.


그 108 염주가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낸 건 점점 심해지는 가위눌림 때문이었다.

가위눌림은 누우면 바로 시작되어 좀처럼 누울 수가 없는 지경까지 가기도 했다. 단순히 스트레스가 심해서, 공포 드라마, 방송물을 많이 봐서로 치부하기에는 증세가 과해졌다. 어쩔 수 없이 한동안은 앉아서 잤다. 벽에 등받이 쿠션을 고이고 앉아서 잤다.


누워서도 푹 자는 날이 별로 없다. 하물며 앉아서 자는 건 강아지 쪽잠 자는 것 같이 시간이 오래가지 않는다. 병원을 가야 하나를 고민하던 차에 갑자기 염주가 떠올랐다. 왜 생각난 건지는 모르겠다. 그저 양 100마리 찾는 것보다 <나무관세음보살>이라도 외우면서 있어보자는 생각이 불현듯 떠올라 108 염주를 찾아냈다. 그리고 쓰임새에 맞춰 목에 두르고 속으로 웅얼웅얼거리면서 눈을 붙여보았다.


나를 둘러싸고 있던 어둡고 눅눅한 무거운 기운이 사라지고 맑고 상쾌한 새벽의 공기를 맡아진다. 분명 캄캄한 실내인데도 산뜻하고 평온한 이 기분은 뭘까? 바로 숙면이 시작되었다. 아침에 일어나서도 머리가 맑다.

그날 이후부터 이 염주는 항상 머리맡에 자리를 잡았다.


언니에게 이 얘기를 들려주었더니, 그 비싼 대추나무? 설마? 아닐걸? 하는 의구심과 그런 효능이 있다니 신기한데?라는 반응을 보여준다. 어쩌면 이 얘기는 아무도 안 믿을지도 모르겠다. 나도 그럴지도 모르니 말이다. 다만 오랫동안 지속되어 오고 있고, 점점 심해지는 가위눌림을 이 염주로써 피할 수 있는 방법을 알게 되어 그나마 다행이다. 


여기에 다 소개하지 못한 가위눌림의 이야기는 훨씬 더 많다. 이젠 요령껏 피할 수 있어서 이렇게라도 경험담을 소개할 수 있어 다행이다. 언젠가는 내게 있는 묘한 느낌을 다 걷어낼 수 있으면 좋겠다.


내게는 벼락 맞은 대추나무로 만든 108 염주가 나를 지켜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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