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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알다 Jan 05. 2022

은행들이 ‘탈 것’에 눈독 들이는 이유

최근 신한은행에서 배달 앱 ‘땡겨요’를 출시했어요. 이 뿐만이 아닙니다. 우리은행에서는 세븐일레븐 편의점 상품 주문 및 배달 서비스를 시작했고, NH 농협은행에서는 꽃 주문 및 배달 결제 서비스를 시작했어요. 심지어 토스는 아예 모빌리티 스타트업인 ‘타다’를 인수했어요.

이처럼 최근 시중은행들의 행보에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어요. 바로 ‘탈 것’과 관련된 것인데요. 왜 은행들이 유독 ‘탈 것’에 눈독 들이는 것일까요?


‘탈 것’이 생산하는 데이터


우선 ‘탈 것’의 의미를 살펴볼까요. 코로나 19로 비대면 사회가 가속화되는 가운데 ‘탈 것’이 가지는 의미는 A에서 B로 이동하는 것 그 이상의 가치를 갖고 있어요. ‘탈 것’을 통해 이동하고 결제까지 이루어지는 것들이 많아졌어요. 그리고 그 결제 데이터 속에는 다양한 생활 데이터들이 담겨 있어요.


예를 들어 배달 라이더 분들이 어떤 지역에서 어떤 음식을 가장 많이 배달했는지 살펴보면 그 지역에서 가장 인기 있는 맛집을 알 수 있어요. 이처럼 ‘탈 것’의 데이터는 이동과 결제 데이터 모두 포함한 생활 데이터이기 때문에 고객의 라이프 스타일을 파악하는 데 아주 중요한 가치를 갖고 있어요.


은행들의 이유 있는 변신


그럼 은행들이 왜 굳이 '탈 것'의 데이터에 집착하는 걸까요? 뜬금없이 배달 서비스를 시작한 신한은행의 사례로 보면 라이더의 소득 데이터와 결제 데이터를 얻어 라이더 전용 신용대출 상품을 개발할 수도 있고 가게 사장님들에겐 매출 흐름, 단골 비중, 리뷰 등의 데이터를 활용하여 보다 좋은 조건으로 대출 상품을 제공할 수도 있어요. 


이처럼 ‘탈 것’의 데이터를 활용하여 금융 사업에서 성공한 대표적인 사례가 <그랩>인데요. 그랩은 2012년 우버와 같은 택시 호출 앱으로 시작해 차량 공유 서비스, 음식 배달까지 사업을 확장했어요. 2018년부터는 간편 결제(그랩 페이), 리워드(그랩 리워드), 대출(그랩 파이낸스), 보험(그랩 인슈어) 등 금융 사업까지 사업의 영역을 넓히며 동남아시아 전체 슈퍼 앱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어요.

출처 : 그랩(Grab) 홈페이지

이렇게 그랩이 가파르게 성장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고객의 생활밀착형 데이터를 ‘탈 것’을 통해 수집할 수 있었고 이를 활용하여 보다 정교하고 세밀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었기 때문이에요.


이러한 성공 사례에 힘입어 우리나라의 네이버, 카카오 등 빅테크 기업들도 생활 데이터를 활용한 금융 사업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어요. 생활 데이터를 비금융 데이터라고도 하는데요. 이러한 비금융 데이터를 활용한다면 금융 거래가 없는 사람들도 책을 얼마나 읽는지, 연체 없이 통신요금을 내고 있는지 등 새로운 신용평가 모델을 개발하여 이들의 금융생활 반경을 넓힐 수 있어요.

빅테크의 금융 사업 진출에 은행들도 더욱 많은 고객 데이터를 모아 고도화된 금융 상품을 만들어 생활금융 플랫폼으로 진화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었어요. 은행들은 이처럼 고객의 생활과 밀접하게 관련 있는 데이터들이 필요했고 가장 손쉽게 얻을 수 있는 방법이 ‘탈 것’을 통해 데이터를 얻는 것이었죠. 그래서 배달, 모빌리티 사업에 적극적으로 진출한 것이죠.


피할 수 없는 은행과 빅테크의 경쟁


금융업계에서는 빅테크와의 경쟁 방식에서 2가지 방법을 활용하고 있어요. 첫째로 신한은행이 땡겨요 배달 앱을 개발한 것처럼 자체적인 서비스 운영을 통해 자생력을 강화하는 방법이에요. 두 번째로 빅테크 기업과 협업하는 방법인데요. 최근 우리은행은 네이버와 함께 손을 잡고 스마트스토어 대출을 시작했어요.  자칫 빅테크 종속 우려도 나오지만 당장 기존 은행과의 경쟁에서도 살아남아야 해야 하기 때문에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의견도 있어요.


앞으로 은행은 예전처럼 돈을 저축하고 빌려주는 금융 업무만 하는 것이 아닌 생활 속 깊숙이 자리매김하여 다양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할 가능성이 높아요. 은행의 변신과 빅테크와의 경쟁을 통해 우리나라의 금융 서비스 경쟁력이 향상될 수 있기를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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