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개월 째 대금을 못받은, 아직도 분쟁 진행중인 디자이너의 대나무 숲
* 이 글은 개인의 입장에서만 작성된 글이며 비난하려는 목적이 아닌, 공익의 목적을 위해 작성한 글입니다.
프리랜서 6년차, 처음으로 분쟁조정이라는 것을 해봤다.(아직도 진행 중)
그리고 플랫폼도, 회사도, 분쟁조정 위원회도 나를 지켜주는 곳이 없음을 느꼈고 유일하게 답답한 마음을 풀어낼 곳이 없어서 브런치에 글을 쓰게 되었다.
올해 5월부터 분쟁 조정을 진행하면서 폭풍 리서치를 해봤는데 나와 유사한 분쟁 사례를 접하지 못해서 혹시나 나와 같은 경험을 가진 프리랜서나 디자이너분들께 도움(?)이 될까 하여 글을 써본다.
1. 5월, 플랫폼을 통해 의뢰인이 자신이 속한 회사소개서 디자인을 의뢰를 하고싶다고 하여, 레퍼런스를 요청했는데 내가 작업한 '***’업체의 작업물처럼 작업되길 희망한다고 하였다.
2. 의뢰인이 보내준 자료를 확인했는데 무언가 일러스트가 많이 필요해 보였다. 의뢰인에게 "'***’업체의 작업물은 실사 이미지 위주로 작업했기에 의뢰인님이 지향하는 디자인 스타일과 다를 수도 있다"며 염려의 메시지를 발송했다.
3. 의뢰인은 "일러스트가 들어가지 않아도 되고, '****'업체처럼 장표가 업데이트되어 깔끔한 느낌을 받으면 될 것 같다’라고 하였고, 나는 이에 깔끔한 수준은 충분히 작업 가능하다 판단하여 작업을 수락하였다.
4. 결제 전, 금액과 일정에 대해 모두 서로 동의를 하고 진행하였다. (의뢰인은 회사 비용으로 결제)
1. 요청한 PPT디자인 자료 중 1장을 선정하여 디자인 작업을 한 초안을 의뢰인에게 전달한 뒤 확인을 요청했다.
2. 의뢰인은 초안을 보고 색감 변경과 로고 변경을 요청하였고 이를 반영한 수정된 초안을 다시 전달하였다.
3. 이에 의뢰인은 수정 한 부분을 확인했다고 하였으며, 수정 컨셉대로 작업을 진행하겠다는 메시지를 발송하였으며 이에 의뢰인은 진행 거절이나 추가 수정 요청을 하지 않았다.
1. 초안 컨셉 확정 후 약 7일 동안 꾸준히 작업을 진행하였다. 그러던 중 나(작업자)의 휴가 일정때문에 의뢰인과 수정 기간을 논의하고자 메시지를 발송하였다.
2. 일정 얘기 중, 의뢰인이 갑자기 7일 전에 확정했던 컨셉 슬라이드에 대해서 "내부 논의 결과, 배치는 그대로고 디자인만 바뀐 것 같다"는 피드백을 받았다면서 아예 다르게 디자인을 해달라고 요청했다.
3. 분명 7일 전에 의뢰인이 최종 초안을 확인하였고, 작업 진행에 동의하였기때문에 이미 7일동안 초안을 컨셉으로 작업을 진행하였고, 디자인을 의뢰한 28장 중 5장을 제외하고는 모두 작업을 완료한 상태였다.
4. 그래서 지금까지 작업한 작업물을 확인해보시고, 만약 디자인 스타일이 마음에 안들면 다른 의뢰인께 의뢰하는게 어떻겠냐고 제안드렸고, 의뢰인은 작업물을 보내주면 확인 후 내부 논의를 하겠다고 답변하였다.
6. 이에 나는 디자인 작업을 진행한 pdf파일을 발송하였다.
7. 의뢰인은 "초안에서 색감만 바뀐 것 같다. 당황스럽다. 기존 그림 및 장표가 그대로다. 이대로는 지불을 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다."며 컴플레인을 제기하다.
1. 이에 의뢰인이 ‘색감만 바뀌었다’라고 생각할 수 있는 장표는 표 형태였으며 디자인적으로 크게 바뀔 수 없는 장표였음. 그럼에도 색감은 물론이고 폰트, 크기, 행간, 자간, 표 선의 색상과 굵기 등 전체적인 부분에서 디자인 작업을 진행했으나 의뢰인은 “색변화만 있다”는 의견을 고수하였으며, 서비스를 받은 것이 아니기에 비용 지불이 어렵다고 답했다.
2. 따라서 의뢰인 입장에서 ‘색 변화만 있다’라고 생각할 수 있는 9페이지 장표 금액과 작업하지 않은 5장의 장표는 제외하겠다라고 의견을 전달함 (= 실제로 작업한 23장 중 14장의 비용만 받겠다고 제시함)
더불어 나의 작업물이 마음에 들지 않다는 의사를 충분히 표현하셨고 수긍했기에, 지금이라도 취소하고 다른 전문가에게 의뢰하는 것을 권유하였다.
이는 초반에 상호 합의한 초안을 컨셉대로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디자인을 하였는데, 의뢰인이 마음에 들지 않는 상황이라 제가 계속 작업할 수가 없다고 판단하였기 때문.
3. 공식적으로 총 23장의 장표를 디자인했으나, 의뢰인은 5장 가격만 지불이 가능하다고 하였다.
4. 여기서 서로 의견이 좁혀지지 않아 나는 플랫폼측에 조정 요청을 하겠다 했고, 의뢰인은 외부 조정 기관 조정을 요구함. 하지만 나는 우선 플랫폼을 통해 조율해보겠다고 했으며, 의뢰인도 동의하였다.
1. 플랫폼에 모든 내용을 전달하여 조정을 요청하였다.
2. 플랫폼측으로 부터 “의뢰인측으로부터 '자신들이 기존 자료를 토대로 새로 자료를 만들었으며, 이 자료에 대한 1) 크기, 배치, 색보정 등의 작업 진행 + 2) 내가 작업했던 원본 파일 제공'을 요청 받았습니다."는 답변이 도착하였다. 이 답변 내용에는 지불할 수 있는 비용과 새로 만든 장표가 몇 장인지, 내용이 얼마나 바뀌었는지에 대한 내용이 누락되어 있음.
3. 나는 "디자이너마다 디자인 스타일이 다른 것도 있지만, 어떤 장표를 디자인 하냐에 따라 디자인 전, 후의 차이가 다를 수 있다. 제가 작업한 스타일을 마음에 들어하지 않았으셨고, 의뢰인 역시 마음에 들지 않는 장표에 대해 디자인 가이드를 제시해주거나 추가 수정 의사를 전달하지 않았다."며 의뢰인의 요청을 거부한다는 의사를 밝힘.
더불어 일부 의뢰인의 의사를 수용하여 원본 파일을 제공에 동의하였으며, 수정이 어려운 점을 감안하여 작업비용 총 1,207,500원에서 746,900원으로 감액하여 제안하였다.
4. 28장의 다랑의 장표이기때문에 약 2주 기간을 잡고 해당 의뢰를 받아 7일동안 작업했고, 그 동안 다른 의뢰인에게 작업 요청이 들어오면 "작업중인 건이 있어 일정상 불가하다"며 거절하였던 개인적인 손해도 있었으나, 이 내용은 따로 전달하지 않음
5. 결국 플랫폼은 정책상 "합의가 되지 않아 조정이 불가하다. 외부 기관에 신청해라"라며 조정 가능한 외부 기관을 추천해줌.
최대한 객관적으로 글을 쓰려고 했으나 (마음같아서는 대화 내용을 다 공개하고 싶은데) 아무래도 내가 쓴 글이니 내 입장이 더 담겼을 수도 있다.
한 플랫폼에서 꾸준히 열심히 작업했고, 좋은 후기를 많이 쌓아왔지만, 다 별점이 높지는 않았다. 낮은 별점을 받으면 정중히 사유를 여쭤보고 인정하고, 다음엔 더 좋은 후기를 받기 위해 더 열심히 노력했는데 "디자인이 기대했던 것과는 달라서 비용은 이만큼밖에 못주겠다"라는 이번 의뢰인의 태도는 아직도 이해가 안된다.
(맛집가서 음식 주문하고 거의 다 먹었는데 기대했던 맛이랑 다르다면서 돈은 만족한 만큼만 주나요?)
또한 플랫폼 측도 작업자에 대한 보호를 해주지 못한다는 사실을 이번 사건을 통해 뼈져리게 느꼈다.
대체 그럼 프리랜서는 누가 보호해주죠?
지금 외부조정기관에서의 조정도 끝(?) 났는데, 그리고 그 이후의 이야기가 더 있는데(아직 끝나지 않음 ㅠ_ㅠ) 이 얘기도 매우 긴 얘기라 다른 글로 작성할 예정이다.
열심히 일하는 프리랜서분들 중 이런 일을 겼고 있는 분들과 같이 얘기를 나누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에 글을 적어보았는데, 작성하면서도 또 울화통이 치미는 그런...
지금도 그냥 70만원 포기할까, 정신적 스트레스를 70만원이랑 바꿀까 하다가 도저히 내가 작업한 댓가를 안받을 이유가 없어서, 이 상황이 억울해서 지금까지 사건 속에서 헤매고 있다. 이제부터는 당연히 받아야 할 것을 받아내는 권리를 지키는 기묘한 싸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