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면접은 처음이라서

경단녀의 취업일기

by 아작


전화가 울렸다. 모르는 번호였다. 아침이라 잠긴 목소리를 가다듬고 통화 버튼을 눌렀다.

“여보세요?”

“000님이시죠? 저희 회사에 지원해 주셨죠? 이번 주에 면접을 진행하려고 하는데 가능하신가요?”

새어 나오는 웃음을 애써 감추며 침착한 척하느라 애를 썼다.

목요일 2시로 면접 일정을 잡고 전화를 끊은 후 잠시 생각에 잠겼다. 이게 얼마만의 면접인가… 누가 보면 합격이라도 한 줄 알겠어!


어제도 다른 회사로부터 면접 응시 문자를 받았다. 그런데 이제 AI를 곁들인…

사실 그동안은 이력서를 내면서 약간의 희망도 같이 첨부했었지만, 어제 문자를 받은 회사는 전혀 생각지 못했던 곳이다.

1년 계약직 신입을 뽑는 자리인데, 뭐 내가 그 분야에서 신입이 맞긴 맞지만

그렇다기엔 나이가 너무 많고 경력직이라기엔 해당 직무가 아니었기 때문에 기대감이 없었다.


암튼, 문자에는 일정 기간 내 링크로 접속한 뒤 역량검사와 AI 면접에 응시하라는 내용이 적혀 있었는데

영상을 제작하면서 들어만 봤지 진짜 AI 면접을 보게 될 줄이야. 사람도 아니고 인공지능이랑 무슨 면접을 보나요.. 휴먼입니까?

그래도 이럴 때 필요한 건 역시 너다!

AI에게 AI 면접은 어떻게 보는지 물어봤다! 겸사겸사 예상 질문도 좀 뽑아주라며~


매뉴얼대로 접속한 뒤 역량 검사를 먼저 진행한 후 노트북 카메라를 면접관이라 생각하고 AI 면접관의 질문에 대답하면 내가 인터뷰한 영상이 녹화되어 전송되나 보다.

한번 수정할 기회를 준다는데… 참 고오오오맙네 그려~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AI를 상대하는 게 대면 면접보다 훨씬 어렵게 느껴진다.

사람이 앞에 있으면 더 긴장될 것 같은데 그렇지가 않은 것이

면접 중에 혹시나 버퍼링이 걸리더라도 사람이 앞에 있으면 비언어적인 요소들로 환기를 시킨다거나

인간적인 매력으로 어필이라도 할 수 있지만, 기계랑은 티키타카가 안 되잖아?!!

게다가 지나고 나면 그만인 대면 면접과 달리 영상으로 기록되는 AI 면접에서 어버버 거리는 내 모습을 면접관들이 두 번, 세 번 돌려본다고 생각하니… 참을 수가 없다!


어떤 질문이 나올지 알 수 없는 건 마찬가지지만, 그동안 작가 면접은 자기소개를 따로 하지도 않았고 대부분 경력 중심으로 구술했기 때문에 큰 어려움이 없었는데,

이번에는 처음 해보는 직무이고 관련 경험이 없다 보니 준비를 많이 해서 내 것으로 만드는 것이 또 하나의 미션이 될 것 같다.

다른 사람들은 면접을 어떤 식으로 준비하려나?


AI 면접도 목요일이 마감인데, 이래저래 오늘은 예상 질문과 답변을 정리하고 내일은 외우면서 시뮬레이션해보려고 한다.

이 와중에 글을 남기는 건 텍스트 너머로 불혹의 취준생을 응원하고 또 같이 취업을 준비하는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어서이다.


올초에 본 사주에서 작년까지는 삼재였지만, 2월 3일 입춘을 기점으로 운이 풀린다고 했는데 좋은 기운이 이제야 찾아오기 시작한 걸까?

아무쪼록 두 개의 면접을 무사히 마치고 좋은 후기를 남길 수 있기를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