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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동희 Jul 08. 2020

하얀색의 기억

아름다움은 시간이 답해줄거야


나는 하얀색을 제일 좋아한다.

어렸을 때
시멘트화단과 펌프가 있던, 그 작은 마당 구석에

눈감고 앉아있었을 때 밀려오는 그 햇살의 잔상같은 것.

곰돌이표 물왁스로 무릎꿇고 반짝 광을 내놓은

삐걱이는 마루바닥 위 떨어진 하얀 도화지,

그 무한한 세계같은 것.

크리스마스 이브 새벽, 성당 가는 길

하얀 눈 위 내딛는 첫발자욱 같은 것.


작사의시대 수업 첫시간에는 색에 대한 기억을 이야기 했다. 나는 사람들이 어느 학교에 무슨 차를 타는지보다 '무슨 색을 좋아하는지' 궁금하다.

오늘 하얀색을 좋아하는 작가의 그림을 보았다.


좋은 그림은 소리가 들리고

좋은 음악은 그림이 보인다


오빠의 말씀이 떠올랐다.


피터도이그 이후, 글이 써지는 그림을 만난 오늘-


글도 음악도 그림도 영화도 건축도 사진도 요리도

여백을 두는 일

그 아름다움을 관객의 몫으로 둘 수 있다면

모두 시간이 답해줄 것이다.



#레섹스크루스키 #LeszekSkurski #자기만의흰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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