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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솔담 Jun 04. 2023

꿈이 뭐야?

살면서 꿈에 대해서 생각해 봤던가?

누군가 나에게 정의를 내려준 대로 불렸다. 이름으로 호칭으로 흔하디 흔한 여사님으로.

꿈이 뭘까?

내가 하고 싶은 것?  내가 되려고 하는 직업? 남들이 잘한다고 하는 것?


점심을 먹다가 아이와 꿈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

'너는 꿈이 뭐야?'

'없어. 엄마는 뭐야?'

'엄마도 생각해 본 적이 없어. 딱히 뭐가 되야겠다, 뭐를 해야겠다보다 우선 돈을 벌어서 가정을 책임져야 했으니까 그냥 그래야 한다 생각하고 살았어. 지금도 마찬가지고'

'그럼 지금부터 하고 싶은 거 해'

그리고는 들어가 버렸다.

나는 조용히 꾸역꾸역 남은 떡볶이를 먹었다.


무거운 마음으로 티브이를 틀었는데 예일디자인고등학교 학생회장 아버지가 인터뷰하는 장면이 나왔다.

'이런 일이 내게 생길 줄 몰랐는데, 아이가 중학교 때 자퇴를 했어요. '

쿵 내려앉았다. 나도 그랬다.

중학교 때 친구들과 오해가 있었다는 그 아이는 2년 동안 잠을 자면서 시간을 보냈다고 했다. 그리고는 하고 싶은 게 생겨서 '지금 잘 지내고 있으니까 됐다'라고 중학교 때의 상처에 대해 쿨하게 답했다.


꿈이란 무엇을 직업으로 삼아서 경제적인 이득을 취하여 먹고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길을 말하는 걸까?


내 아이는 학교밖청소년이 된 지 꼬박 2년 하고 12일다. 일주일에 한 번 병원을 다녀오고, 또 한 번은 상담을 다녀온다. 두 가지를 제외하고는 하루 12시간 이상 잠을 잔다. 상담 선생님은 힘든 기억을 하지 않기 위해 하는 방어기제라고 한다. 고개를 끄덕이고 수긍했다. 네 인생의 마지막 십 대를 잠을 자면서 보내니까 엄마는 너무 안타깝다고 해도 본인이 괜찮단다. 새벽에 별을 보러 나가는 것도 살 뺀다고 굶는 것도 안 한다. 약 덕분인지 아이는 마음이 더 후덕해졌고 그만큼 살이 더 쪘다. 안 먹을 땐 안 먹는 게 걱정됐는데, 살이 쪘다면서 계속 먹는 아이를 보니 또 마음이 답답하다.


한동안 쓴 글을 공개할 수가 없었다. 종이에 끼적이고 브런치에 저장해 놓았던 글을 읽으면서 그때의 마음은 이랬구나 하며 또 눈물을 훔쳤다. 앞으로 또 얼마나 많은 날들을 눈물을 흘리며 꽉 막히는 명치를 두드리며 아이를 지켜봐야 할지 모르겠다.


아이의 상담선생님은 내게도 상담이 필요하다고 한다.

나도 알고 있다.

블로그는 모두 비공개로 전환했다.

철저하게 혼자이다.

하지만 브런치에 대한 미련이 나를 동요하고 있다.

그런 김에 글을 공개하려 마음먹었다.


대니얼 고틀립의 [가족의 목소리]에 나오는 글에서 바람이 생겼다.

"잃어버린 것에 대해 마음이 목 놓아 울 때 영혼은 새롭게 얻은 것을 향해 춤을 춘다."라는 수피(이슬람교의 신비주의자)의 격언을 보며 내게도 아이에게도 그런 시간이 다가오기를 바란다.


오랜만에 노트북의 전원을 켰는데 날씨가 영하 10도로 나온다.

내 마음의 온도인 것 같아 피식 웃었다.


꿈이 뭘까?

나는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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