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0.21
아버지는 종종 자정이 다 되어서야 노래를 부르며 귀가하셨다.
비틀거리는 그의 손엔 항상 잡채고로케가 들려있었다.
나와 어머니는 그 잡채고로케가 썩 반갑지 않았다.
빵 속에 잡채라니, 당시 어린 나에게는 퍽 이상한 음식이었다.
어느 날, 내가 소주를 잘 마시게 되었을 때
나는 아버지처럼 비틀거리다 우연히 빵집으로 들어갔다.
물가가 이렇게나 올랐나.
잡채고로케는 꽤나 비싼 빵이었다.
나의 아버지는 주말이면 산으로 밭으로 아침 일찍 나가셨다.
일요일 저녁 나는 티비 앞에 누워 곤히 잠드신 아버지의 뒷모습을 참 많이 보았다.
계산대 앞에서 얼마나 발을 비틀거리셨을까.
나도 술 한잔 하는 날이면 종종 잡채고로케를 살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