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2.31
내가 습관처럼 하는 말이 있다.
'뭘 먹으면 잘 먹었다고 소문이 날까'
'뭘 하면 잘했다고 소문이 날까'
그렇다고 정말 소문을 바란 것은 아니었다.
청춘이라는 이름으로 하루를 시작한 지도 꽤 오래되었다.
그동안 내 가슴속 한켠에 조금씩 커져가는 공허함을
나는 애써 외면하려 했다.
언젠가 청춘이 공허함을 성공으로 매워줄 거라 맹신했다.
세상은 끊임없이 나를 시험한다.
대문 밖을 나서면 눈 앞에 보이는 전부는 성공과 실패로 나뉜다.
세상은 내가 부유하기를 결코 거부한다.
끊임없이 나에게 분명한 답을 요구하지만
아직 그 어떤 답도 입 밖으로 낼 자신이 없다.
어릴 적 나는 과학자가 되고 싶었다.
어느 날은 의학드라마를 보면서 의사가 되기로 마음먹었다.
그땐 꿈꾸는 것이 가장 쉬웠다.
세상이 나를 겁쟁이로 만들었다고 투정을 부려보지만
사실 나는 청춘과 철없음
그 뒤에서 가만히 숨을 죽인 채 웅크리고 있었다.
다시 꿈을 꾸자.
그 어떤 이름도 아닌 나의 이름으로
아직 아침인 나의 세상을 향해
찾지 않으면 잃어버린 것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