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2.17
화면 속 세상엔 바람이 불까.
요즘 들어 부쩍 이런 생각이 자주 든다.
침대에 가만히 누워서
반대편 세상도, 바다 아주 깊은 곳까지도 볼 수 있다고 하는데
나는 그게 다 죽은 것만 같다.
숨은 제대로 쉬고 있을까.
창밖의 개나리는 노란 고개를 내미는데
나는 어떤 생명의 숨결도 느낄 수가 없다.
내 방하나도 온전히 담을 수 없는 저 작은 세상에
감당할 수 없는 것들만 가득하다.
나는 창밖의 저녁놀을 기다렸다.
저 조그마한 텔레비전이 담은 건
세화(細花)의 아름다운 해질녘, 극히 일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