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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산공원 Apr 11. 2024

일곱번째 프리다이빙 일기

4.7 

여전히 준비호흡은 낯설고 입으로 숨을 쉬는 것이 익숙하지 않다. 호흡이 제일 어렵다. 

고등학교 3학년 때인가. 영문도 없이 숨이 쉬어지지 않았다. 크게 호흡을 해도 가슴이 답답하고 꽉 막힌 것만 같은 느낌. 일상을 보내다가도 숨에 한번 신경을 쓰기 시작하면 가슴을 크게 부풀리며 숨을 쉬어야 겨우 조금 숨이 트이는 것 같았다. 그런 증상은 꽤 오랫동안 지속되서 일상을, 특히 수험생의 일상을 불편하게 했다. 몇 군데 병원을 다녀봤더니 누군가는 미세한 천식이 있다고 했고, 누군가는 스트레스 때문이라고 했다. 그 영문 모르는 병은 20대 초반까지 지속되었다. 


그 때부터 마음과 몸이 연결되어있다는 걸 인식하게 된 것 같다. 힘든 일이 있을 때 애써 외면하거나 회피를 해도 몸이 어딘가 고장났다. 어느 날엔 귀가 꽉 막혀 난청이 생기기도 하고, 어느 날엔 몸에 맥아리가 주욱 빠져나갔다. 한계절동안 기침을 달고 살기도 했다. 나는 모른척해도 못해도 내 몸은 다 안다는 얘기다. 반대로 몸이 개운해지면 마음이 덩달아 개운해졌다. 얼마 전에 가혜가 '기분을 바꾸는 것처럼 쉬운 일이 없지'라고 말했는데 몸을 움직이는 것처럼 쉽게 기분을 끌어올리는 일이 없다. 하기 전까지 무지 어렵지만, 막상 운동을 하고 나면 기분이 좋아진다는 걸 안다. 


웜업부터 처음 1시간이 제일 어렵다.  가슴의 압박감, 마스크의 압박감이 여전히 익숙하지 않다. 이게 맞나? 이래도 되나? 하고 불안감이 생긴다. 그런 수심에 가본 적이 없고 한번도 폐가 쪼그라든 적도 없으니 당연히 처음 느끼는 감각이다. 지구에 살면서 처음 몸으로 겪는 압력. 그러니까 짧게 겪는 외계의 중력같은 거일테지. 그렇게 생각하면서 이 낯선 감각을 태연하게 겪자고 다짐하며 내려간다. 


1시간 30분에서 2시간 정도 지나야 비로소 다이빙이 편해짐을 느낀다(?). 아마 몸이 물에 익고 약간 나른하게 힘이 빠졌기 때문일거다. 마지막 다이빙은 준비호흡도, 숨도, 이퀄도 편안했다. 



선생님 지도 메모

- 들어가서 침을 삼키는 것 같은 느낌이 나는 건, 프렌젤을 할 때 입 속 공기가 부족해져서(부족한 것이 아니라 부피가 줄어드는 것이라고 한다) 자연스럽게 복부에서 끌어올리려는 것. 조금 더 목에 힘을 풀면 자연스러워진다.

- 덕다이빙 할 때 다리가 뜬 걸 확인하고 내려가면 확실히 몸에 힘을 많이 주지 않아도 다리가 딸려 내려온다. 잠깐 다리의 감각이 배수구에 빠진 것 같은(?) 묘한 느낌이 난다. 

- 5m 지점에선 피닝하지 않아도 저절로 몸이 솟아오른다.

- 준비호흡 때 복식호흡하기


다음번에 연습해볼 것

-잔잔한 자극에 예민하게 굴지 않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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