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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어차피 혼자, 연극 <욘 John>

헨리크 입센 작 고선웅 연출

서울시극단, 2024년 시작이 좋다. 입센의 <욘>을 고선웅이 직접 각색, 연출했다. 꽉 찼으나 심리적으로 공허한 무대에 흰 눈을 거침없이 뿌려 한없이 쓸쓸하게 만든 무대 연출도 좋다.


한 남자와 두 여자, 여자들은 자매다. 이 둘은 같은 남자를 사랑했고 결혼했다. 사랑만 한 여자는 결혼해 아들을 낳은 동생의 아들을 데려다  키운다. 사랑했던 남자가 감옥에 가 동생이 힘들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이 둘의 남자 욘은 감옥에서 나왔고 철저히 자기만의 시간을 보냈다. 그 사이 아들은 자라 사랑하는 여인을 만났다. 아들을 통해 남편이 만든 불명예를 극복하려던 여자의 소원은 물거품이 되었다.


한 마디로 막장이다. 모든 고전은 막장이다. 이 막장을 진지하게 다루면 비극이 되고 풍자적으로 다루면 희극이 된다. 고선웅 연출은 비극적 스토리에 현대성을 입혔다. 대사도 현대적이다. ‘갑자기?’라는 단어가 튀어나오면 웃음이 절로 난다. 이럴 땐 웃어야 한다. 고선웅 스타일의 대사 맛이 좋다. 배우들의 긴장도가 낮아지면서 그 맛은 더 살아날 것이다.


인간관계 그리고 욕망을 단절시킨 관계로 더 극대화시켰다. 첫 공연이었다. 배우들은 극도로 긴장했고 그래서 대사와 동작 실수가 잦고 삐걱거렸다. 아무리 좋은 무대, 희곡, 연출이 있어도 최전선에서 보여주는 배우가 잘못하면 망한 것이다. 배우공연 기간이 길다. 중반쯤 지나면 나아질 것이다. 그러나 발성과 발음은 쉽게 나아지지 않는다. 단원도 아닌데 왜 이 캐스팅이었을까 궁금했다. <by 혜자>


헨리크 입센 작

#고선웅 연출

#서울시극단 작품

이남희 정아미 이주영

김신기 정원조 최나라

이승우 엄예지 출연


#연극 #연극리뷰 #커튼콜 #savvy_play_2024 #연극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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