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최후의 분대장 제1부 조선의용군>
‘조선의용군’의 존재를 전혀 알지 못했다. 연극의 주인공 김학철의 존재는 당연하듯 몰랐다. 그는 실제 했고 대단한 인물이었다. 연극은 그의 생을 통해 일제 강점기 우리 청춘들이 어떤 삶을 살았는지를 보여준다. 이 이야기는 2부로 진행, 우리 민족의 근현대사를 한 인물을 통해 주여주는 대서사시가 될 예정이다. 1부에선 1916년 김학철 선생의 탄생부터 1945년 10월 9일 맥아더 사령부의 명령으로 그가 일본의 감옥에서 석방된 순간까지를 이야기한다.
드림플레이테제 21은 이 아픔의 시간을 다큐멘터리 드라마로 만들어냈고 큰 울림을 주었다. 크게 슬픈 장면이 없지만 조선의용군들의 비범한 결심과 행동 앞에선 속수무책으로 눈물이 흘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85분의 러닝타임동안 극은 전반적으로 유쾌했다.
전쟁을 배경으로 한 방대한 역사이니 만큼 등장인물도 많았다. 남명렬, 김세환, 김시유 배우는 주인공 김학철의 유년기, 청년기, 노년기를 나눠 연기하며 다른 배우들은 1인 6~7역씩 맡아, 11명의 배우들이 50명이 넘는 등장인물을 열연했다. 아마도 분장실에선 패션모델만큼 빠르게 의상과 머리 모양을 바꾸느라 진땀을 뺐을 것 같다.
김학철의 본명은 홍성걸로 1916년에 함경남도 원산에서 태어나 보성고보 재학 중에 중국 상해로 건너가 조선혁명당원으로 독립운동에 뛰어든다. 뛰어난 외국어 실력과 투지로 1938년 조선의용대 창립 대원이 되었고 1941년 호가장 전투에서 일본에 잡히기 전까지 활약한 최후의 분대장이었다.
조선의용대는 군관(장교)들로만 이루어진 특수한 군대로 한국어, 중국어, 일본어를 모두 할 수 있는 조선 청년들이 많았으므로 일본군에게 전단을 배포하고 확성기를 이용한 방송을 하는 등 교란 및 첩보 작전을 펼쳤으며, 일본군과 직접 무장 투쟁을 한 전천후 부대였다. 1941년 북상하여 태항산의 팔로군과 합류한 뒤에는 조선의용대 화북지대는 조선의용군으로 개편하였다. 김학철 선생은 가장 오래 살아남은 조선의용군 분대장으로서, 일명 ’ 조선의용군 최후의 분대장‘이라 불린다.
연극을 통해 내가 알지 못하던 세상과 만난다. 잊고 지낸 역사도 그중 한 가지인데 김재엽 연출은 이 역사를 소환하는 데 탁월하다. <알리바이 연대기>에선 자신의 아버지를 통해, <한남의 광시곡>에선 백 년 동안의 여성의 삶을 통해 그리고 이번 작품에선 김학철이라는 인물을 통해 우리 역사를 조명해 냈다.
작품은 적절한 영상 사용으로 모르는 역사를 친절하게 이야기했다. 남명렬, 김세환, 김시유 배우는 정말 한 인물처럼 연기했다. 어린 김시유는 발랄하고 천진했으며 청년 김세환은 진중하고 유쾌했고 노년 남명렬은 의연했다. 다른 배우들도 모두 열연했는데 이들이 얼마나 열심히 준비했는지 그들의 무대에서의 활약으로 알 수 있었다.
185분의 시간은 빠르게 흘렀고 김학철 선생은 2001년 어쩌다 중국에서 죽음을 맞이하게 되었는지 궁금하다.
모두에게 추천하고 싶지만 오늘 막공이다. 이런 의미와 재미를 다 갖춘 작품은 재연되리라 믿으니 그땐 놓치지 말고 보시길 바란다. 시간 된다면 11월 3일 오늘 오후 3시 막공 현매를 놓치지 마시라.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에서 공연된다. 아이들과 같이 보아도 좋으리라.
김재엽 작 연출 @jaeyeob645
드림플레이 테제 21 작품 @theaterdreamplay
남명렬 @nammyeongryeol
김세환 @actorsehwan881004
김시유 @see_you_again_92
백운철 @woochi100
이소영
정유미
이갑선
이다혜 @dadorocy
장찬호 @jangchanho87
서정식
이태하 출연
극단의 단원인 박희정 @park.hee.jung 배우는 일정상 영상 오퍼레이터로 참여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