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다른 기억의 다이어리
*스포를 포함하므로 원하지 않으신 분은 뒤로가기를 눌러주세요(*위 사진은 영화 스틸컷입니다)
<혼자도 좋지만 연애는 하고싶어 — '싱글 인 서울' 메인 예고편 中>
영화를 처음 접한 건 12월 초였다.
연말의 분위기와 다르게 '커플'이 아닌 '싱글'을 주제로 하였다는 점이 조금은 신선했고, 흥미로웠다.
에세이 작가가 되기 위한 '영호(이동욱)'와 출판사 편집장 '현진(임수진)'분의 케미를 주로하여 영화를 이끌어가는데 가치관이 달랐던 두 사람의 감정이 영화가 진행됨에 따라 점점 하나가 되어가는 것이 꽤나 무덤덤하기도 어떨때는 담백하게 진행되는 것이 현실적이기도 하고, 잔잔한 공감을 일으켰다.
20대때는 불타는 사랑과 그 사랑을 쟁취(?)하는 과정들의 굴곡에 더욱 공감하고 가슴이 뜨거웠다면
30대가 된 지금은 그런 불타는 시기는 겪어 보고 또 지나왔기에 오히려 편안하게 영화를 감상할 수 있었던 것 같다.
호불호는 조금 갈릴지라도 어쩌면 무난하고 편안하게 영화를 감상하고 싶은 분들께는 나름 괜찮은 영화가 아닐까 싶다.
좀 더 영화얘기를 하자면 영화제목과는 상반되게 '사랑'이라는 주제를 담고 있다.
극 중 영호는 '누군가를 위한 누군가가 되지말고 자기자신이 되어라'라는 말을 하는데,
우린 삶을 살아가며 누군가를 위한 사람이 되기도 하고 또 상대방 또한 본인의 본모습이 아닌 모습이 될 때가 있다.
그런 모습이 되는 가장 큰 이유는 아마 '사랑'이 아닐까 싶다.
영화의 주제에서 커다란 스토리라인 중 하나는 '첫사랑'에 관한 부분이다.
우리 모두가 누군가의 '첫사랑'이 있지 않은가?
그 중 잘된케이스는 흔치 않은데, 아마 주는 사랑과 받는사랑이 익숙치 않아서 일 것이다.
예를들어 '화분'이 연인의 사랑을 담는 마음라고 치면 우리의 '사랑'은 물과 같은 것이다.
어떨때는 너무 적은 물이 화분을 마르게하여 죽게 하거나, 되려 너무 많은 물을 주어 흘러 넘치는.
조절하는 법을 잘 모르기에 필연적으로 상처주고 상처받게 되며,
상대방에게 준 상처보단 본인이 받은 상처에 집중하여 더 아파하기에..
어쩌면 그렇게 사랑이 저무는 지도 모른다.
하지만 얄궂게도 사람은 다시 누군가를 사랑하게 되고 또 상처받고 덜 아파하는 법을 배우며
그렇게 누군가를 다시 사랑하게 된다.
위에서 영호가 말한 대사는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라고 생각한다.
사실 처음의 사랑에는 저 대사가 100%맞을지 모르지만, 점차 연애를 하면서 배워가는게 사람이다.
좀 더 자신의 모습을 비추기도 하고 그런 모습을 받아들이는 상대를 만나 미래를 꿈꾸는 그런 것.
영화의 흐름도 이와 비슷하다.
'사랑하고 상처받고 또 사랑하게 되는 것.'
어쩌면 우리 모두가 그렇기에 매번 사랑영화에 공감하고 아파하는게 아닐까 싶다.
영화에 대해 많은 부분을 얘기하고 싶지만 영화는 분석하는게 아니라
그저 즐기며 감상하는 것이 맞지 않나 라는 생각에 이만 글을 줄입니다.
이별의 아픔속에서만 사랑의 깊이를 알게 된다. —조지 엘리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