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하는 사람은 늙지 않는다
처음부터 이 일을 내려놓겠다고 결심한 것은 아니었다. 다만, 마음 한구석에서부터 차오르는 갈증은 점점 더 분명해지고 있었다. 나는 좋은 사람으로 인식되는 것에 자신 있었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했다. 호감이나 신뢰를 얻는 것을 넘어, 내 강점을 더 멀리 뻗치게 하고 싶었다. 사람을 이해하고 연결하는 능력을, 성격의 좋은 면으로만 머물게 하고 싶지 않았다. 그것을 성과로, 생산성으로, 실제적인 결과로 연결하고 싶었다.
어떤 순간마다 느껴졌다. 지금 내가 발휘하고 있는 능력은, 내 안에 존재하는 가능성의 일부에 불과하다는 것을. 삼십 퍼센트. 그 정도만 쓰고 살아가는 것 같았다. 나머지는 어디에 있는가. 어떻게 꺼낼 수 있을까. 나는 스스로에게 끝없이 질문했다. 나는 어떤 일을 할 때 에너지가 살아나고, 누구와 일할 때 몰입하게 되고, 어떤 환경에서 가장 깊이 뿌리내릴 수 있는가. 그것을 알아내고 싶었다. 그냥 알고 싶었던 것이 아니라, 발견하고, 다듬고, 키워내고 싶었다. 더 많은 것을 내 안에서 끌어올리고, 더 먼 곳까지 확장하고 싶었다. 그렇게, 나는 나를 다시 설계하고 싶었다.
그때 우연히 스타트업 채용 광고를 보게 되었다.
“성장하는 거인의 등에 올라타라.”
짧은 문장이었지만, 나는 그 말에 완전히 후킹되었다. 세가지 키워드였는데, 나를 위한 자리라는 것에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 전혀 다른 방식으로 일해보고 싶었다. 규칙을 벗어나고 싶었다. 한 번도 경험해보지 않은 속도와 자유 속에서, 내가 가진 잠재력을 한계 없이 펼칠 수 있을까. 아직 한 번도 제대로 달려보지 못한 내 가능성을 시험해보고 싶었다.
며칠간 고민했다. 그러나 길지는 않았다. 인생의 중요한 문제일수록 답은 명료하다. 여전히 나는 다른 사람들의 눈을 의식하고 있었기 때문에 망설인다는 걸 깨달았다. 이번만큼은, 주저하지 않기로 했다. 많은 이들이 이해하지 못할 선택이라는 것도 알고 있었다. 그래도 괜찮았다. 인생은 짧고, 그 짧은 시간 안에 나는 나를 다 써보고 싶었다. 주말이 지나자마자 지원서를 넣었고, 긴 3시간이 넘는 긴긴 인터뷰를 두 번 지나 채용 절차를 거쳤고, 결국 합격 통보를 받았다.
가장 먼저 함께 일하자고 제안했던 변호사님께 연락을 드렸고, 몸담고 있던 로펌에도 통지하였다. 남은 사건들의 진척도와 현황을 정리하여 남은 시간동안 내가 처리할 것과 다른 변호사에게 이관하여여 할 업무들을 분류했다.
가족들의 반응은 약간 의외였는데, 아무도 나를 말리지 않았다. 오히려, “너의 잠재력을 펼쳐봐”라고 말했다. 나의 꿈을 믿어주고, 지지해주는 사람들. 그들이 있었기에, 나는 두려움을 넘어서기로 했다.
나는 지금도 믿는다. 삶은 발견되어야 하고, 성장되어야 하고, 무엇보다 끊임없이 다시 시작되어야 한다. 아직 쓰지 않은 가능성들이 내 안에 남아 있다면, 나는 그것을 꺼내 써야 한다. 아직 살아 있는 감각들이 내 안에 흐르고 있다면, 나는 그 흐름을 따라야 한다. 그렇게, 나는 내 길을 다시 만들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