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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yun Jun 21. 2023

일상의 쉼표

자연이 주는 힘

3월 11일 훈련을 하다가 무릎을 다치게 되었다

부상을 당하는 것은 언제나 너무 화나고 슬픈 일이다 정확한 진단을 받으러 서울로 올라가게 되었다

병원에 도착했는데 진료시간까지 시간이 남아

근처에 있는 석촌호수를 가보았다

서울 한복판에 이런 거대한 호수가 있다니

너무 아름다웠다

귀에 에어팟을 꽂고 류시화 작가님의 시집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

오디오북을 들으며 호수 한 바퀴를 걸어보았다



혼자 유유히 풍경을 바라보며 산책하는 사람

벤치에 앉아 호수를 보며 음악을 감상하는 사람

한 손에는 부모의 손을 잡고 한 손에는 솜사탕을 쥔

아이들 , 서로 사진을 찍어주며 추억을 남기는 연인들 친구분들과 함께 산책하고 있는 중년분들 , 카페에 앉아 풍경을 바라보며 소소한 얘기를 나누는 사람들 등

석촌호수에 있는 대부분의 사람들의 표정을 보면서

모두 잠시 일상에서 벗어나

해방되어 있는 분위기를 느꼈다

다들 이 순간에 온전히 존재하고 있는 것 같았다



시즌 도중 부상이 찾아와

부정적인 생각들에 잠식 돼있던 나는

이 공간을 감싸고 있는 순수하고 온전한 분위기에

저절로 몰입하게 되면서

걱정과 불안, 절망의 마음을 살포시 놓아주게 되고

행복이 밑에서 차오르는 것을 느꼈다

몰입은 우리를 현재로 돌아오게 하는 힘이 있다

현재로 돌아오는 것이 사람을 치유하는 최고의 방법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깨닫는 순간이었다



치열한 경쟁 사회 속에서 살아가다 보면

육체는 현재에 있지만

정신은 현재에 있지 못하여 고통받을 때가 많다

현재에 존재하기란 말이 쉽지 참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석촌호수라는 공간이

나를 저절로 현재에 몰입하게 만들어 주었다

(이것은 자연의 힘이기도 하다)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대도시인 뉴욕은

세계의 수도라고 불릴 만큼

가장 바쁜 도시중  하나이다

그 도시 안에 센트럴 파크라는

정말 거대한 공원이 있다

공원이 만들어지기 전

이 땅은 원래  이 도시의 설계자였던 로버트 모지스가

치열한 삶의 현장으로 만들려고 설계를 하고 있었던

구역이었다 그러던 도중 누군가가 조언을 했다고 한다



“지금 이곳에 공원을 만들지 않는다면 100년 후에는 이만한 크기의 정신병원이 필요할 것이다”



이 바쁜 도시에 삶의 휴식처를 넣지 않으면 과로와 스트레스로 정신질환자가 늘어날 것이라는 예견이었다

이러한 조언을 수용하게 되어 일터가 아닌

도심에서 자연으로의 최단시간 탈출”이라는

철학을 담은 공원을 만들게 되었다



최고의 드라이버는 악셀을 잘 쓰는 드라이버가 아닌

브레이크를 잘 쓰는 드라이버 라고 한다



휴대폰도 충전 없이 계속 쓰다 보면 전원이 꺼지듯이

인생을 사는 우리도 쉬지 않고 계속 달리게 되면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결국 방전이 된다

최선을 다해 열심히 달려 나가야 하지만

가끔은 일상에서 벗어나 마음을 비우고 휴식하며

재충전을 하는 시간을 가져야

전원이 꺼질 정도로 몸과 마음이 무너지지 않고

꾸준하게 나아갈 수 있는 것 같다



나 자신이 마음을 비우고 편안한 상태로

휴식할 수 있는 공간과 시간

그리고 순간이 무엇인지 찾아가다 보면

악셀과 브레이크를 더욱 자유자재로 사용할 줄 알게 되고 자신만의 리듬으로 삶의 균형을 잡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개인적으로 자연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을 추천한다 자연을 느끼다 보면 우리는 저절로 현재로 돌아오게 된다 자연은 그런 힘이 있다. 시간이 없다면

맑은 하늘을 올려다보며 감탄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매일 아침 하늘을 보며 혹은 길가의 꽃을 보며 자연의 아름다움에 감탄을 하며 하루를 시작해 보길 바란다


내게 쉼터가 되어주는 모든 것에게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그리고 쉼터를 내어주는 가족, 친구들

사랑하는 사람들 모두에게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삶은 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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