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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봉수 Dec 01. 2023

새로운 트랜드. Homestay. Roomstay

홈스테이 vs. 룸스테이 vs. 기숙사


모처럼 외부에서 손님이 오셨습니다. 이젠 "친구"라고 부를 수 있는 정도는 되는 분이었죠. 그리고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가벼운 점심을 위해 "유타로" (맛있는, 동네, 단골, 라면집)으로 향했습니다. 점심인 만큼 가볍게 교자에 맥주도 한 잔. 어느때부터인가 정해진 루틴입니다.





아무래도 "오래된" 친구라면 화제의 변화가 좀더 다채롭게 됩니다. 기본적인 내용들은 서로 어느 정도 알고 있고, 관심사도 그렇고.. 소소한 일상의 이야기는 평소와는 약간 다른 질감이 더해져 처음 만난 사람들과는 나누기 어려운 얘기로 바뀌게 됩니다. 지나온 세월이 있으니 올해, 작년, 5년전, 10년전 이야기가 섞여들면서는 지금 내가 서있는 곳이 어디인가를 새삼 생각하게도 됩니다.



한참이나 이야기를 나누고 돌아온 사무실. 마침 미국 마이애미에서 있는 (저는 참가는 안합니다만) 컨퍼런스 참가자가 보내온 자료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제목이 The Future of Homestay (홈스테이의 미래)네요. 제가 사랑하는 우연의 알고리즘은 바로 엊그제 Roomstay라는 신조어(?)를 알려주었는데 참 공교롭습니다. 두 곳이 모두 "미국" 을 기반으로 한다는 점도 그렇구요.




Roomstay는 현지인의 집에서 생활하되, 식사를 포함하지 않는 옵션을 말합니다. 영국에서는 흔히 Self-Catering 옵션으로 부르기도 하죠. 용어가 있었던 만큼 어학연수 학교에서는 과거에서부터 있었던 방식이기는 합니다. 내용을 보면 딱히 달라진 점도 없는 듯 합니다만, Self-Catering을 Roomstay 로 바꾼 것은 식사(Self-Catering)보다는 숙소(Roomstay)의 의미가 좀더 강조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용어 정리를 할 거면서 굳이 놀러온 "오래된 친구" 얘기로 시작한 이유는 "선입견" 그리고 "삶의 방식의 변화" 때문이었습니다. 조금 전까지 나누던 화제 중 하나가 요즘 세대들의 공부방식, 매체 사용방식 등에 대한 차이였기 때문이었죠. 디지털 미디어 세상이라고는 하지만 여전히 프린트물을 선호하고 책을 선호하는 세대와, 태블릿 하나로 책읽기에서부터 시험연습 활용까지하는 세대의 차이 말이죠. 



같은 곳에서 온 자료가 아니고, 컨퍼런스 내용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으므로 제가 오해한 것일 수도 있겠습니다만, Roomstay를 홍보하는 어학원에서는 Roomstay가 "최소비용으로 숙소를 이용하고자 하는 사람", "홈스테이 경험은 하지만 내 입에 맞는 음식을 먹고 싶은 사람", "아침 잠이 많거나 아침 식사를 자주 건너뛰는 사람", "친구와 어울리느라 저녁 식사를 주로 밖에서 해결하는 사람"에게 맞는 옵션이라고 합니다. 홈스테이 가정과 한 집에서 같이 머물기는 하지만 아침과 저녁 식사시간을 따로 보낸다는 얘기니까요. 



지금까지 저는 Roomstay 보다는 Homestay를 추천해왔습니다. 식사를 뺄 수 있는 경우가 있더라도 가급적 식사시간을 넣어서 홈스테이 가정과 함께할 수 있는 접점을 늘리는 것을 권장해왔지요. 제 경험상 특히나 어학연수 시기의 학생들은 현지인에 비해 아무래도 낯설고 불리할 수밖에 없는 환경이니, 강제적으로라도 현지인의 생활속에 녹아들어가면서 현지인과의 생활시간을 늘리고 이를 통해 어학적인 능력의 향상을 기대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세대가 달라지면서 공부방법이 달라지면서 삶의 방식이 달라지면서, 어학연수에서의 숙소나 생활 형태도 달라지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확실하게 과거에 비해 "개인적인 자유가 보장되는" 기숙사를 찾는 학생들이 많아졌고, 언어에 대한 태도 등도 변하는 것이 확연히 드러나죠.



재미난 건, 언어를 배우는 방식 자체가 달라진 것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언어는 결국 활용능력이고, 현지인과의 연습이 가장 중요한 환경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마치 수영을 배우는 것처럼 말이죠 (https://cafe.naver.com/ukplus/8782). 다만 그 방식이 대면보다는 온라인으로, 생활 자체보다는 특정 액티비티 등으로 변화해가는 것은 아닌가 생각을 해봅니다.





새로운 세대의 Needs에 부응하는 새로운 형태의 홈스테이. 설령 그 방식이 과거에도 이미 있었던 것이기는 하지만, "Customer"의 요구에 발빠르게 컨셉을 조정하는 기민함에 무릎을 치게 됩니다. 그리고 한편으론 미국학교들에서 시작한(?) 새로운 트랜드에 전통방식을 고수하는 영국학교들이 어떻게 반응할지도 궁금해집니다. 새로움은 그 자체로 의미가 있고 용어는 그 성격을 정의한다고 하니, 마침 다음 주부터 열리는 컨퍼런스 (미국 마이애미는 아닌)에 가서 확인해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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