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으로 내려왔습니다 22(마지막 이야기)
드디어 가처분이 말소 됐어요.
부동산 사장님의 기쁜 목소리가 휴대폰 너머로 들려왔다. 이 소식은 전 집주인, 그러니까 매도인 B 씨의 가처분이 말소되어 거래가 정상적인 거래로 인정될 수 있으며 완전히 우리의 소유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했다. 다시 설명하자면 매도인 A 씨가 친구인 B 씨에게 자신의 집 지분을 넘겼고, A 씨 자신의 회사로부터 소송을 당하는 바람에 나와 계약을 한 B 씨의 거래가 부당한 것으로 의심돼 가처분이 되었던 것이다. 아무튼 잔금을 치르고 절반 명의를 가져오면 모든 것이 끝날 일이었다. 부동산 사장님의 말이 이어졌다.
그런데 아직 등기부등본엔 열람이 안되네요.
매도인 A 씨(매도인 B 씨의 친구)는 전화로 그의 부동산에 가처분 말소 소식을 전하며 잔금을 요구해 왔다고 했다. 그렇지만 이번 집 매수를 계기로 조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 서류에 확인이 된 뒤에 잔금일정을 잡자고 전하자 또다시 자신을 범죄자 취급 하는 것이냐며 부동산 사장님께 폭언을 이어갔다. 자기가 가처분 말소를 증명할 수 있으니 당장 잔금을 내놓으라고.
하지만 서류로 확인되지 않는 사실을 그대로 믿을 수 없었다. 모든 게 깨끗해야 했다. 매도인 A 씨가 그렇지 못했기에. 우리는 결국 2주 뒤 서류를 확인한 뒤 잔금 일정을 잡았다. 매도인 A 씨는 한결같았다. 매도인은 이 집값이 올라서 그런 것이 아니며, 본인은 그 기회에 더 좋은 기회를 잡았기에 아쉬운 것이 없다며 묻지도 않은 말을 되풀이 해댔다.
예 수고하셨습니다. 안녕히 가세요.
그렇게 지금 우리의 집은 온전한 우리 집이 되었다.
이렇게 난 깨달았다. 가장 큰 행복은 집값 상승이 아닌, 내 집에서 누릴 수 있는 마음의 평화라는 사실을.
다툼에서 이기고 지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다툼을 하지 않는 편이 더욱 생산적이라는 사실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