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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백창인 Oct 20. 2023

118. 남산타워가 사라지는 날

1.

성긴 글을 쓰자

구멍이 숭숭 난 글

꽉 짜인 글은 꽉 조르는


2.

숨 좀 쉬

자 숨 좀

ㅅ ㅈ ㅅ

ㅁ ㅁ

ㅈ ㅅ ㅈ

    ㅁ ㅁ


3.

남산타워가 사라지는 날. ‘사라지는’ 날이므로 그것은 예고된 일이었다. 군중은 남산타워를 둘러싼다. 사라짐은 철거도 폭파도 아니다. 사라짐은 흔적을 남기지 않는다. 사라짐은 디지털이다.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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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이제 아무도 남산을 남산이라고 부르지 않는다

야산 뒷산 산도 아니고 언덕 덩어리

남산이 비로소 해방된다 ‘남산’도 비로소 해방된다


6.

Q. 그런데 호명을 거부하는 이들은 왜 여전히 자신의 사전을 쓰는가?

A. 그건 다른 이야기입니다. 오히려 정반대라고 불러도 무방해요. 호명은 언어로 존재를 붙잡는 것입니다. 반면 자신의 사전을 쓰는 일은 존재로 언어를 붙잡는 것이죠.


7.

Q. 그런데 호명을 거부하는 이들은 왜 여전히 자신의 사전을 쓰는가?

A. 죄송합니다만, 제가 가지고 있는 지식은 2021년 9월까지의 정보까지만 반영됩니다. 2023년 이후의 사건, 정보 또는 업데이트에 대해서는 알려드릴 수 없습니다. 하지만 최신 정보는 온라인 뉴스, 검색 엔진, 미디어, 정부 기관 및 신뢰할 만한 출처에서 얻을 수 있으며, 관심 있는 주제에 대한 최신 정보를 확인하기 위해 해당 출처를 참고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8.

남산타워(南山tower) :

-

고유명 일반) ‘엔 서울 타워’의 전 용어.


9.

“우리는 글을 쓰잖아. 아마 영원히 의미에서 벗어나지는 못할 거야. 그렇다고 글을 그만 써야 할까? 우리한테 긍정은 늘 가장 강력한 무기였잖아. 심지어 존재의 조건이 위협당하는 지금도. 우리는 긍정으로 또 움직이는 거야. 꼭 전진이 아니더라도. 이건 선택의 문제가 아니야. 우리는 우리가 사랑하는 모든 것을 즉시, 반드시, 긍정하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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