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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백창인 Mar 31. 2024

121. 어느

너는 그대로구나, 그 집 꼬마처럼 안팎으로 훌쩍 컸을 줄 알았는데

나이테는 사실 안으로 나는 거다 소실점을 향하는 동심원들이

이십오분의 일 이십육분의 일

이제는 만날 수 없는 친구들과 이제는 만나야지

아픔은 달고 사는 거지만 조금은 그만 아파야지


동물병원 입구의 울타리를 보며 피운 한숨에는 미세먼지가 많다 최근 며칠 간은 비가 내렸지만, 민들레를 더 노랗게 만들 뿐이다 나의 잎사귀를 다 떼어버리면


오로지 상승 그래도 너를 만나러 한번은 내려갈 것이다 많이는 못 하고 한번은,


어마한 구체를 납작하게 만드는 일 사람들은 잘도 해왔고

연속에 마디를 주는 일 나도 너무 잘 해왔으니


슬픔을 오남용하지 않을 것

잘하던 것을 여전히 잘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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