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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백창인 Aug 10. 2024

125. 봉천동 천사의 시

손가락 꺾던 날들은 지났다, 땅으로 내려오라

빗물 한 방울 머금지 못하는 아스팔트 노면으로 내려오라

내려오라, 너를 뜨개질한 시간들을 기꺼이 입고 땀을 흘려라

바늘땀에 색을 풀어 온몸에 스미는 수채를 느껴라

봉천동은 베를린을 꿈꾼다

머무른 천사와 무너진 장벽의 꿈을 꾼다

외부효과를 감당하는 것이 어른의 일

그것이 일번 이번은 가족 고객님은 번호표를 뽑고 기다려 주세요

가릴 수 없는 세계들이 내 목을 조를 때 어떻게 하지?

잠에서 깬 뒤의 살자국은 어떻게 하지?

유통기한이 지난 도피처는 제때 버려라

제때 버려라. 냉장고에 넣어놓지 말구

음음 1.5L 생수통 들고 봉천동 반지하에 불시착하셨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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