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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erdDog Jun 21. 2024

시작의 프롤로그

240621 라펠듀비드 일기

우리 집 강아지 사진 넣은 티셔츠 만들면 재미있겠다.

우리 집 강아지는 앉는 포즈가 특이해서 (개구리처럼 앉는다) 그걸 사진으로 기록해 둔 게 있었다.

마침, 정면으로 찍은 사진 중에 잘 나온 것과 그 개구리처럼 앉는 사진을 골라 커스텀 티셔츠를 만들 수 있는 사이트에서 주문을 마쳤다.


그 티셔츠의 프린팅이 잦은 빨래와 건조를 통해 하얗게 다 사라질 때까지 입었다.


이 티셔츠를 다 입을 때쯤, 나는 다른 티셔츠를 만들 생각을 했다. 이번엔 뭐가 좋을까. 좀 스트릿 브랜드처럼 만들어볼까. 생각을 했다.


그래픽 편집 소프트웨어로 로고와 심볼을 그럴싸하게 만들어서 또 티셔츠를 만들었다. 이번엔 남편 것까지 두 장.


참고로 로고 이름은 남편이 제안했는데, 의미가 재미있어서 이거로 쭉 쓰기로 했다.


이름은 라펠듀비드 (L'appel du vide)


이것만으로는 검색하면 아마 제대로 된 의미를 알기 힘들 거다.

본래의 의미를 조금 풀어서 설명해 보자면 다음과 같다.

"L'appel du vide"는 프랑스어 표현으로, 직역하면 "공허의 부름" 또는 "공허가 부른다"는 뜻입니다. 하지만 실제 의미는 이보다 더 복잡하고 심오하다.
이 표현은 주로 사람이 위험하거나 자살충동을 불러일으킬 만한 상황에 처했을 때, 마음 한구석에서 느껴지는 이상한 충동을 의미합니다. 예를 들어 높은 절벽 끝에 서 있을 때 뛰어내리고 싶은 충동, 또는 빠르게 달리는 기차 앞으로 뛰어들고 싶은 충동 같은 것들이 있죠.
하지만 이런 충동은 대부분 실제로 행동으로 옮기고 싶은 마음이 아니라, 그저 순간적으로 스쳐 지나가는 위험한 생각들을 뜻한다. 많은 사람들이 이런 충동을 경험하지만, 대부분은 실제로 행동에 옮기지는 않습니다.
심리학적으로는 이를 "고소공포증의 역설"이라고도 하는데, 즉 위험을 무서워하는 마음이 오히려 위험한 상상을 불러일으킨다는 것이다.
종합하면 "l'appel du vide"는 인간의 무의식 속에 잠재된 자기 파괴적 충동을 의미하면서, 동시에 그런 충동을 이겨내는 인간 정신의 복잡성을 보여주는 표현이라 할 수 있습니다.


장황하게 써놨지만, 별 거 아니다. 나는 그냥 뜻보다는 어감이 주는 느낌이 좋아서 이 이름을 선택했다.

아무튼, 이번에 만든 티셔츠는 이전보다 심플한데 문제가 있다.


도안을 만들 땐 괜찮은 것 같았는데, 막상 받고 나니 로고가 너무 큰 것이 문제였다.



사이트 편집 툴에는 정확한 크기를 입력할 수 있는 UI가 잘 보이지 않았고, 결국 나는 눈으로 어림짐작해서 이 정도면 괜찮겠지 싶었는데 아니었나 보다.


이걸 입고 다니고 한세월이 지났을까. 기억 속에서 새록새록 이 티셔츠에 대한 기억이 떠올랐다.

나는 이 티셔츠를 지인들에게 보여줬는데 립서비스였겠지만 사고 싶다는 사람들이 있었다.


이게 내가 티셔츠 쇼핑몰을 만들게 된 계기이다.


내가 입을 옷.

그냥 남들한테도 팔아볼까?


이 단순한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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