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사의 첫번째 필드트립, 2022년의 부산, 12명의 성장여행기
치킨집 이후로 가장 많은 창업이 이루어진 사업자는 카페가 아닐까 싶어요. 스타벅스, 맘모스커피, 이디야 등 강력한 프랜차이즈들이 가격경쟁력과 자본력으로 시장을 장악한 곳이기도 하구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산의 온천장 골목에서 시작해 세계 최고의 바리스타를 키워 성공한 모모스 커피는 무엇이 달랐을까요?
궁금한 점을 해결하기 위해 모모스 커피 영도 점을 방문해보았답니다.
부산 영도는 사연이 많은 도시라고 해요. 일제강점기 일본은 군수물자 수송의 거점으로 삼고 영도다리를 건설했다고 하죠. 수많은 한국인이 건설과정에서 희생되었구요. 6.25 전쟁때는 많은 피란민들이 영도다리에 모여들었다고 해요.
재미있는 것은 서울 성수동과 마찬가지로 쇠락한 산업도시의 빈티지한 공간들이 생기면서 젊은이들이 찾는 공간이 되었다는거에요. 젊은 창업자들의 창의성이 채워지자 영도는 핫플로 변신할 수 있게 되었죠. 영도에 카페가 220개나 있다고 해요.
사업의 첫발은 자본도, 기술도아닌 비전이다
전세계 55개국에서 온 국가대표 바리스타를 제치고 우승컵을 들어올린 전주연 대표님, 그녀는 3천명 중에 1위를 차지했으며, 대한민국 최초로 우승을 했다고 해요. 2009년 대학 졸업과 동시에 알바로 시작한 카페, 그리고 10년만에 세계 1위 바리스타가 되었습니다. 호주인 폴 바셋이 2003년 WBC에서 우승해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던 바로 그 대회에서 말이죠!!
모모스 커피가 폐업을 고민하던 2007년, 12만명이 넘는 부산 커플들의 정보교류 커뮤니티에 모모스 커피가 맛있다는 글이 올라왔다고 합니다. 드디어 모모스에 손님이 찾아오기 시작했습니다. 연성장률이 200%를 넘고, 2층까지 확장하는 등 테이크아웃점에서 어엿한 카페가 되었다고 합니다.
커피는 사람이 모이는 문화예요. 단골손님이 오면 온라인 카페 닉네임으로 불러드렸답니다
커뮤니티의 힘을 알게 된 모모스 커피 직원들은 직접 커뮤니티를 만들기로 했답니다. 2층을 확장해 세미나실을 만들고 커피 교실을 열자 커피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모스 커피로 모이기 시작했답니다. 모모스는 커뮤니티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 성공이 시작되었다고 말합니다.
모모스는 3가지 시그니처 블렌드를 판매하는데, 200그람에 1만 4천원입니다. 한 종류의 블렌드는 약 3개월 동안 매일 테스팅을 거치며 만들어진다고 해요. 모모스의 정체성을 만들고, 알리고, 상징하는 것이죠.
(1) 에스 쇼콜라(밀크 초콜릿, 크림, 카카오) : 좀 더 많은 사람에게 스페셜티 커피를 알리고,
(2) 프루티 봉봉(오렌지, 얼그레이, 카라멜, 시럽) : 스페셜티 커피 브랜드로서 정체성을 확립하며,
(3) 부산(구운 피칸, 카라멜, 라운드) : 로컬 브랜드로서 상징을 만들어요
영도점은 공장 겸 카페라고 합니다. 500평 공간 중 손님이 이용하는 홀은 100평이고, 생산 시설은 400평이라고 합니다.
모모스 커피에 노하우를 배우러 오는 사람이 많아지자, 2011년에는 학원을 열었다고 해요. 수강생들은 수료 후 하나둘 카페를 차렸어요. 이현기 대표가 꿈에 그리던 유통이 시작되자, 매출의 50%가 유통에서 나온다고 합니다.
좋은 커피는 깔끔하고 향이 오래 가는 커피입니다. 신선한 과일을 깨물었을 때와 비슷한 느낌입니다
실제 모모스커피의 창업자는 이현기 대표님이십니다. 음식점 귀퉁이 자투리 공간에 월세 50만원으로 출발했으나, 지금은 정규직 40명의 회사를 만들었죠. 2021년 매출은 무려 80억원.
현실의 벽은 높았다고 해요. 새벽 6시에 매장 문을 열어 자정까지 18시간 이상 영업했지만 하루 매출은 겨우 월 10만원. 카드론 대출과 현금서비스 한도까지 초과돼 폐업 직전 위기까지 갔다고 해요.
이현기 대표는 결국 경쟁력은 전문성에서 시작한다는 것을 깨닫고, 미국에서 열린 커피박람회에 참가해 스페셜 커피에 대해서 알게 되었다고 합니다. 내친김에 커피 감정사와 생두 감별사 자격증까지 이수해 최연소 자격증 취득자가 되었답니다.
우리가 부산을 대표하자, 세계 무대를 뜨겁자 만들자. 이 사람과 같이 하면 뭐라도 이루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좋은 커피는 농장과 더불어 직원, 손님도 편안할 때 나와요
일정 상 영도점을 먼저 방문하였으나, 모모스 커피 본점(온천장)도 방문해 보았습니다. 영도점만 가기에는 너무 아쉽더라구요. 모모스 커피를 보면서 우리는 너무 쉽게 포기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하게 되었어요.
모두가 레드오션이라고 생각할 때 누군가는 그안에서 가치를 만들고 해결방안을 찾아낸다는 거죠.
최근 여러가지 일들로 저의 힘에 부친다는 생각을 자주하고 있거든요. 포기하고 싶다는 생각도 자주 하게 되구요. 예전의 저라면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죠. 저에게 있어 모모스 커피는 그런 저를 반성하게 만드는 곳이었어요. 모모스 커피를 앞으로도 오랫동안 좋아하게 될거 같아요.
시작은 미미하였으나, 그 끝은 창대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