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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livia Apr 04. 2019

내가 쓰는 신데렐라 스토리

집을 박차고 뛰어나간 아내의 프롤로그

Once upon a time.


아름다운 공주는 백마탄 왕자를 만났습니다. 둘은 행복하게 살았답니다. 어릴적 들었던 꿈같은 공주 스토리는 늘 시작이 같다. 옛날 옛적에, 원스 어폰어 타임으로 시작한다.


나는 지금의 남편과 결혼을 할당시 인생이 눈부시게 행복으로 가득할거란 꿈을 꾸었다. 남편이 너무 좋아서 없으면 숨을 못쉴거 같았다.


연애시절이였다. 이스탄불에서 회사를 다닌 나는 런던으로 7일간 여행을 왔다가 남편을 만났다. 소울메이트란 단어를 그때 알게됐다. 어쩌면 나랑 그리 비슷한지 가치관이나 생각이 모든면에서 일치했다. 나는 성격이 좀 특이한 편인데 나랑 똑같은 괴짜를 만나니 나같은 사람이 또있구나 나같은 인생을 나 혼자 걸어온게 아니었다는걸 깨달았다. 행복했다. 누군가 내 인생을 십분 이해하고 진심으로 공감한다는 사실은 정말 가슴벅찬 일이었다. 한편 이렇게 까지 날 잘 이해하는 사람은 없었는데 그렇다면 내가 지독하게 외로웠구나 알게되어 공허하기도 했다. 내인생을 그렇게 깊이 이해하고 공감한 사람은 처음이었다. 이런 충만한 이해받음을 겪고나니 다른 할로우한 관계로는 충족될것 같지 않았다. 이사람이 아니면 안되겠다는 확신이 들었다. 2달뒤 우리는 결혼을 약속했다. 1년을 장거리 연애를 하고 18번의 런던행 비행기를 탄뒤 우리는 결혼에 성공했다. 상견례는 이탈리아에서 양가 식구들이 모여 배낭여행으로 대체했다. 이색적인 결혼이라 처음엔 난감해들 하셨지만 지금은 잊지못할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았다.


결혼 후 영국으로 건너와 신혼을 보내고 3년만에 임신하게됐다. 그당시 나는 영국에서 취업을 막 한상태였는데 서른둘의 나이에 예민한 성격이라 직장생활 스트레스로 한번 유산을 해서 겁이나 덜컥 퇴사해버렸다. 1년간 안정을 취하고 10년만에 달콤한 휴식을 취하며 태교에 전념했다.


아이를 낳고 1년간 육아와 시댁과의 갈등과 남편과의 사소한 생활에서 빛어지는 충돌이 끝도 없이 밀려왔다. 출산이 인생에서 제일 힘든 순간인줄 알았는데 그후 신생아를 키우며 부모가 되는 터닝포인트는 지속되는 하루하루의 고통의 연속이였다.


그렇게 뜨겁게 사랑했는데 서로 마음에 빈껍데기만 남을때까지 매일같이 싸웠다. 가치관은 같더라도 생활 패턴의 사소한 부분같이 같을 순 없다. 그 누구와도. 모난 모서리가 깍여 나가며 서로 맞춰가야 하는 고통이 따르는 법이였다.


우리는 다른 집안에서 다른 부모밑에 자라 다른 화를 내는 스타일, 사랑을 표현하는 법, 갈등을 해결하는 법을 달리 익혔다. 우리는 이제 각자의 익숙한 집안문화에서 빠져나와 우리만의 룰과 규칙을 세워나가야 했다. 문제는 잦은 싸움으로 룰을 만들기도 전에 이미 지쳐버렸다는 것이였다.


남편과 나는 서로 지쳐서 이혼까지 생각했다. 이렇게 서로 양보없는 주장으로 밀고 나갈꺼면 왜 같이 살아야 하나 근본적인 물음에 도달했다. 화낼 줄 모르는 이시대 둘도 없는 양반 인격의 소유자인 남편은 날더러 내얼굴을 보기 힘드니 나가달라고 부탁했다.


일이 이지경까지 오게되니 나는 혼자 살 궁리를 하며 돈벌고 일할 생각을 처음으로 하게됐다. 이력서를 다시 쓰고 취업시장에 몸을 던졌다.


결혼과 동시에 나는 착각에 빠졌던 것 같다. 남편은 나의 백마탄 왕자님이고 나는 나만의 작은 성안에서 편안하게 앉아 내가 원하는 건 뭐든지 다 구해다 줄것이라는 착각말이다.


지금부터 내가 쓰고자 하는 이야기는 곤경에 처한 신데렐라가 왕자가 와서 구해주기만을 간절히 기다리고 모든게 행복해질거라고 믿는 여성의 이야기가 아니다. 내인생을 구렁텅이에서 건져줄 사람은 다른 사람이 아닌 바로 나다.


계모와 언니들에게 괴롭힘을 받았더랬던 신데렐라는 먼지를 탁탁 털고 일어나 운동화 끈을 고쳐매고 목적을 정해 달린다. 마지막 땀방울 한방울 까지 가치있게 흘리고 자신의 삶의 성공 스토리를 직접 만들어가는 우리는 모두 신데렐라다. 주도적인 인생을 살아가는 모든 여성은 스스로 성공할 수 있다. 날때부터 붇는 공주 타이틀은 우리가 사는 현대사회엔없다. 지금 우리는 각자의 인생에서 불굴의 의지로 곤경에 처한 난관에서 스스로 해결하고 일어서 찬란한 결말을 맞이해야 한다. 현대사회의 신데렐라 주인공들은 어디에나 있다. 지금부터 시작한다.


Once upon a ti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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