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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트리 Sep 16. 2023

이 책을 왜 쓰게 되었는가?

 『영어공부 방향이 먼저다』 Follow-Up 3

[공교육, 이대로는 안된다!]

  2001년 고3 담임이 나의 마지막 교사 근무였다. 그 후 교육청과 교육부에서 영어 교사 연수, 초중등교육 업무, 파견 근무까지 17년의 세월을 보내고 학교 현장으로 돌아왔다. 달라진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지만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학생들이 학교에서 머무는 시간이 짧아졌다. 수업 시작 직전에 등교하여 대다수 학생들은 정규 수업만 하고 귀가한다. 1년 내내 '보충수업'을 했던 흔적은 전혀 없었다. 명칭이 바뀐 '방과후수업'은 비교과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게다가 방과후수업 참가비도 무료인 데다가 5명만 신청해도 운영가능함에도 학생들이 신청하지 않는다. 온오프라인 사교육이 그 역할을 대신하고 있다. 영어경시대회, 영어연극대회 등 영어공부에 동기부여를 해주던 학교 안에서의 교육 활동들은 거의 사라졌다. 2014년 제정된 『공교육 정상화 촉진 및 선행교육 규제에 관 한 특별법』을 지킬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교사는 교과서를 넘어서는 설명을 자제하고 조심해야만 한다. 예를 들어 3형식 수동태 설명을 하면서 해당 학년 교과서에 나오지 않는다는 이유로 4-5형식 수동태를 언급하면 공교육법에 위배된다는 것이다. 이런 영어수업은 영어교사의 사기를 위축시키는 동시에 학생들의 수업만족도를 낮추는 결과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사교육기관에서는 버젓하게 선행학습을 시행하고 있는 현실이다. 이런 상황을 학생, 부모, 교사 모두 만족한다면 거론할 필요도 없겠지만 학생은 배움의 기쁨을 모르고 부모는 사교육비가 부담이며 교사들은 학생들과 학부모들이 사교육에 의존하는 문화를 어처구니없어한다. 공교육이 그림자가 되고 있는 이런 상황이 지속된다면 후손들의 미래, 나의 미래 손주들에게 미쳐지는 영향에 걱정이 앞섰다.   


[자녀사교육비 걱정, 남일인가?] 

  대입 시험에서 1등 또는 고득점을 받은 학생으로부터 '학교 공부만 열심히 한 결과이다'라는 인터뷰를 들은 지 꽤 되는 것 같다. 요즈음은 사교육의 효과성에 관해 오히려 널리 알려지고 있는 것 같다. 예로 '스카이캐슬', '일타스캔들' 같은 TV드라마를 나도 본 적이 있다. 고소득층의 사교육이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지 전 국민이 알게 되었고 예비 부모들이나 현 부모들은 자신들도 경제만 허락하면 따라 하고 싶어질 것 같다. 이밖에도 온라인 강의로 1타 강사들을 접할 수 있는 학생들은 학교 수업이 불만스러울 수 있는 환경이다. 

  교육부가 사교육경감대책 발표(2023. 6.26)에서 만 5세 이상 대상으로 ‘유초연계 이음 학기 운영 확대’ 등 유아 공교육 강화를 발표했어도 고비용을 지불하는 영어 사교육시장으로 가는 발걸음을 멈춰 세우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 정부마다 사교육경감 정책을 내놓아도 큰 실효성이 없었음을 국민들은 인식하고 있다.

  초중고 학부모님들이 10년 후에 겪을 이야기이다. 요즘 결혼하고 나서도 자녀를 낳지 않겠다는 이야기가 새롭지 않다. 지역에 따라 수십만 원에서 수천만 원까지 출산지원금을 지급하고 있지만 이런 방식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젊은이들이 자녀를 낳지 않으려는 가장 큰 이유는 자녀사교육비라고 한다. 사교육 혜택을 받은 젊은이들은 그들의 자녀에게 자신들이 받았던 혜택을 돌려주고 싶어 한다. 그와 반대로 그런 혜택을 받지 못한 젊은이들은 자신들보다 자녀에게 더 좋은 교육환경을 만들어주고 싶어 한다. 즉 모든 예비부모들은 자녀에게 더 좋은 교육환경을 제공하고 싶어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대다수 젊은이들은 공교육에만 의존하는 것이 못마땅하다는 것이다. 이렇게 된 가장 큰 이유를 정부, 부모책임으로 돌리기도 하고, 인터넷, 미디어의 영향이라고도 한다. 정부, 부모, 미디어 모두가 원인을 제공했다고 본다. 60-70년대 일부 부모들은 그들만의 정보, 방법으로 자녀 성적을 올리고 상급학교 입학에 소기의 성과를 얻었다. 이것이 크게 사회문제가 되지는 않았다. 그 시기 대다수 부모들은 그런 정보도 모른 채 학교를 전적으로 믿고 사교육 없이도 대학을 보내는데 큰 어려움을 겪지 않았다. 이제 비밀이 없는 누구나 모든 것을 공유하는 세상에 살고 있다. 10대 자녀를 둔 부모들은 어떤 시기보다 자녀교육에 맘고생이 클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녀의 10년 후 20-30대 청년이 될 때의 우리 사회환경을 생각해 보기를 바라는 바이다. 과거 새마을 운동, 미투 운동이 국민적 공감대를 얻어 전국적으로 퍼져나갔던 것처럼 사교육이 걱정 없는 세상 만들기 불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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