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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트리 May 17. 2024

원자 스파이(샘킨)

2024-5 아름동 북클럽

  아름동 북클럽 회원들 모두는 내가 살고 있는 아파트 단지에 거주한다. 우리는 아파트 단지 내 도서관에서 매주 수요일 오전에 만나 책에 관한 이야기를 두서없이 토해낸다. 각자 준비해 온 커피, 차, 직접 만든 쿠키, 아로니아청, 케이크 등을 펼쳐놓으면서 1주간 있었던 일상 이야기부터 시작한다. 최근 시어머니께서 쑥을 직접 캐서 만든 떡을 가져온 회원 때문에 보다 화기애애한 분위기였다. 특히 해마다 시모님이 혼자 쑥을 캐는 은밀한 곳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으며 쑥을 캐는 그분의 모습이 연상되어 웃음이 절로 나왔다. 


 [우리 북클럽이 참 좋다]

  우리는 책에 관한 이야기를 할 때  순서를 정하지 않는다. 때때로 열정이 넘쳐 서로의 말을 가로막기도 한다. 직장에서 경험했던 토론 분위기와는 전혀 다르다. 나는 회원들의 지적 수준에 감탄하면서 자극을 받기도 한다. 회원들의 나이가 30대에서 60대까지 고루 퍼져 있으니 자연스럽게 세대 간 차이도 알 수 있다. 나는 우리의 북클럽이 참 좋다


[과학책방에서 북클럽 활동을 하다]

   북클럽 회원들이 운영하는 과학책방에서 북클럽 활동을 했다. 꽤 널찍한 공간이 학교 특별실과 비슷하면서 이곳 방문자는 누구나 과학에 호기심이 가져질 듯한 환경이다. 첫 방문이기도 해서 나는 눈에 띄는 책 2권 ; <거의 모든 것의 역사, 빌 브라이슨>, <조선이 만난 아인슈타인, 민태기>을 집어 들었다. 빌 브라이슨은 내가 책(영어공부 방향이 먼저다) 쓰기 할 때 알게 되었는데 그가 과학분야 책을 썼다고? 호기심이 발동해서 구매했다. 

 [물리학이 조금은 좋아졌다]

  책 <원자스파이>는 북클럽에서 과학 관련 2번째 책이다. 고교시절 물리, 화학이 어렵게만 느껴졌던 나는 이쪽 세계에 귀를 닫고 눈을 감고 살아왔다. 그러나 다시 학창 시절로 되돌아간다면 생물뿐 아니라 물리를 좋아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까지 하게 되었다. <원자 스파이>, 이 책도 개인적으로는 전혀 관심이 갈 분야가 아니었다. 우선 책에 많은 인물들이 등장하는데 이름이 눈에 잘 들어오지 않아서 읽다가 다시 확인하기를 수차례, 그래도 600쪽 읽기를 끝냈다. 이 책이 쓰인 목적이 무엇일까? 에 관해 다음과 같은 생각이 들었다. 히틀러가 원자폭탄을 만들어내지 못하도록 여러 역할을 해냈던, 세상에 덜 알려진 스파이들의 공로를 치하하기 위한 것인가? 히틀러가 자살하고 전쟁의 끝무렵 굳이 일본의 히로시마/나가사키에 원자폭탄을 투하해야 만 했는가에 의문을 제기하려고? 


[내가 새롭게 알게 된 것들]

  요즘 2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하는 영화, 책들이 많아졌다. 그중 책 <원자스파이>에 나오는 인물들과 연관된 영화 <아인슈타인과 원자폭탄>, <마리퀴리>, <오펜하이머>를 다시 한번 보게 되었다. 놓쳤던 부분, 전에는 대수롭지 않았던 장면들이 새롭게 느껴졌다. 책 '원자스파이'에 나오는 인물들(닐스 보어, 로버트 오펜하이머, 레슬리 그로브스, 베르너 하이젠베르크...)이 영화에 나올 때는 재미와 긴장감이 더해졌다. 특히 영화 <오펜하이머>에서 핵폭탄의 주요 실험지역인 뉴멕시코주 로스 앨러모스를 화면으로 직접 보니 잘 알지 못했던 맨해튼계획의 치밀함과 거대한 규모가 가늠이 되었다. '1942년부터 3년 동안 4천 명이 거주했고, 당시 20억 달러를 투입, 그곳에서 태어난 신생아 숫자, 신설된 학교 수 등'. 비밀을 유지하기 위해 프로젝트에 참여한 과학자 가족이 그곳에 거주하게 하려고 부인들에게 일자리도 제공했다는 것은 처음 알게 되었다. 또한 맨해튼 프로젝트를 성공시키는데 주요 역할을 오펜하이머는 1954년 이래 소련 스파이로 오인되어 사망(1967년)한 지 55년 만에야 혐의를 벗어났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히틀러가 원자폭탄을 손에 쥐는 것을 막기 위해 맨해튼프로젝트가 시작되었지만...  ]

  영화 <오펜하이머>에서 오펜하이머는 핵폭탄이 '세계 전쟁을 중단시킬 수 있는 도구'라고 말한다. 전쟁의 주범인 히틀러의 자살(1945.4.29) 후 원폭개발을 지속하는 것에 일부 과학자들은 도덕적인 책임감으로 갈등을 겪는 것으로 비친다. 오펜하이머도 그중 한 사람으로 그려진다. 이런 태도에 관해 당시 미국대통령(트루먼)은 매우 못마땅하게 여긴다. 맨해튼프로젝트의 책임자 그로브스장군과 오펜하이머는 프로젝트 추진이 실패한다면 미국정부로부터 책임추궁을 당하는 것에 상당한 위기를 느낀다. 히틀러는 사라졌지만 일본이 전쟁을 중단할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는 상황, 전쟁을 끝내기 위해 미국은 어마무시한 원자폭탄을 히로시마/나가사키에 투하하는 것으로 묘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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