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아름다운CEO Sep 30. 2021

사내교육, 일회성이 아닌 '학습 여정'으로 설계해야

중소기업에서 교육 효과 100배 올리기 - Learning Journey


얼마 전, 설립한 지 15년 된, 임직원 100여 명 규모의 경기도 소재 한 IT 중소기업으로부터 강의 요청을 받았습니다. 강의 요청은 그 기업의 오너(창업주)가 직접 하였는데, 코로나19로 인해 직원들의 사기가 많이 저하되어 있으니, 지친 직장생활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방법에 대해 한 시간 정도 교육해달라고 하였습니다. 요청을 수락하고, 주제를 어떻게 잡아볼까 고민하는 중에 다시 연락을 받았습니다. 아래와 같은 내용을 꼭 넣어달라고요.
 
1. 직장생활을 자기 주도적으로 이끌어가는 법
2. 리더의 자질과 직업관
3. 중간 관리자의 역할과 마음가짐
4. 직장생활의 권태기를 이겨내는 법
5. 장기 근속자의 불안감 등
 
머리가 복잡해졌습니다. 전 사원을 대상으로 60분 강의를 진행할 예정인데 위 내용을 어떻게 다 다룬담? ㅡㅡ;; 머리 좀 쥐어뜯다가 주제를 “‘일잘러’로 거듭나기”로 설정하고, ‘나는 핵심 인재인가?’ / ‘나는 훌륭한 리더인가?’로 세분화하여 개인 수준과 리더십 수준을 함께 다루는 것으로 강의안을 개발하였습니다. 그리고 강의 시간을 30분 늘리겠다고 하였습니다. 그런데 강의안을 받아본 경영지원팀에서 다시 연락이 왔습니다. ‘팀 응집력’에 대해서도 교육해달라고요. @,.@;; 이에 대해서는 주제를 따로 빼내긴 어렵지만;;; 강의 중에 최대한 녹여내겠다고 전하였습니다.
 
이 기업은 다소 긴 업력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사내교육을 진행해 본 경험이 전혀 없었습니다. 외형은 빠른 속도로 꾸준히 성장해왔지만, 이 때문에 오히려 미래 역량 계발을 위한 내부 교육에는 소홀할 수밖에 없었을 수도 있겠습니다. 그러다 코로나19로 인해 예상치 못한 문제들이 불거지자, 사업부 구조조정을 실시해야 했고, 구성원들의 심리적 불안이 고조되니, 이에 대한 처방으로 첫 사내교육을 실시한 것입니다. 따라서 그동안 다루고 싶었던 교육 주제들을 한꺼번에 요구했던 것이죠. 그런데 이렇게 사내교육이 전무(?)한 현상은 비단 이 기업뿐만 아니라 국내 대부분의 중소기업들이 겪는 문제인 것 같습니다.




사내교육, 왜 시행하지 못할까요? 그 이유를 다음의 두 가지로 압축해 보겠습니다. 먼저, 일과 중에 교육 시간을 빼내기가 어렵다고 토로합니다. 교육을 위해 사용한 시간만큼 잔업 시간은 늘어나게 되고, 그러면 직원들의 불만이 커지게 되니 부담스럽다고요. 그리고 두 번째, 교육의 효과성에 대해 의문을 가집니다. 교육을 실시한 후에 성과 향상이라는 결과로 나타나야 하는데, 잘 모르겠다는 거죠. 그러다 보니 교육은 비용(cost)이 되고, 생산성 관점에서 비용을 줄여야 하는 요인이 된 것입니다.
 
그렇다면, 기업교육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 볼게요. 기업교육이란조직 구성원들의 지식스킬태도자신감확신을 증진시키고그들의 행동을 변화시켜서 직무 및 조직의 성과 향상을 꾀하도록 의도적으로 계획된 학습 이벤트를 제공하는 일련의 활동입니다. 기업의 지속 성장을 위해서는 기업교육이 반드시 필요할 텐데, 그런데 사내교육에 대한 투자가 조직 성과와 상관이 없다고요? 그렇다면 이렇게 여쭤볼게요. 혹시 교육을 ‘일회성 강의’로만 진행하진 않으셨나요? 교육에 대한 투자를 ‘강의비’로만 파악하고 있지는 않으신가요?
 
교육의 효과는 일회성 강의로 만족할만한 성과를 가져올 수 없습니다. 사내교육을 구성하는 요인은 학습 이벤트(강의 등) 외에 사전 및 사후 활동도 포함됩니다. 사전 및 사후 활동을 비중 있게 진행할 경우, 학습의 효과가 배가 되어 나타납니다. 실제로 사전 활동에 5%, 학습 이벤트에 90%, 사후 활동에 5%의 비율로 구성한 교육 후의 직무성공율은 15%에 그쳤지만, 사전 활동에 25%, 학습 이벤트에 25%, 사후 활동에 50%의 비율로 구성한 교육 후의 직무성공율은 무려 85%로 나타난 연구결과가 있습니다. 따라서 사내교육의 성과는 학습 경험의 설계(Learning Experience Design)에 따라 좌우된다고 할 수 있겠는데요, 학습 이벤트 외에 학습 전과 후의 활동이 학습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얼마나 유기적·통합적으로 잘 구성되어 있는가가 중요합니다. 이를 여행에 빗대어 학습 여정(Learning Journey)’이라고 표현하는데요, 쉽게 얘기하자면, 마치 긴 여행을 떠날 때 경로를 따라 이동하면서 무언가 다양한 경험을 하는 것처럼, 사내교육도 하나의 이벤트가 아니라 연속되는 긴 과정 속에서 진행되어야 한다는 겁니다. 학습 여정에서의 학습은 기존의 특정 온/오프라인 강의실에서만 가능한 것이 아니라, 업무 진행 중에일터에서공식/비공식적으로다양한 방식을 결합하여 가능합니다.
 
다양한 방식이라 함은 강의, 현장학습, 실습과제, 온라인 학습, 오디오/비디오 시청 등 여러 교육 방법 중에 교육 목적에 가장 부합하는 적절한 것을 선택하여(아래 그림1 참조), 다양한 조합(아래 그림2 참조)으로 일과 학습이 결합된 상태로 실행하면 됩니다.



[그림 1] 다양한 학습 방법의 목적에 따른 효과적 및 효율적 범위


[그림 2] 학습 방법의 다양한 결합 구성(Blended Learning Solution)의 예


단, 학습 여정을 설계하기 위해서는 다음의 요건을 고려해야 하는데요,
1. 단계별 학습 수준이 자연스러운 보조를 이루어야 하고,
2. 새로운 스킬이 보호받으면서 성장할 수 있어야 하며,
3. 학습 장애에 대한 저항과
4. 지속 성장 및
5. 성과 대비 학습 육성 환경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그리고 성공적인 학습 여정을 위해서는 다양한 형태의 지원자도 설정해두어야 합니다. 조직 내 구성원들에게 촉진자(facilitator), 코치(coach), 평가자(assessor), 멘토(mentor) 등의 역할을 지정·배분하여 원활한 학습 효과를 창출할 수 있도록 상호 격려하며 협력하는 네트워크를 조성해야 합니다.
 
특히, 학습 여정의 방식은 미래 리더십 역량 계발에 적합하다고 보는데요, 미래에 필요한 리더십 역량을 요약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1. 변화하는 고객 니즈와 기대를 이해하고 실행하는 역량
2. 상품과 서비스의 지속적 향상을 도모할 수 있는 혁신 역량
3. 빠르게 변화하는 상황에 적응하고 반응할 수 있는 역량
4. 새로운 경쟁 환경에 반응할 수 있는 역량
5. 불확실성 속에서도 과감하게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는 역량
 
그렇다면 이제, 사내교육은 더 이상 비용이 아니라 투자인 것이 마땅하겠죠? 또한 교육에 대한 투자는 강의비뿐만 아니라, 인적자원과 관련된 모든 지원, 즉, 협업, 의사소통, 조직문화 등을 포함하여 전방위적으로 고려해야 하고요. 또한 투자를 했으니 당연히 그에 대한 수익 관리를 하는 것 – 학습 여정의 설계와 효과에 대한 지속적인 피드백과 관리가 필요합니다.
 
정리하자면, 학습 여정은 기업의 전략과 교육의 목적을 분명하게 설정하고그에 따른 적합한 학습 경험을 설계한다면 충분히 그 효과를 끌어낼 수 있습니다. 따라서 그동안 교육 시간에 대한 부담과 교육 효과성에 대한 의문을 가진 중소기업에서 더욱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 사내교육을 위한 일회성 강사를 섭외하기 전에, 학습 여정을 설계해 보는 것, 어떨까요?

  


    
학습 여정 설계를 위한 가이드라인

 
1. 기업의 전략과 성과 추구 방향을 기준으로 필요한 학습 프로그램 경로를 설정한다.

2. 구성원과 이해관계자의 동기를 파악하고학습의 목적을 분명하게 한다.

3. 학습의 주제는 현업의 당면 과제와 관련성이 높아야 한다.

4. 학습의 수준은 점차 난이도를 높여가며 연습하여 습득할 수 있도록 한다.

5. 학습을 위한 콘텐츠는 효과적으로 제공한다.

6. 학습 중 장애 발생 시이를 적극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지원체계를 갖춘다.
(촉진자(facilitator), 코치(coach), 평가자(assessor), 멘토(mentor) 등의 역할 지정 및 배분)

7. 학습의 결과는 현업에 적용할 수 있어야 한다.

8. 학습 여정은 비즈니스를 고려하여 충분히 확장 가능하도록 설계한다.





매거진의 이전글 재택근무를 하면 임금을 삭감하겠다고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