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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잉 Sep 20. 2022

위챗이 중국의 슈퍼앱이 된 이유

닐슨 노먼 그룹 모바일 UX 스터디 (2)


들어가기에 앞서….

이 아티클은 닐슨 노먼 그룹의 <모바일 UX : 학습 가이드>의 '문화 및 개인차(Cultural and Individual Differences)' 카테고리 'WeChat: 중국의 통합 인터넷 사용자 경험(WeChat: China’s Integrated Internet User Experience)' 기사를 요약한 내용입니다.

(기사가 2016년 8월에 작성되었기 때문에 내용 및 수치가 오늘날과 다를 수 있음을 미리 말씀드립니다.)




1. 위챗은 어떤 앱인가요?


(이미지 : google play)

한국인에게 카카오톡이 대표 메신저 앱이라면, 중국인에게는 위챗이 대표 메신저 앱입니다. 인구수를 분자 삼아 두 앱의 MAU 비율을 계산해보면 국민의 10명 중 9명은 해당 앱을 사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 카카오톡 MAU - 4600만 명 / 대한민국 인구 - 5200만 명 = 88.46%
• 위챗 MAU - 12억 6000만 명 / 중국 인구 - 14억 명 = 90.00%
  (MAU : 2021년 9월 기준, 인구수 : 2022년 8월 기준)


그렇다면, 위챗은 어떻게 중국의 슈퍼앱이 될 수 있었을까요? 이에 대해 닐슨 노먼 그룹은 위챗의 성공 요인으로 통합된 UX를 언급합니다. 즉, 하나의 앱에서 금융, 모빌리티, 쇼핑, SNS 서비스를 모두 이용할 수 있음을 뜻합니다. (이를 Applet 방식이라 부릅니다) 자사 앱을 사용하기 위해 별도의 앱 다운을 받아야 하는 카카오와는 사뭇 다른 전략인데요. 하나의 앱 서비스에서 앞서 언급한 모든 서비스를 평행하게 제공하는 게 상상이 잘 가지 않습니다. 서비스마다 용도가 다르므로 사용성이 좋을지도 의문이고요. 위챗은 대체 어떤 UX를 제공했길래 사용자를 매료시킬 수 있었던 걸까요?




2. 완벽한 락인을 위한 위챗의 UX전략


1) 혁신적인 결제 경험

(이미지 : gettyimagesbank)

위챗은 사용자가 결제를 진행할 때 카드, 서명, 현금, 거스름돈 등 여러 채널을 넘나드는 불편함을 발견해 2013년 QR코드로 결제를 할 수 있는 '위챗 페이'를 출시했습니다. 출시 당시 약 2억 명의 사용자가 은행 계좌를 위챗 페이에 연동했고 2015년에 CCTV 춘절야회(설 맞이 특집 방송)와 합작하여 홍뽀우(빨간 봉투에 세뱃돈을 주는 중국의 전통문화) 기능을 홍보하면서 바이럴에 성공했습니다. 이후 사용자들은 물건을 구매하거나 대중교통 및 택시 결제, 기차 또는 항공권 예약, 영화표 예매, 공과금 납부 등 온오프라인에서 결제를 진행할 때 위챗 페이를 적극적으로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2) 웹의 불편함 해결

(이미지 : webclub)

위챗은 다수의 중국 기업이 모바일에 최적화된 웹사이트를 제공하고 있지 않아 사용자가 모바일 디바이스에서 기업 정보를 확인하기 어렵다는 불편함을 발견해 기업의 '공식 계정'을 만들었습니다. 카카오톡에 비유하면 플러스 친구와 같은 개념으로 공식 계정을 팔로우하면 해당 기업과 관련된 콘텐츠를 받아 볼 수 있습니다. 위챗에는 약 2천만 개 이상의 공식 계정이 있으며 80% 이상의 유저들은 하루 평균 이용 시간 77분 중 약 15분을 공식 계정 콘텐츠를 소비하는 데 사용합니다. 이러한 계정으로 인해 사용자들은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웹사이트에 직접 방문하는 것보다 위챗에서 콘텐츠를 받아보는 방식을 더 선호하게 되었습니다.



3) 소셜 네트워크로의 도약

(이미지 : socialparg)

위챗은 2012년 '모멘트'를 출시했습니다. 페이스북의 타임라인과 유사한 기능으로 친구가 올린 다양한 형태의 게시물(글, 사진, 영상, 오디오, 링크)에 반응을 남길 수 있습니다. 이러한 모멘트를 통해 사용자는 친구들과 교류가 잦아지면서 서비스로 되돌아올 확률이 높아졌습니다.




3. 위챗의 주인공은 메시지? 결제? SNS?


그렇다면, 위챗에서 사용자는 어떤 행동을 가장 많이 할까요? 메시지 앱이기 때문에 메시지를 가장 많이 사용할까요? 닐슨 노먼 그룹은 두 차례의 사용자 리서치 결과로 위챗 사용자들은 메시지보다 결제와 공식 계정 서비스를 더 많이 사용한다고 밝혔습니다.


• 1차 사용자 리서치 - 7일 동안 12명 참가자의 위챗 앱 사용 기록을 연구
• 2차 사용자 리서치 - 90분 동안 14명 참가자의 위챗 앱 대표 작업 수행을 연구


(이미지 : nngroup)

연구에서 기록된 모든 활동 중 32%가 결제 활동이었습니다. 참가자들은 평균적으로 7일 동안 하루에 한 번 정도 결제를 진행했습니다. 대부분의 지불은 오프라인이나 개인 간에 이뤄졌으며 실제 전자 상거래 지불은 소수였습니다. 다음 주요 활동으로는 모멘트(16%)와 공식 계정(10%) 서비스였습니다. (그 외 42%의 활동은 위챗에서 제공하는 다양한 서비스 및 기능이었습니다.)








4. 앱과 웹 중 당신의 선택은?


닐슨 노먼 그룹은 위챗의 공식 계정 서비스가 매우 강력하지만 기존 웹사이트와 공존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합니다. 그들은 리서치를 바탕으로 위챗 사용자들이 공식 계정을 사용하는 이유를 총 5가지로 정리했습니다.

(이미지 : unsplash)

1) 접근 용이성 : 위챗은 QR기능 활용도가 높은 앱입니다. 공식 계정 또한 QR로 스캔할 수 있습니다. 이는 특히 고령의 사용자로부터 타이핑 경험의 불편함을 해결할 수 있습니다.

2) 상호 작용의 용이성 : 모바일 웹사이트 보급이 제대로 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위챗의 공식 계정은 사용자와 더 쉽게 상호 작용할 수 있습니다. 또한 앱의 서비스 스타일(디자인 시스템)이 모두 동일하기 때문에 사용 방법에 쉽게 익숙해질 수 있습니다.

3) 중소기업에 대한 접근성 : 중소기업은 상대적으로 인력과 자본이 부족하므로 자사 웹사이트를 구축하고 운영하는 것에 부담을 느낍니다. 때문에 리소스가 적게 들고 관리하기 쉬운 공식 계정을 선호합니다. 이는 이들이 모바일 시장에서 존재감을 나타낼 수 있는 가장 저렴한 방법 중 하나입니다.

4) 특별 할인 : 공식 계정의 팔로워는 종종 독점 프로모션이나 캠페인을 제공받습니다.

5) 최신 정보 : 사용자는 웹사이트 정보가 최신으로 유지된다고 하더라도 이를 정적으로 받아들입니다. 반면 공식 계정은 잦은 콘텐츠 푸시로 인해 최신 상태를 유지하는 동적 존재로 인식합니다.



위와 같은 공식 계정의 이점이 있지만, 닐슨 노먼 그룹은 다음과 같은 5가지 이유로 위챗 사용자는 기존 웹사이트를 함께 사용할 것이라고 말합니다.

(이미지 : unsplash)

1) 복잡한 기능 : 지나치게 간소화된 기능이 아닌 난이도가 높은 복잡한 작업이 필요할 때가 있기 때문입니다.

2) 스팸 : 공식 계정에서 너무 많은 콘텐츠를 푸시하면 쉽게 짜증이 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3) 폐쇄형 시스템 : 위챗은 타오바오와 같은 주요 전자상거래 웹사이트 및 음원 플랫폼에 대한 접근을 배제하기 때문입니다.

4) 계정 검색 : 공식 계정과 비슷한 이름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중 일부는 회사를 사칭하려는 가짜일 수 있습니다. 또한 같은 회사의 공식 계정이 2개 존재할 수 있습니다. 이는 '서비스 계정'(고객 서비스를 제공하는 계정)과 '구독 계정'(개인 및 조직에게 회사 이슈를 전파 및 홍보하는 계정)으로 사용자의 혼란을 야기합니다.

5) 신뢰성 : 공식 계정의 일부는 가짜 뉴스를 퍼뜨립니다.




5. 서비스 통합이 앱 성공의 전부일까?


닐슨 노먼 그룹은 위챗의 성공 요인을 다음과 같이 정의했습니다.

• 다양한 서비스와 기능 : 사용자의 니즈에 발 빠르게 대응했습니다.
• 이러한 기능 간의 통합 : 특히 위챗 페이와 QR코드의 경우 오프라인 결제의 대통합을 이뤄냈습니다.
• 간단하고 일관된 상호작용 : 웹사이트 인터페이스와 극명하게 대조되는 단순함을 서비스 내에서 동일하게 유지했습니다.

이들은 일부 기관이 위챗의 성공 요인으로 말하는 두 가지 요소(메시지 앱으로부터의 성장, 대화형 인터페이스 사용)를 부정합니다. 이들은 위챗의 성공 요인을 일관된 서비스 스타일로 다양한 기능을 사용자에게 쉽게 제공했기 때문이라 말합니다. 따라서 모바일 서비스는 일관된 서비스 경험단순한 상호 작용 과정이 필수적이며 이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해야 함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ex. 공식 계정이 콘텐츠를 푸시하는 방식은 메시지를 주고받는 형식과 유사합니다. 웹사이트에 비해 상대적으로 예측 가능한 인터페이스로 사용자와 상호작용합니다.)




6. 글을 마무리하며


아티클을 번역하며 위챗이 카카오와 여러 방면에서 유사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두 앱의 확장 방식은 근본적으로 다르지만, 서비스를 전개하는 데 있어 전략은 동일했던 것 같습니다. 이들이 슈퍼앱이 될 수 있었던 까닭은 흐름을 잘 탄 시기적인 요인도 있겠지만 당대 출시된 앱들 가운데 일관된 사용자 경험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 같은 경험의 중요성이 디자인 시스템의 화두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오늘날 카카오와 위챗 모두 MZ세대의 이탈이 일어나고 있다고 합니다. 슈퍼앱이 됐지만 공공앱이 되어버린 까닭에 사회적 관계의 피로함을 느끼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이슈를 어떻게 해결해 나갈지 앞으로의 행보가 궁금해집니다. 위챗을 보면 카카오의 미래가, 반대로 카카오를 보면 위챗의 미래가 보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위챗과 관련된 긴 글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다음 스터디 글로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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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우 (Shin Young-w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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