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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귤작가 Dec 10. 2020

현실 속의 쥬만지에서 살아가려면

말캉말캉한 일상

얼마 전 쥬만지‘새로운 세계’ 영화를 보았다. 1990년대 인기 많았던 모험 스릴러 영화로 로빈 윌리엄스라는 배우가 포스트에 크게 나온 것이 기억에 남는다.  오리지널 버전은 보지 못했으나 영화가 나온 당시 인기가 많았다. 영화의 줄거리는 학교 창고를 청소하다가 낡은 ‘쥬만지’ 비디오 게임을 발견한 네 명의 아이들이 게임 버튼을 누르는 순간 화면 속으로 빨려 들어가 버리면서 시작한다. 게임 안에서 주어진 목숨의 기회는 단 세 번뿐이다. 이들은 자신의 아바타가 가진 능력으로 게임 속 세계를 구해야만 현실로 돌아갈 수 있는 상황에서 신비 돌을 구하러 다닌다.    



그런데 기억에 남는 장면은 현실 세계 주인공들이 게임 아바타를 고르는 장면이었다. 다들 자신이 가지고 있는 콤플렉스들을 극복할 수 있는 캐릭터들을 골랐던 것이었다. 공부벌레였던 왜소한 흑인소년은 거대한 몸집의 고고학자로 변했고 아웃사이더이자 운동신경 제로인 마사는 슈퍼 여전사로 게임 속에서 활동하였다. 예비 풋볼선수인 무스 핀바는 민첩하고 싶어 했는데 작은 체구의 동물학 전문가로 변신하였다. 가장 웃겼던 것은 얼짱이었던 셸리는 가슴 크고 똑똑한 교수가 되고 싶다고 했는데 중년의 뚱뚱한 지도학 남자 교수로 변신하였다. 한 팀으로써 가상세계에서 헤쳐나갈 수 있는 능력들을 받긴 했지만 상상만 했던 그 누군가가 되었다. 

   


현실에서는 몸집이 작고 공부만 했던 주인공 스펜서는 게임 속에서는 근육질의 몸으로 친구들을 리드하기도 했다. 평소 두려워했을 만한 친구 무스 핀바를 겁주기도 했다. 또 뚱뚱한 중년 박사가 섹시한 캐릭터에게 남자 꼬시는 법을 가르쳐주는 장면도 무척 웃겼다. 현실에서는 그들의 입장이 반대였기 때문이다. 결말이 다 되었을 무렵 스펜서는 현실로 돌아가기 싫어했다. 건강한 몸으로 셸리와 함께 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물론 다시 집으로 모두들 잘 갔고 해피엔딩이었다.    



나는 게임에 대해서 잘 모른다. 하지만 게임 중에서도 이런 종류가 실제로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현실은 피시방에서 하루 종일 라면 먹으면서 게임하는 아이들 혹은 학생들은 가상세계에서는 멋지고 명령하고 함께 싸우는 캐릭터에 푹 빠져 살아가기도 한다.  이런 경우 현실을 외면하고 싶고 도피하는 것처럼 보인다.    



누구나 콤플렉스를 가지고 있다. 사람들은 티브이 속 연예인을 꿈꾸고 더 나은 엄친아들을 부러워하기도 한다. 하지만 꽃들도 저마다 자신의 색깔로 피어나듯 자신만의 고유의 특징이 있다. 장점도 있듯이 단점도 다들 가지고 있다. 꿈속에서 만큼은 마음대로 생각하고 더 나은 모습을 상상하기도 한다. 뒤돌아보면 나의 특징을 부러워하는 그 누군가도 간혹 있다. 예를들면 눈은 작지만 큰 키나 긴 다리가 나의 특징이며 정규직은 아니지만 육아와 원하는 일 모두 두마리 아니 세마리 토끼를 잡고 살아가고 있다. 남들이 가지지 못한 것을 나도 한 두개쯤은 최소한 가지고 있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유니크한 면들을 발전시키고 원하는 일들을 성취하면서 살아간다면 어느 날 원하는 모습에 가까이 있는 날이 오지 않을까.  쥬만지 주인공들처럼 가상 속 아바타가 현실에 돌아와서도 있는 그대로 활기차고 행복하게 살아가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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