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캉말캉한 일상
30개월 된 우리 집 아기는 빵을 좋아한다. 나와 신랑도 빵을 좋아한다. 우리 가족 모두 빵을 좋아하기 때문에 빵집은 우리에게 매우 중요하다. 아이가 밥투정할 때 언제든 내어 놓을 수 있도록 자주 갈 수 있어야 했다. 얼마 전 새로 이사 온 다음 빵집을 찾기 시작했다.
예전 살던 곳은 집 앞 상가에 파리***가 있었다. 그곳은 판매점이라 가격이 다른 곳과 동일하여서 좋았고 유통기한도 명확하다. 다양한 종류도 있었고 아기들이 먹는 곰인형 빵도 따로 있었다. 특히 몇몇 종류는 빵 집안에서 직접 만들어 주기도 하였다. 지역에 유명한 빵집도 가끔 들르긴 했지만 집 앞 빵집은 우리의 참새방앗간이었다.
이사 온 집 앞에는 파리****이 있었다. 가격은 터무니없이 비쌌고 아이가 먹기에 적당한 빵 종류도 생각보다 적었다. 그래서 자주 사 먹을 수도 없어 걱정하기 시작했다. 일주일에 한 번 가는 시댁 근처 빵집을 가야 하나 신랑 회사 근처 빵집을 가야 하나 하고 말이다.
인터넷으로 검색한 결과 주위에 빵집 하나가 더 있었다. 이곳은 개인이 직접 운영하는 곳이었다. 오래된 아파트와 함께 한 정말 옛날 과자점이었다. 빵 종류도 몇 안되었고 빵집 공간 조차 작았다. 가격이 적혀있지 않아 여자 사장님께 물어가면서 골랐다. 마들렌 2개, 롤케이크 한 조각, 카스텔라 빵 세트, 두부과자를 집었는데 8천 원이었다. “직접 만드시나 보네요” “주말에 언제 하나요?” 하는 물음과 한가득 사가는 나의 모습에 덤으로 도넛도 선물로 받았다.
이 곳을 나오면서 “우리 집 단골 빵집 확정”하며 마음속으로 외쳤다. 작은 빵집이지만 사장님이 정성스럽게 직접 만드시고 가격이 경제적이었기 때문이었다. 집과도 거리가 멀지 않았고 아이가 먹기에도 좋은 빵들이 있었던 것이 좋았다.
익숙지 않은 곳에서 ‘needs’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은 행운을 발견한 것과 같다.
아직 포장을 풀지 않은 빵에 대한 궁금증과 다음번에 갔을 때에는 또 다른 종류의 빵을 만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교차하는 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