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변호사이지만, 만일 내게 어떤 일이 생겼을 때 어떤 기준으로 변호사를 선택할 지 생각해보았다.
1. 내 사건에 신경써줄 변호사
당연한 것 같지만 전혀 당연하지 않다.
변호사는 자신의 시간으로 돈을 버는 직업이다. 내 사건이 우선순위에서 밀리면 당연히 시간과 에너지를 쓸 수 없다.
따라서 그 분야의 1등 변호사보다, 기본적인 실력을 갖췄지만 내 사건에 신경을 써줄 변호사를 찾는 게 훨씬 낫다고 본다.
2. 책임을 회피하는 자문보다, 의사결정을 실질적으로 도와주는 변호사
법률자문을 하다 보면, 이럴 수도 있고 저럴 수도 있다는 식의 자문을 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리스크를 극히 싫어하는 변호사라는 직업의 특성상 어쩔 수 없는 면도 분명히 있다.
그러나 좋은 변호사는 고객의 의사결정에 실질적인 도움을 준다.
즉, A일 수도 있고 B일 수도 있으나, A를 선택하는 것이 현재 상황에는 더 적합하다는 의견이고, C라는 대안도 고려해보라는 조언을 해줄 수 있는 변호사가 좋은 변호사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어느 때나 선택은 고객이 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3. 이 사건의 핵심에 대한 설명을 "잘" 해주는 변호사
설명을 잘한다는 것은 자세하게 설명한다는 의미가 아니다.
어차피 그 사건을 담당하는 변호사 자신이 아니면 그 내용에 대해 세세히 알 필요도 없다.
그러나 고객이 결정해야 하는 부분들과 반드시 알아야 하는 부분들을 본질적으로 짚어줄 수 있는 변호사를 만나야 한다.
그 사건에 대해 에너지를 쓰고 있지 않은 변호사는 말을 잘할지는 모르나, 본질을 꿰뚫어 설명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