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개가 당연하고 쉬웠던 그 날이 문득 그리운 날.
나 같은 집순이도 가끔은 집에 가는게 아쉬운 날이 있다.
'그냥' '갑자기' 맛있는게 먹고 싶을 때.
'그냥' '갑자기' 편하게 수다 떨고 싶을 때.
나이 먹을수록 '그냥' 그리고 '갑자기' 라는 말이 어렵다.
이유가 있어야 하는 만남,
약속이 되어야 하는 만남!
피곤해, 피곤해!
그게 뭐라고.
한때 내가 가장 좋아하던 말.
아니, 지금도 꽤나 좋아하는 말.
사회 생활을 할수록 '번개'라는 말이 참 어렵다.
째깍째깍 지나가는 야속히도 빨리 가는 퇴근 후 시간,
벌써부터 상상하면 아찔한 미어 터지는 출근길.
차마 말이 잘 떨어지지 않는다.
사실 먼저 "밥먹자" 하고
내 먼저 눈이 감긴다.
시계가 9시,10시를 넘어가면 엉덩이가 들썩인다.
이기적이야, 나도.
대학생 때 "나와!" 하면 만나던 친구들이 그립고,
사회 초년생 때 퇴근하면 무조건 친구들을 찾던 내가 그립고.
그래도 매일 저녁엔 집이 가장 그립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