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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올라 Oct 26. 2024

어둠을 넘어 빛으로

2022 대구오페라하우스 제작오페라 <마술피리>


모차르트의 마지막 오페라
원     제 : Die Zauberflöte
작 곡 가 :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1756~1791)
대     본 : 엠마누엘 쉬카네더(1751~1812)
초     연 : 1791.9.30. 빈 비덴 극장


흔히 인생에 찾아오는 깊은 절망과 끝이 보이지 않는 시련을 터널 비유한다.


아무리 길더라도 터널엔 출구가 있다 했던가.


모차르트에게도 찾아온 그 시기,

어둠 속을 걷다가 마침내 찾아오는 빛 한줄기가

의 마지막 오페라<마술피리>다.


왕자 타미노가 밤의 여왕의 딸 파미나를 구하기 위해 펼쳐지는 시련과 모험기이다.


기존의 모차르트 오페라와 달리 서민도 즐길 수 있는 독일어 노래극인 징슈필로 만들었다.


모차르트가 소속된 프리메이슨 정체성과 상징을 오페라에 녹인 만큼 다양한 관점으로 해석된다.



일     시 : 2022. 4.8.~ 4.30.(8회)
예술감독 : 정갑균
지 휘 자 : 임헌정, 백진현
재 연 출 : 이래이
부 지 휘 : 진솔

2016년 독일 연출가 핸드릭 뮐러의 오페라 <마술피리>는 전막부터 콘체르탄테까지 꾸준히 재공연 되고 있다.


2022년 이래이 연출가 버전은 기존의 무대와 의상에 새로운 한국 대사와 시각적 연출이 추가되었다.



무대


서곡이 7분가량 연주되는 동안 어두운 밤에 별빛이 촘촘히 새겨진 듯한 대형 막 앞으로 등장인물이 지나간다.

걸어 나와 인사하는 장면만으로 캐릭터성을 짐작할 수 있다.


이후 관객들이 보게 되는 무대는 눈이 시리게 새하얀 반구형의 단면으로 옴폭 패인 구덩이를 반으로 자른 모습이다.


그랜드 캐니언 위처럼 사람들이 우뚝 서 있거나  미끄럼틀 타듯 슬라이딩해서 내려올 수 있다.


무대 전체가 영상이 잘 옮아 묻는 커다란 캔버스 역할도 한다.


마지막에 백스테이지가 적나라하게 노출되는 장면은 막을 종료를 알림과 동시에 관객들에게는 몰입을 의도적으로 깨트리는 순간이기도 하다.



분장, 의상, 소품

배역 중 가장 화려한 코스튬은 밤의 여왕과 자라스트로로 높이 치솟은 왕관으로 지위를 나타냈다.


1막 밤의 여왕은 딸의 안위를 걱정하는 어머니처럼 미사보를 쓰고 애끓는 마음을 드러내놓은 듯한 하트모양 목걸이를 걸고 있다.


2막 유명 아리아인 '밤의 여왕 아리아'를 부를 때는 그 하트 목걸이를 반으로 갈라 칼처럼 건네는데 딸을 사지로 모는 가사와 어우러져 꼭 피 칠갑된 것처럼 보인다.


왕자 타미노와 공주 파미나의 분장은 무난하고 단정하다.


그럼에도 조명이 닿을 때마다 잔잔한 반짝임이 있고 모직에 굵은 문양이 패턴으로 새겨져 있어 그들의 신분을 파악할 수 있다.



연출


- 파미나의 초상화가 무대에 그려질 때

- 파파게나가 파파게노에게 예언을 협박에 가깝게 그림으로 보여줄 때

- 동물 탈들이 대거 등장할 때


언어를 초월한 시각적인 연출이 돋보인다.


무엇보다 절대적인 선도 악도 없음을 보이기 위해 캐릭터를 다각도에서 입체적으로 만들었다.


이해관계 속에서 자신만의 진리를 찾아 좇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관객이 판단하고 답을 가져갈 수 있도록 여지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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