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테말라 코랄 비에호 & 니카라과 리몬씨요-레드 파카마라
2월에는 맛있는 커피를 많이 접하게 되는 것 같다. 행복하다.
지금 먹는 커피는 테라로사의 2016년 2월의 두 번째 킹콩인 과테말라 코랄 비에호다.
(킹콩은 테라로사의 프로모션으로 500g, 혹은 1kg으로 한 종류의 커피를 경제적인 가격에 구매할 수 있어서 애용한다. 게다가 매번 어떤 원두를 골라야 할지 고민하지 않아도 되는 이점(?)도 발생한다)
지난 주, 2일 간 열린 워크숍에 참석하게 되면서 열 잔 정도를 갈아가서 서빙했다. 워크숍을 기획한 단체 분들도 잘 알고 해서, 첫 날은 사진기를 들고 가서 풍경을 조금, 둘째 날에는 플라스틱 드리퍼를 들고 가서 200g으로 알차게 커피를 내렸다. 드리퍼 외에는 워크숍 장소에 있던 물품들이었어서 그렇잖아도 아마추어인 실력에 어설픔이 가중되었지만, 원두가 워낙 맛있어서 다들 아주 맛있게 드셨다(예의상 그렇게 말하신 걸 수 있다)
아무튼, 이 과테말라 원두는 비전문가인 나와 아내 입장에서는 최근 접한 원두 중 거의 최고의 밸런스를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나는 산미를 좋아하고, 아내는 산미는 그닥 선호하지 않는데, 이 원두는 둘 다 엄지를 뽑아올렸다. 특히 하리오 드리퍼로 내리니 굳~.. 워크숍 때는 칼리타로 내려드렸는데, 나는 맛있었지만 산미에 대해 이야기하시는 분들이 있었던 점을 고려하면, 아내는 앞으로도 하리오로 마시지 싶다.
그리고 프릳츠 커피의 니카라과 리몬씨요 농장의 원두는 집에 놀러온 손님이 집 앞에서 사온 원두다. 저녁식사를 같이 하고 그래도 손님 가시기 전에 뜯어서 서빙하려는데, 콩의 크기가 남다르다! 원두를 본 순간 떠오른 건.... 작두콩(표준어 인지는 모르겠다)이었다. 남다른 콩의 크기와 갈 때의 좋은 향기로 맛을 직감했다. 거의 9시 반을 넘은 시간이라 흐리게 내렸는데, 호~ 이 원두도 굉장히 맛있었다. 프릳츠에서 자주 커피를 마신다는 손님은 산미가 샵보다 좀 약하다고 하기는 했는데, 역시나 하리오로 충분히 뜸 들여서 내려야 하는 아내용 드립법으로 내리다 보니 ..다음엔 조금 더 신맛나게 내려보리라.
양질의 원두들이 양 손에 있어 어떤 것을 먹을지 고민하는 즐거움이란!
좋은 원두를 만나게 되면 사랑하는 지인들에게 대접하고 싶다.
2월 초, 구정 때 처가 식구들을 뵈러 갈 때마다 명절 당일 오후에 커피를 대접하는데, 이번에 대접한 커피는 과테말라의 비요레 농장의 봉봉 커피였다. 이 커피는 테라로사의 2월 첫 번째 킹콩이었다. (사실 킹콩은 한 달간 유지되는 거 같은데, 간혹 두 종류가 킹콩으로 나오면 행복하다.. 게다가 둘 다 컵달린 콩이라니!) 작년 11월에 맛있게 먹었던 콩이라 연말에 선물로도 구매했었는데, 킹콩으로 풀렸다. 그런데 명절 전에 여유가 많지 않아 온라인 구매를 못해서 명절에는 그냥 집에 있던 콩을 들고 가야겠다 하고 있었는데, 명절 전 식사를 삼청동 근처에서 한 덕(?)에 식사 후에 커피를 광화문 테라로사에서 마시면서, 운 좋게 원두를 득템했다.
산미가 많다는 아내의 불평이 살짝 있었다. 물 온도나 뜸 시간이 어긋나면 여지없이 신 맛이 많이 나면서, 잡맛이라고 해야 하나.. 음.. 별로 먹고 싶지 않아지는 맛이 좀 났다. 숙성되면서 좀 나아졌지만... 클레버로 내려 마시는 건 노노.. 한 번 클레버로 내렸다가 마이 후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