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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HIFT Nov 24. 2015

함께 일한다는 것

세대를 뛰어넘어 함께 일하기 워크숍 후기

서울시NPO지원센터와 진저티프로젝트의 초대로 "세대를 뛰어넘어 함께 일하기(Working Across Generations)" 의 저자들(Helen  Kim과 Frances Kunreuther)이 한국에 왔다. 그리고 토요일 아침부터 합정동에 위치한 인디스쿨에서 9시부터 5시 정도까지 30명의 참석자들이 모였다. 그리고 NGO의 리더십 승계에 대한 논의와 이를 잘 이끌어 가기 위한 퍼실리테이터(Facilitator)가 되는 교육을 받았다. 연사분들의 표현을 빌자면 워크숍의 목표는 'training for  trainers'였다. 다양한 단체에서 오신 분들이 5개 그룹으로 나뉘어서 강의와 실습을 수행하고 조 내에서의 발표와 피드백, 전체 발표 등을 수행했다.


오전에는 NGO 리더십 승계에 대한 논의에 대해 들었다. 베이비부머와 x세대, 밀레니엄 세대로 분류하고 이러한 세대별 특징을 확인하고 이것이 조직 내 갈등을 바라보는 새로운 관점을 제시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강연에서는 한국의 활동가들을

 - 베이비붐 세대 / 민주화세대 (1955 – 1969)

 - X세대 (1970– 1979)

 - 밀레니엄 세대 (1980 – 1999)

으로 세대별로 구분하였다. (구분 시점에 대한 논의가 필요할 수 있겠지만 그 부분은 생략하기로 하고)


 책을 읽으면서도 느꼈지만 세대 간의 차이가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이를 염두하여 단체가 지속가능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한다면 그 방정식은 한결 해를 찾기가 용이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50대에 들어선 베이비부머들이 단체에서 나오는 것을 고려하면서 연쇄적으로 그 리더십의 공백을 x세대가 채우고, 다시 밀레니엄 세대가 x세대의 자리에서 탄탄하게 자리 잡도록 해야 하는데 그 준비가 조직 내에서도 미흡하고 사회적으로도 논의와 준비가 부족하기 때문에 이러한 워크숍의 필요가 더 커졌던 것이라 사료된다.


점심 전에 했던 활동 중에 짝지어 서로 답해보게 했던 질문들이 기억에 남는다.

"다른 세대가 여러분에 대하여 뭐라고 이야기 하나요?"와  연이은 "당신은 다른 세대에 대하여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먼저 제시된 질문을 되뇌고 난 후에 다음 질문을 해보는 것이 바로 다음 질문을 하는 것보다 유익했다.


또 여정과 서진이라는 활동가가 등장하는 Case Study도 신선했다(이름은 안신선..윤여정과 이서진). 잘 짜여진 케이스에 대해 세대를 대표하는 여정과 서진이라는 주인공 관점에서 사건을 정리하고 이후에 어떤 상황이 벌어질지 예측하는 질문은 대부분의 단체에서 적용해봐도 좋을 것 같았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사례에서와 동일하게 단체 내에서 세대 간의 대화를 추진하면서 이러한 슬픈 예감이 들지 않도록 하려면 어떤 것들이 필요한지 논의하도록 하였고, 이 솔루션들은 자연스럽게 뒤쪽 워크숍 내용들과 이어졌다.

각 그룹에서 대화가 잘 이루어지기 위해 필요하다고 제시한 방법들은 다음과 같다.

  - 도전과 개선이라는 인식 차이의 지점을 받아들이고 그 폭을 줄이는 것이 중요

  - 퍼실리테이터의 개입으로 중재

  - 이 책의 배포(세대에 대한 이해)

  - 문제 지점에 대해 정확히 지적

  - 충분한 시간과 공간의 확보

  - 면담이나 경청의 자리를 정례화


오전 강의를 들으며 최근 개인적 화두인 '활동의 직업화'에 대한 부분을 다시 한 번 고민하게 되었다. 물론 점심 식사가 맛있던 나머지 길게 숙고할 시간적 여유가 없었다는 핑계로 깊이를 갖추지는 못했지만, 운동 또는 활동으로 이 자리까지 온 베이비부머들이 이제 리더십 이양을 준비하면서, 활동가로 일하는 것이지만 일과 삶이 구분되어야 하는 x세대 및 밀레니엄 세대가 이전 세대와 갈등하던 고민들이 앞으로 어떤 양상이 될지 궁금해졌다. 특히 앞으로의 경향들을 통해 주위의 젊은 활동가들이 고민하는 지점들이 세대의 차이에 의한 것인지 생애주기 상의 연령대로 인한 것인지  확인할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운동이 활동이 되고 활동이 업무가 되는 것에 대하여 가치 판단하기 보다는 그러한 흐름이 실재한다면 그 속에서 단체와 이 생태계는 어떠한 변화가 수반되어야 할까? 물론 업무가 된다는 것이 활동의 요소와 의미를 배제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이 질문은 여전히 설익은 것이지만, 인구학적으로 노령화되는 집단이 지속가능성이 떨어지는 것은 당연한 귀결이기에 2030년에도 젊은 시민사회가 되기 위해 알트랩이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2시부터 이어진 오후 워크숍에서는 실제로 단체로 돌아가서 해볼 만한 워크숍들이 진행되었고, 실제로 연사들도 돌아가서 할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는 디테일들을 알려주시고 그룹별로도 그러한 부분에 대한 피드백들을 상호 간에 해줄 것을 요청하셨다.


특히 신뢰에 대한 워크숍 부분이 인상적이었다. 일터에서의 갈등을 막으려면 인정, 지지, 멘토링, 신뢰에 대해 설명한 후 '신뢰'라는 것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신뢰하는 사람 이름을 적고, 왜 신뢰하는지 생각해보았다. 그리고 이를 정제하여 요소를 뽑아내는 과정을 수행하고 이를 그룹 내에 짝과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졌다. 개인적인 접근을 통해 빠른 시간 내에 신뢰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어 유익했다. 물론 신뢰가 다른 감정이나 범주, 예를 들어 사랑과 친밀감, 존중 등과 구분하는 점에 있어서는 다소 시간적으로 논의하기 어려웠지만. 다행히 존중과 신뢰에 대해 참가자 중에 두어 분이 질문하시면서 모호했던 부분들도 많이 해소되었다. 이 활동이 단체에서 이루어진다면 구성원들이 서로 신뢰를 구축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확인하고 구체적으로 노력하는 데 좋은 근거를 제공해 줄 것이 확실했다.


이어서 가장 재미있고 활용하기 좋은 실습을 했다. 바로 연대기 활동(Timeline Exercise)!

사진과 같이 연대와 고려 단위(전 세계/한국/단체/개인)를 적어두고 포스트잇으로 개개인이 주요하게 생각하는 사건들을 써서 붙이는 작업이었다. 동일한 내용이 적힌 포스트잇들이 나오게 되면 시대를 겪어오며 공통적으로 개인들에게 영향을 준 사건들을 확인하고 그 영향을 직접 듣고 개인과 그 세대를 이해하는 계기가 될 수 있었다. 쉽고 시간도 오래 걸리지 않았지만 개인을 이해하는 시간과 단체에서 다양한 시대적 맥락을 가지고 있는 세대 간의 이야기 꽃이 필 수 있는 좋은 워크숍 꼭지여서 알트랩에서 당장 해보고 싶어 졌다. 그리고 만약 한 단체에서 이 꼭지를 수행한다면 단체 연혁을 가져다 놓고 시작해도 좋을 것 같다.


그 후에는 당일 들었던 워크숍의 내용들을 재료로 '반나절 동안 진행되는 트레이닝 워크숍'을 구성하는 실습을 했다. 고려할 요소는 다음과 같다.


1. 주요 대상 설정과 그들을 어떻게 모집할 것인가?

2. 무엇이 그들의 흥미를 끌 수 있을까?

3. 트레이닝 워크숍에서 가장 주요하게 다루어야 하는 것들을 무엇인가?

4. 주요 주제 및 트레이닝 모듈 개발


그리고 그룹 내에서 오늘 실제로 배운 것들을 고려하여 기획하고 이를 발표하고 피드백을 듣는 시간을 가졌다. 이 과정을 통해 배운 것을 바로 복습하고 적용해서 자기 것으로 만들어서 집에 가져갈 수 있게 해주셨다.


끝나지 않을 것 같았던 워크숍은 5시 경 전체 사진을 마지막으로 마쳤다.


하루를 보내고 나니 '세대를 뛰어넘어 함께 일하기' 책이 다르게 보인다. 마치 마법책처럼 읽기만 해도 조직이 변할 것 같다. 읽는 게 아니라 해봐야 하는 책이었다.

이제 알트랩이 단체의 지속가능성을 같이 고민할 때  '세대'와 '신뢰'는 빠지지 않을 주제어가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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