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자신이 없어졌다.
앞으로 내게 벌어질 일들이. 내가 힘껏 감당해야하는 몫들이..
조금더 자라면 내가 나의 몫을 해야할까봐 두렵다.
그냥 자유롭게 살고 싶은데. 나이가 들수록 그 이상을 바랄까봐 나는 너무 두렵다.
당연한 수순을 스스로 받아들이기 힘든가보다.
그래서 나는 계속 피해서 돌아가는중이다.
이쪽 저쪽 내가 피할 수 있는 모든 곳에 가장 안전한 집을 짓고 최대한 피하다가 더이상 내 맘대로 할 수 없다면 다시 거처를 옮긴다.
그렇게 나는 잘도 피해 다닌다.
요새 마음이 힘들다. 내 생각하기도 바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는듯 하다. 퇴사 문제로 너무 많은 고민을해서 맨탈이 흔들릴때가 많았다. 지금도 가만히 있으면 머릿속이 복잡해서 힘들다.
아이들을 재우고 가만히 침대에 누워 있는데 비행기 소리가 들린다.
새까만 밤하늘에 희미한 불빛이 지나간다. 구름 사이를 지나서 인지 하늘을 가르는듯한 소리를 내며 그 밤 내 귀를 집중하게 만든다. 순간 마음이 평온해 졌고 비행기 지나가는 소리에 내 마음이 평온해짐을 느꼈다.
남편과 결혼후 신혼여행을 갔던 그 시간. 암흑같은 밤하늘을 달리고 있는 비행기 안에서의 고요함과 조용함. 그때의 기억이 순간 나를 사로 잡으며 설레게 만들었다.
깜깜한 방안에서 보는 창밖의 세상. 그 시간을 조용히 바라보며 평안함을 느꼈다. 별거없는데 조용히 나에게 집중할 수 있었고 바라볼 수 있었다. 너무 평안하다. 평온하다.
'그래. 행복은 바로 이런거지. '
어둠 속 비행기 지나가는 소리를 들으며 평온함을 느끼고 만족함을 느끼는데..
대단히 빛나는 별이 아님에도 만족스러움을 느끼는데..
오늘도 이 평안함을 느껴봐야겠다. 조용히 나를 바라보는 시간을 더 갖어 보고 힘차게 빠져 나오는 날.
나는 더 성장해 있을 것이다. 마음이 더 성장하면 내 고민도 잘 털어버릴 수 있겠지.
그럴 수 있을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