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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현쓰쓰 Nov 13. 2019

자율주행차로 가득한 세상이 올까?

정신차려보니 어느새 눈앞에!

최근 우리나라에도 부분 자율주행 기능을 가진 차들이 많이 출시되고 있다

약 세 달 전, 나는 학교 통학을 위해 탈 차를 고르고 있었다. 당시 내가 가장 고민했던 문제는 중고차랑 신차 중 어느 것을 선택할 것인가였다. 돈을 좀 아끼고 중고차를 살 것인가? 아니면 조금 무리를 해서라도 신차를 살 것인가? 아마도 첫 차를 구매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난제일 것이다. 이에 관해 나는 주변 사람들에게 많은 조언을 구했었는데 신기하게도 의견이 정확히 반반으로 갈렸다. 처음에는 운전이 서투니 중고차로 1~2년 몰다가 신차로 바꾸어라, 그래도 돈이 있으면 신차로 가는게 맞다, 신차 샀다가 기스라도 나면 마음이 찢어진다 등등 사람마다 생각이 모두 다르다는 것이 신기했다.


고심 끝에 나는 가진 돈을 탈탈 털어(ㅠㅠ) 아반떼 신차를 구입했다. 내가 중고차가 아닌 신차를 구입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신형 모델에 포함된 '안전 옵션' 때문이었다. 아반떼 신형 모델에는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전방 충돌방지 보조 등 차량의 앞뒤를 인식하여 사고를 방지하거나 운전자의 편의를 제공해주는 기능들이 들어있었다. 면허를 딴지는 5년 가까이 됐지만 이후로 운전을 한 번도 해본적 없는 나같은 잠재 사고 위험자에게는 없어서는 안될 존재였다.


결론적으로 차를 구매한지 세 달이 지난 지금 나는 내 선택에 100% 만족하고 있다. 안전 옵션 덕분에 사고를 면한 적이 한 두번이 아니다. 한번은 고속도로를 100km/h로 주행하고 있었는데 내 차선 앞쪽에 정지해있는 차들을 늦게 인식해 순간적으로 브레이크를 밟지 못한 적이 있었다. 이러다 큰일나겠다 하는 찰나에 갑자기 차가 경보음을 울리며 알아서 풀브레이크를 잡아줘서 사고를 면할 수 있었다. 이외에도 차선변경을 할 때 옆차가 가까우면 경보음을 울려준다던지, 뒤쪽에 사람이 지나가면 후방카메라에 느낌표 표시가 뜨면서 경보음을 울려 위험을 감지해주는 기능을 실제로 경험해보면서 이제 차는 단순히 운송 수단으로서의 기능을 뛰어넘었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포드로 인해 자동차가 중산층의 상징이 되었다


최근에 차에 관심이 많이 생겨서 그런가 이번 책 <오토노미 제2의 이동혁명>을 굉장히 흥미롭게 읽었다. 이 책은 인간 없이 주행할 수 있는 자율주행차를 만들어나가는 사람들이 이야기이다. 이들이 제기하는 현재 자동차시스템의 문제점은 다음과 같다. 


자동차가 중산층의 상징이 되면서 돈이 좀 있다 하는 사람들은 너도나도 각자 한 대씩 차를 구매하게 되었지만 이로 인해 여러 문제가 발생한다. 출퇴근하는 도로를 살펴보면 운행하는 대부분의 자동차는 한 명의 사람이 타고 있어 남는 자리들을 효과적으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만약 이 차들에 한 명씩만 더 타면 도로 위의 차를 절반으로 줄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개인이 자동차를 운행하는 시간은 평균적으로 하루에 한시간, 즉 하루에 5%의 시간만을 사용하고 나머지 95%의 시간을 사용하지 않는 것이다. 이는 굉장히 비효율적이며, 95%의 운행하지 않는 시간동안 차를 보관해야할 주차 장소 또한 많이 필요하게 된다.


자율주행차 개발자들은 자율주행차와 운영 시스템을 통해 비효율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았다. 자동차를 사용하지 않는 95%의 시간동안 자율주행을 통해 다른 사람이 이용할 수 있게 한다면? 자동차를 소유하지 않는 사람도 편리한 이동의 혜택을 누릴 수 있게 된다. 또한 자율주행차는 운전자가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 평소에 운전을 하던 사람들은 잉여 시간이 생기게 되어 그 시간에 자신의 업무를 처리할 수도 있다. 도로 위의 모든 차가 자율주행차로 대체된다면 인접한 자율주행차끼리 통신하며 최적의 운행 속도를 계산해낼 수 있고, 알고리즘 분석을 통해 같은 방향으로 가는 사람들이 같이 차를 타도록 함으로써 자리의 비효율 문제를 해결할 수 있기 때문에 운행 시스템을 위해 필요한 자동차 수를 줄일 수 있어 교통체증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구글이 개발한 자율주행차 '파이어플라이'


자율주행차 개발의 선두주자는 단연 구글이다. 구글이 개발한 자율주행택시는 이미 미국 몇개 주에서 상용화를 시작했다. 아직까지는 사고 방지를 위해 관리자가 동승하기는 하지만 기술 발전 속도를 볼때 운전자가 없는 자율주행차와 같이 도로에서 달리게 될 날이 그리 멀지 않은 것 같다. 정말로 도로 위의 모든 자동차가 자율주행차로 대체되는 날이 조만간 올까? 세 달 전의 나라면 오 그렇게 될 수도 있겠네, 신기하다 했겠지만, 운전자인 지금의 나는 약간은 부정적인 입장이다. 내가 생각하기엔 아직까지 자율주행차가 상용화되기 위해서는 갈길이 멀다고 본다.


우선적으로 자율주행차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을 바꾸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아직까지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율주행보다 사람이 직접 운전하는 것이 더 안전하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이미 구글에서는 사람보다 사고가 적게 나는 자율주행 기술을 개발해놓았지만, 정작 자율주행차에 사람이 타지 않는다면 말짱 도루묵이 될 것이다. 또한 아직까지 자율주행차가 사고를 일으켰을 때 책임을 누구에게 해야할 지 구체적으로 규정되지도 않았다. 운전에 관여하지 않는 탑승자에게 책임을 돌릴 수는 없고 운행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들이 책임을 지는 형태로 가야할텐데 이에 관해 앞으로 많은 협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자율주행차 개발자들이 궁극적으로 목표하고 있는 것이 도로 위의 모든 차를 자율주행차로 대체하는 것임을 생각해볼 때, 그 과정 속에서 현재 운행되고 있는 차를 어떻게 처리해야할 지에 대한 문제도 있다. 자율주행차의 핵심은 소프트웨어이기 때문에 현재 차들의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를 통해 자율주행기술을 이식할 수 있다면 문제가 없지만, 그렇지 않다면 문제가 될 것이다. 과도기로 자율주행차와 현재 차가 동시에 운행되는 시기가 분명히 존재할 것이라 본다.


그리고 운전자들은 꽤나 자신의 차에 대해 애정을 가지고 있고, 운전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도 많다. 대체로 개인이 소유하는 물건 중에 집 다음으로 비싼 물건이 자동차이다보니 그런 것 같다. 자신의 차가 경제력의 지표가 되기도 한다. 내 친구들이 이제 직장 생활을 할 나이대가 되다 보니 친구들을 만나면 주로 하는 이야기가 어떤 차를 살 것인가 하는 것이다. 버는 돈을 가지고 너도나도 조금이라도 좋은 차를 사려고 한다. 그리고 스트레스가 쌓였을 때 아무 생각없이 차가 없는 도로를 창문 열리고 달리면 꽤나 기분이 좋아진다. 이러한 일 모두 개인이 자동차를 '소유'한다는 것이 전제가 되어있는데 미래에 개인이 자동차를 '소유하지 않게'된다는 개념을 사람들이 쉽게 받아들일 수 있을까? 아직까지는 잘 모르겠다.


사실 위 주장들은 차 산지 얼마 안된 초보운전자의 억울한 외침이기도 하다ㅎㅎ 그럼에도 나는 자율주행차로 가득한 세상이 왔으면 한다. 나보다 대단한 사람들이 나의 회의감을 보기 좋게 부숴주었으면 좋겠다. 자율주행차로 이 사회가 얻을 수 있는 이익이 크다는 것은 말할 필요도 없을 정도로 분명하다. 그럼에도 아직 넘어야 할 장애물들이 많기에, 앞으로 자율주행차 개발자들이 자신들이 원하는 세상을 향해 한걸음 한걸음 나아가는 과정을 흥미롭게 지켜보고자 한다.


참고한 책

- <오토노미 제2의 이동혁명> , 로렌스 번스, 크리스토퍼 슐건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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