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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현쓰쓰 Nov 26. 2019

가상현실을 향해 나아가는 사람들

겉모습은 VR, 알고 보니 휴먼 드라마

지금은 많이 줄이긴 했지만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나는 게임광이었다. 특히 온라인 게임보다는 콘솔 게임을 더 좋아해서 내 스팀 라이브러리에는 백개가 넘는 게임들이 가득하다. (사놓기만 하고 하지 않은 게임들이 대부분이기는 하지만ㅎㅎ)


그래도 아직 게임에 대한 관심은 많이 남아있어서 매해 E3 (세계 최대 규모의 국제 게임 전시회) 정도는 챙겨보곤 하는데 최근 몇 년 사이 많이 출시되고 있는 것이 바로 VR 게임들이다. 한 이삼 년 전만 해도 기존에 존재하는 콘솔 게임들을 VR 형태로 재출시하는 형태의 게임들이 많았는데 지금은 아예 VR을 기반으로 하는 게임들도 많이 나오고 있다. 


이 때문인지 최근에 VR 장비의 가격도 많이 내려가 적당한 수준의 VR 기기는 10만 원 정도면 구매할 수 있는 것 같다. 물론 오큘러스 리프트 같은 최고급 기기 세트는 아직 100만 원 가까이 하지만 말이다. 그 정도 기기를 사기에는 돈이 넉넉지 않기도 하고.. VR 게임이 정말로 재밌을까?라는 의구심도 아직 있어서 VR 게임을 많이 해보지는 않았는데 몇 달 전 게임광 중의 광인 친구에게서 연락이 왔다.


"야! 나 VR 샀어! 내 방으로 와!"


VR로 경험한 공포게임은 실로 충격적이었다..


설레는 마음을 가득 안고 내가 체험해본 게임은 공포게임인 레지던트 이블 7이었다. 사실 나는 공포영화를 봐도 잘 놀라지 않는 편이라 뭐 얼마나 무섭겠어하고 VR 고글을 쓴 뒤 게임을 시작한 순간.. 난 한 시간도 되지 않아 게임을 끌 수밖에 없었다. 너무나도 생생하게 공포스러운 분위기를 느낄 수가 있어서 더 했다간 밤에 잠을 못 잘 것 같았기 때문이다..ㅠㅠ VR이 생각보다 너무 리얼해서 진짜 게임 속에 있는 것 같았고, 언제 VR이 이렇게까지 발전했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날 이후로 나는 VR에 관심이 생겨 인터넷으로 VR에 대해 찾아보았다. 가장 궁금했던 것은 몇 년 사이에 어떻게 VR이 갑자기 등장했느냐 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는 인터넷에도 잘 나오지 않아 궁금증으로 남겨두었었는데 최근 보게 된 책 [더 히스토리 오브 더 퓨처]는 나의 궁금증을 충족시켜주기에 충분했다.


오큘러스의 리더 럭키 팔머

이 책은 VR의 가능성을 알아보고 VR을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한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이 책에는 정말 많은 사람들이 등장한다. VR의 시초 모델을 개발해낸 오큘러스의 리더 럭키 팔머, VR의 가능성을 보고 팔머의 기기를 게임 컨퍼런스에 선보일 수 있는 기회를 준 '이드 소프트웨어'의 창업자 존 카맥, 오큘러스의 초기 모델 리프트를 보고 오큘러스로 뛰어든 이리브, 안토노프, 미첼 등등 정말 많은 사람이 엮여 가슴 뛰는 스토리를 만들어낸다.


이들이 함께 모여 '오큘러스'를 창업하고 제품 개발에 필요한 25만 달러를 모으기 위해 크라우드펀딩 사이트인 킥스타터를 통해 모금 캠페인을 벌이는 모습을 보면서 피가 끓어오르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나도 대학원생이긴 하지만 럭키처럼 한 분야에 진지하게 몰두해서 파고든 적이 있었는지, 사람들이 별로 관심 없어하는 분야를 나 역시 외면한 것은 아닌지 반성해보게 된다ㅠㅠ 그동안 주로 주어진 일을 수행하는 루틴 속에서 살아왔는데 이렇게 새로운 분야를 개척해나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보니 나도 내 능력을 개발해 지금 하고 있는 일뿐만 아니라 새로운 것에도 적극적으로 도전해보아야겠다는 생각도 든다.


이 책 초기에 럭키 팔머는 밸브가 만든 온라인 게임 유통 시스템인 스팀에 VR 게임 카테고리를 추가해줄 것을 요청하지만 거절당한다. 하지만 지금의 스팀에는 어엿이 VR 게임 카테고리가 존재한다. 과연 럭키 팔머와 그의 동료들이 어떠한 난관을 거쳐 VR을 만들어나갈지 뒷부분의 이야기가 더 기대된다.


P.S. 안경 쓴 사람들도 VR을 편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 주었으면 좋겠다!!


참고한 책

- <더 히스토리 오브 더 퓨처>, 블레이크 J. 해리스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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