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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현쓰쓰 Dec 04. 2019

세상을 바꾸는 사람이 가지는 2가지 태도

책 <더 히스토리 오브 더 퓨처>는 가상현실(VR)을 실현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럭키 팔머의 VR 기기 '리프트'로 부터 시작된 회사 오큘러스는 이리브, 미첼, 안토노프 등 여러 사람들이 모여 가장 주목받는 VR 회사로 성장하고, 이후 마크 주커버그의 관심을 받아 페이스북에 20억 달러에 가까운 돈을 받고 인수된다. 놀라운 점은 오큘러스의 창립부터 20억 달러에 가치를 지니는 회사가 되기까지 채 2년밖에 걸리지 않았다는 것이다.


오큘러스의 창업자 팔머 럭키


오큘러스의 성장에는 많은 사람들이 엮여 있지만 그 중심에는 단연 오큘러스의 창업자인 팔머 럭키가 있다. 팔머 럭키는 자신만의 연구를 통해 VR 기기인 초기 리프트 모델을 만들어낸 인물로, 그가 없었다면 오큘러스는 시작조차 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로 인해 VR의 상용화가 몇 년 앞당겨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책 <더 히스토리 오브 더 퓨처>를 통해 그가 가진 신념, 태도를 엿볼 수 있었는데 개인적으로 '아 이래서 성공하는구나~' 하고 감탄한 부분이 몇 가지 있었다. 팔머 럭키를 통해 세상을 바꾸는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세 가지 태도를 살펴보고자 한다.


1. 자신의 일에 대한 열정 (비록 돈이 안될지라도..)


팔머 럭키가 VR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2000년대 중후반에 VR은 이미 사양 산업 중 하나였다. 1990년대 중반에 VR이 유행했지만 계속되는 실패작으로 인해 VR이 성공할 것이란 사람들의 기대는 이미 바닥에 떨어지고 없었다. VR 전문가는 세상에 거의 없었고, 사람들은 VR을 외면했다. 하지만 팔머 럭키에게 그것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 VR을 개발할 돈을 마련하기 위해 여러 곳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남는 시간에 VR을 개발에 몰두하여 결국 리프트라는 초기 VR 프로토타입을 만들어낸다. 이 덕분에 게임 개발의 대가인 존 카맥의 눈에 띄어 그가 설립한 회사인 오큘러스는 성장에 탄력을 받게 된다. 


만약 내가 좋아하는 무언가가 있다 하더라도 그것을 해서 돈을 벌기가 힘들다면? 나는 현실과 꿈 사이에서 고민을 하다가 조금이라도 돈이 되는 산업으로 눈을 돌렸을 것 같다. 하지만 럭키 팔머는 돈보다는 자신의 꿈을 선택하는 삶을 살아가고 있다. 그가 모종의 사건을 겪은 이후 오큘러스에서 쫓겨났을 때 페이스북과의 위약금 소송을 앞두고 그가 한 말에서 그의 생각을 엿볼 수 있다.


그는 변호사에게 자신은 돈보다는 회사에 남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솔직히..." 럭키가 말했다.
"돈은 안 받아도 돼요. 전 그냥 제 회사로 돌아가고 싶을 뿐이에요."  -p.727


크.. 정말 멋있다. 이 정도로 자신의 일에 대한 열정과 각오가 있어야 세상을 바꿀 수 있지 않을까. 나에게 이 정도로 열정을 바칠만한 것이 있을까. 대학원에서 여러 연구를 하고 있지만 럭키만큼 열정을 불태우고 있지는 못하는 것 같다. 팔머 럭키의 열정을 알아볼 수 있는 또 다른 재밌는 일화가 하나 있다.


본격적인 리프트 제조를 위해서는 기기의 렌즈와 눈동자 사이의 거리는 얼마가 적당한지를 알아야 했다. 보통의 회사라면 이런 일들은 고급 컴퓨터 비전 시스템을 이용해 진행되었을 테지만, 럭키는 기상천외한 방법을 제안해낸다.


"렌즈 중앙에 구멍을 뚫은 다음, 일자 나사를 그 구멍으로 통과시켜 밖으로 나오게 하는 거야. 알았지? 안전한 거리에서 시작하되, 눈을 살짝 찌를 때까지 나사를 그냥 계속 돌리면 돼!" - p.301


빠르게 데이터를 얻기 위해 기꺼이 자신의 눈까지 희생할 정도라니! 럭키의 열정에는 정말 혀를 내두를 수밖에 없었다. 


2. 냉철한 자기 객관화 그리고 열린 마음


오큘러스가 창립된 이후 팔머 럭키는 CEO의 자리를 그의 동료인 브렌든 이리브에게 넘겨준다. 오큘러스를 시작할 수 있게 해 준 핵심 기술인 VR 개발 기술을 자신이 가지고 있었는데 CEO 자리를 왜 넘겨준 것일까? 


대놓고 인정하긴 좀 그렇지만, 럭키는 오큘러스가 성공할 가능성을 최고로 높일 방법은 그가 회사 운영에 관여하지 않는 것이란 걸 알고 있었다. -- 중략 -- 하지만 자기 재정을 관리하는 일은 전체 회사를 관리하는 일과는 전혀 달랐다. 그는 그것이 어떻게 다른지 알아내고 싶은 생각도 들었지만 자신의 욕심을 앞세워 의사 결정을 하고 싶지는 않았다. - p.142


럭키는 자신이 VR 기기를 개발하는 데에는 강점을 가지고 있지만 회사를 운영하는 데에는 큰 재능이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그 일을 더 잘할 것이라 생각되는 브렌든 이리브에게 CEO 자리를 넘겨준 것이다. 사람이라면 자신의 약점을 인정하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닌데도 럭키는 냉철할 정도로 자신의 강점과 약점을 잘 알았다.


또한 그는 다른 사람의 의견을 귀담아듣는 열린 마음을 지녔다. 오큘러스 운영 자금을 모으기 위해 크라우드펀딩 사이트인 킥스타터에 올릴 홍보 영상 내용과 관련하여 럭키와 그의 동료인 브렌든, 네이브는 약간의 마찰을 겪는다. 럭키는 리프트를 단순히 VR 개발자들만을 겨냥했지만 브렌든과 네이트는 개발자를 넘어 일반 소비자들까지 겨냥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오큘러스 킥스타터를 시작한 것도 럭키 자신이고, 리프트에 대해 가장 잘 아는 것도 바로 그이기 때문에 동료의 의견을 잘 듣지 않을 수도 있었지만 럭키는 열정적으로 홍보 영상에 대해 동료들과의 토론에 임하고 그들의 의견을 수렴한다. 


"난 당신이 옳다고 생각해요. 난 이 일을 혼자 시작했어요. 킥스타터 프로젝트로 이걸 해야겠다고 결정했고 제 머릿속에서 이 정도의 결과물이 나온 거죠. 하지만 당신과 브렌든은 제가 예상하는 것보다 훨씬 많은 고객이 있다고 저를 설득했어요. 그 고객의 기대에 부응하는 게 이치에 맞는 일이죠." -p. 149~150


냉철할 정도로 자신의 강점과 약점을 잘 알고, 상대방의 의견을 열린 마음으로 수용하는 태도가 있었기에 오큘러스가 크게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이 아닐까.




책 <더 히스토리 오브 더 퓨처>를 통해 스타트업이 어떻게 발전해나가는지 소설처럼 생생하게 들여다볼 수 있었다. 오큘러스의 성공 요인이 이거다!라고 딱 단정 지을 수는 없지만, 창립자인 팔머 럭키가 가진 자신의 일에 대한 열정, 냉철한 자기 객관화와 열린 마음이 없었다면 오큘러스가 빠르게 성장하기는 힘들었을 것이다. 이 책에는 팔머 럭키 이외에도 많은 사람들이 등장하고 모든 캐릭터들의 개성이 뚜렷하다. VR에 관심이 있거나 스타트업이 어떻게 커나가는지 궁금하다면 이 책을 읽어보는 것을 적극 추천한다!


참고한 책

- <더 히스토리 오브 더 퓨처>, 블레이크 해리스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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