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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벨플러 Miyoung Nov 18. 2024

[100-15] 셀프 코칭 14. 돈

살면서 가장 힘든 부분이 무엇일까 고민한 적이 있습니다. 아마 많은 이들이 관심을 갖는 부분일 것입니다. 돈, 건강, 관계, 자아실현이 대표적이지 않을까 합니다. 그중에서 생존과 직접적으로 관련 있는 것이 돈과 건강이죠. 건강은 건강을 잃어본 사람만이 중요성을 실감할 것입니다. 돈은 건강이 없으면 아무 소용이 없는 것이기도 하죠. 젊은 시절 힘들게 돈을 버느라 건강을 챙기지 못했습니다. 이제 부자가 되었지만 병에 걸려 마음대로 움직이지 못하거나, 죽는 날만 기다리고 있다면 어떨까요? 건강이 돈보다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겠죠. 그러니 무엇보다 건강이 가장 중요한 것은 맞습니다. 


그런데, 돈과 건강 중 관심이 많은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돈인 것 같습니다. 돈이 주는 안정감은 어떨 때는 건강보다 우위에 있는 듯하니까요. 건강을 잃고 치료를 하려면 돈이 있어야 하잖아요. 


어떤 이들은 돈을 무시하기도 합니다. 돈 때문에 생긴 트라우마로 돈을 회피하거나 무서워하는 사람들도 있고요. ‘돈’이나 ‘부‘와 같은 단어를 보면 거부감이 들기도 합니다. 나도 그랬습니다. 돈을 회피했다고 해야 할까요? 나는 돈에 대해 무관심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생존을 위해 필요한 돈은 내가 필요할 때 벌리기는 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정체되어 있는 느낌을 받았죠. 나는 돈을 벌 수 있는 사람일까? 스스로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당연히 들어오던 돈이 멈추었습니다. 수년간 돈을 스스로 컨트롤할 수 없다는 무의식을 깊이 넣어두고 있었다는 걸 알았습니다. 나는 내가 원하는 돈의 액수를 구체적으로 원한 적이 한 번도 없었다는 걸 알아차린 것이죠. 그저 돈이 많으면 좋겠다. 돈은 있으면 당연히 좋지 라는 매우 두리뭉실한 생각을 했었습니다. 정확히 나는 얼마의 돈을 매달 또는 매년 벌고 싶다는 목표를 세워두지 않았던 것이지요.


이유를 찾아 질문을 해보니, 어린 시절 돈 때문에 힘들어했던 순간들이 떠올랐습니다. 우리 집은 가난해서 교과서 외에는 책이 거의 없다시피 했습니다. 아버지는 마을 일을 하셔서, 신문과 잡지를 제공받기는 했지요. 잡지와 신문은 어린아이인 나에게 그리 흥미를 끌지 못했습니다. 우리 집은 돈이 없어서 나는 배우고 싶었던 피아노도 배울 수 없었고, 처음 나온 컴퓨터도 살 수가 없었어요. 


80년대에는 다들 그렇게 살았다고 할 수도 있겠습니다. 그런데 친구들은 우리 집보다 부자였습니다. 친구들은 나와 다른 삶을 살고 있다고 생각했어요. 나는 어릴 적부터 병원에 가는 것도 쉽지 않았고, 대학을 가는 것도 신중하게 생각해야 했습니다. 


이런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 때문인지, 성인이 되고 ’돈‘과 ’부‘가 들어간 문구를 보면 고개를 돌려 회피했습니다.

한국에 2009년 경에 다시 들어왔을 때였습니다. 어딜 가나 “부자 되세요!”라는 문구가 보이고, 
 “돈 많이 버세요.”라는 말이 덕담으로 사용되기도 하더군요. 그때 나는 굉장히 당황했었습니다.


’부‘와’돈‘을 그렇게 직접적으로 사용하는 걸 처음 보았거든요. 캐나다에서 살 때도 들어보지 못했고, 과거 한국에 있을 때도 그런 표현을 쓰지 않았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굉장히 현실적이고 물질적인 사회로 바뀐 것 같았습니다. 들으면 민망하고, 회피하고 싶은 것이었어요.


서점가에도 온통 ’돈‘과 ’부‘에 관련된 책들로 넘쳐 나더군요. 매우 당황했지만 한편으로는 그때 떠오른 생각이 있었습니다. ’나는 왜 이런 문구들이 불편할까? 사실 ‘돈’과 ‘부’는 불편해할 것이 아니라 감사하고 편리하고 긍정적이고 좋은 것인데 말이지.‘ 라고 말입니다. 


‘돈’과 ‘부’가 주는 안정감과 풍요는 아무도 거부할 수 없을 것입니다. ‘돈’과 ‘부’에 대한 나의 감정이 어릴 적 경험에서 온 것을 알고 나서 스스로에게 질문했습니다. 물질적인 것은 어떻게 추구하는지, ‘돈’과 ‘부’는 어떤 가치를 제공하는지, 그리고 그것들이 나에게 주는 긍정적인 에너지와 좋은 영향력은 무엇인지. 부를 이루고 싶다면 어떤 부를 이루고 싶은지. 돈은 얼마를 벌었으면 좋겠는지. 구체적으로 생각하고, 종이에 적기 시작했습니다. 실제로 그 돈의 액수를 적으니 기분도 좋아졌습니다. 확실히 돈에 대한 나의 감정과 인식이 바뀌고 있었습니다.


돈은 자본주의 사회에 살고 있는 우리에게 필수이죠. 얼마를 벌고 싶은지 구체적으로 종이 위에 적어보세요. 기분이 좋아질 때까지 직면하고 상상하고 말하고 적어보기를 추천합니다. 미소가 절로 지어질 거예요. 돈은 생생한 생명력을 주는 좋은 에너지이니까요. 나랑 같이 하실래요?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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