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많은 사진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요. 분명 내 사진을 찍었던 것 같은데, 몇 장 없습니다. 10년 가량이 되는 사진들이 핸드폰 안에 있어요. 매번 기종이 업그레이드가 되면서 함께 딸려온 과거의 사진들입니다. 어제는 어찌하여 사진첩을 주욱 스크롤하며 보게 되었어요. 여행갔던 사진, 집 사진, 밀로사진, 산행 사진 등 많았습니다. 풍경사진, 밀로사진, 다른 인물 사진이 대부분이더라구요. 내 사진은 어디에 있는 걸까.요 몇 장을 겨우 찾아 다시 다운받았어요. 몇 년전부터 내 사진을 더 찍기는 했죠. 그 사진들을 제외하니 10장이 채 안되네요.
그동안 내 사진도 안찍고 난 뭐했을까요? 기억하건데, 사진이 더 있을 것 같은데, 저장된 디스크를 좀 더 찾아봐야 겠습니다.
몇 년전 사진 속 내 표정이 다시 보였습니다. 그때가 정확히 기억나요. 이 세상에 태어나 가장 힘들었던 순간이었다고 감히 장담할 수 있어요. 그런데 표정이 너무도 평안해 보이네요. 사진 찍는 날, 나는 내 모습니 진저리치게 싫었었는데요. 지금보니 그런 모습은커녕 너무도 사랑스러운 표정을 하고 있네요. 물론, 앱 덕분이기도 해요, 하하하. 그런데, 그때 사진을 찍어주시던 선생님이 그랬죠.
내 모습이 너무 별로라하니, 깜짝 놀라며 그러셨죠.
“아니, 왜요? 이렇게 사랑스러운데요. 여기 보세요. 무슨 말씀이세요?”
너무 놀라서 하는 말씀에, 저도 놀라긴 했죠. 그래서 눈씻고 다시 사진을 봤어요. 여전히 나는 이상해 보였어요. 얼굴이 일그러져 있었어요. 그 모습이 내가 어제 봤던 그 사진에 있는 똑같은 모습이거든요. 그런데 이렇게 달리 보일수가 있을까요?
이번에 내가 깜짝 놀랐습니다. 그때 기억나요. 같은 시기였죠. 오랜만에 스위스에서 다시 만난 한국 파트너들이 저보고 그랬죠.
“이제야 얼굴이 나아졌네. 예전보다 많이 나아졌어.”
적어도 열 몇 시간을 비행기를 타고 온 내 얼굴이 나아졌다니요. 공항에 가고 기다리고 다시 숙소로 오는 시간을 생각하면 하루가 꼬박 걸렸을 거에요. 그런데 그런 말씀을 하시더라구요. 그때도 내 속은 썩어 문드러져 있었는데 말이죠.
그럼 그동안 난 도대체 어떤 얼굴로 살았다는 이야기일까요. 선생님과 그분들의 말은 참 의외였으나 나에게는 충격적인 말이기도 했죠.
내가 스스로를 생각하는 방법이 틀렸구나. 얼마나 스스로를 아프게 하며 살았을까요. 지나고 나니 너무도 확연히 보입니다. 어리석었죠. 이제라도 알게되어서 다행이에요.
나를 먼저 사랑하고 존중하는 사람이 되세요. 꼭 그러시길 바래요. 왜냐하면 내가 나를 사랑하고 존중해야 타인도 나를 사랑하고 존중하거든요. 내가 타인에게서 받고 싶은 것처럼 타인에게 행하는 것이죠. 먼저 웃어주고, 친절히 말 걸어주고 하는 것이죠. 자신에게 미소짓고 친절한 사람. 난 그런 사람이 좋더라구요. 그런 의미에서 셀카사진 열심히 찍어봐야겠어요. 남는 건 사진이라더니, 정말 사진이 없으니 섭섭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