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집중할 무언가를 갈망한다.
스트레스가 많은 사람일수록, 오히려 몰입을 통해 그것을 해소하려 한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미국의 부유층이 주말이면 요트 밑바닥에 붙은 따개비를 긁어내고 페인트칠을 하며 시간을 보내고, 의사들이 악기 연주에 몰입하며 전문직 종사자들이 산악자전거나 암벽 등반 같은 익스트림 스포츠에 빠져든다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 일 것이다. 독서나 뜨개질, 프라모델 조립 같은 일상적인 취미도 결국 몰입을 통해 일상의 긴장을 푸는 방법이 아닐까.
나 역시 살면서 몰입의 즐거움을 느꼈던 순간들이 있다. 자전거로 출퇴근하던 시절, 도로 위를 자동차들과 함께 달리며 오감이 집중되던 순간들. 온라인 슈팅 게임에 밤을 새워가며 완전히 빠져 있었던 시간들. 혹은 아무 생각 없이 반복적인 단순 작업을 하면서도 뜻밖의 몰입감을 느꼈던 기억이 떠오른다. 하지만 최근에는 그렇게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어떤 것에 몰입했던 기억이 잘 떠오르지 않는다. 그것이 조금 아쉽다.
그렇다면 지금의 나는 어떤 활동에 몰입할 수 있을까? 나의 관심과 열정을 온전히 쏟아부을 수 있는 대상은 무엇일까? 음악 감상, 등산, 자전거 라이딩, 공연 관람, 여행 등 내가 좋아하는 것들은 대체로 수동적이거나 차분한 성격의 활동이라 깊은 몰입 상태로 들어가기엔 한계가 있는 것 같다. 그렇다면 요가나 명상처럼 내면에 집중하는 활동을 통해 몰입을 경험해 볼 수 있을까?
현실의 스트레스와 무게에서 벗어나 나를 온전히 흡수해 줄 수 있는 무언가에 몰입하고 싶다. 그 대상과 방법을 먼저 찾아야겠다. 익숙한 패턴이나 고정관념을 잠시 내려놓고, 지금의 내가 몰입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새롭게 생각해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