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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트레일스앤 Oct 05. 2019

[육아 에세이, 964일]19년 10월 3일. 맑음

개천절

연휴의 시작은 오늘은 개천철이다. 아빠는 개천철 다음날 금요일 연차를 사용해서 오늘부터 황금 같은 연휴가 시작되는 첫날이란다. 엄마는 요즘 회사일이 바빠서 개천절인 오늘도 출근을 했단다. 몇 개월 전부터 유아 숲 해설사 공부도 시작해서 주말에 쉬는 날이 없는데 공휴일인 오늘까지 쉬지도 못하는 출근하는 엄마를 보니 마음이 안쓰럽구나. 


엄마를 아침에 출근시키고, 아빠는 하늘이를 데리고 고척동 본가로 향했다. 특별한 일이 없으면 주말 마나 본가를 간단다. 본가로 가는 길 만난 하늘이 정말 가슴 벅찰 정도로 맑고 구름도 설레일 정도로 너무도 아름다웠다. 자연이 우리에게 선사해 주는 아름다움을 온전하게 느끼는 오늘 같은 날은 아빠에게는 가뭄의 단비처럼 행복하단다. 


차장 밖으로 보이는 티끌 하나 없는 하늘을 보고 있노라면 그동안 쌓였던 스트레스가 모두 없어지는 쾌감을 느낀다. 본가에 도착하니 어머니가 역시 내가 오늘 줄 알고 아파트 현관문을 열어 놓으셨다. 어떻게 아시는지 항상 궁금하단다. 부모님과 점심으로 자장면을 시켜먹고 하늘이는 오후 낮잠을 자고 한가로운 휴일의 오후가 지나갔다. 


친가댁에서 자장면 시켜먹기. 하늘이는 자장면을 너무 좋아한다. 

날씨가 너무 좋아 휴일에도 일 하는 엄마의 퇴근시간에 맞추어 픽업하고 우리 집 근처에 있는 현대 프리미엄 아울렛으로 갔다. 가끔은 오는 곳이지만, 오늘은 날씨도 좋고 휴일이라서 그런지 인산인해다. 집에서 멀리는 못 갔지만, 항상 이곳에 오면 가슴이 탁티인다. 아라뱃길을 따라 흐르는 강물을 볼 수 있고 토요일이면 유람선 위에서 터지는 불꽃놀이가 장관이다.  


킥보를 이제는 제법 타는 하늘이

엄마와 함께 하늘이를 데리고 주변 산책을 했단다. 아라뱃길 선착장을 지나 아라리바 바베큐 스테이션이라는 곳이란다. 엄마와 아빠는 처음인 이곳은 캠핑장은 아니지만, 건물 루프탑에서 고기를 구워 먹을 수 있는 장소를 제공해 준단다. 한여름에는 무리지만, 오늘과 같은 볕 좋은 가을날과 저녁이라면 너무도 좋을 것 같구나. 물론 토요일 유람선 불꽃놀이가 있다면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이용하기가 힘들겠지만 말이야. ㅎ. 


옷이 다 젖어도 마냥 좋을 나이다. 


10월 3일 개천절이라 그런지 아울렛에는 가족단위의 많은 사람들이 저마다의 방식으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하늘이는 아울렛 중앙으로 흐르는 물로 바로 뛰어들더구나. 옷도 벗지 않고 무작정 뛰어드는 하늘이를 말릴 수는 없었단다. 하늘이 나이에 맞게 즐기는 모습을 보니 너무도 귀여웠단다. 


아빠는 이사진이 너무 좋단다. 

아직 하늘이는 놀이공원을 가본 적이 없어 아울렛 3층에 있는 회전목마를 타러 갔단다. 처음 타보거나 처음 경험하는 것에 대해 하늘이는 또래 친구들보다 더 조심스러워한단다. 겁이 많다고 하기에는 아빠가 하늘이에게 미안하니 신중하다는 표현을 쓰도록 하겠다. 엄마와 함께 하늘이는 영화에 속 한 장면처럼 회전목마에서 빙그르르 돌며 긴장한 하늘이를 보며 엄마는 웃음을 지었단다. 



그렇게 오늘 하루도 엄마와 함께 행복한 시간을 보냈단다. 어떻게 알았는지 하늘이가 '해피할로윈'이라는 말을 하더구나 ㅎㅎ. 개천절에도 불꽃놀이가 펼쳐져서 우리 가족은 더 감사한 하루를 보낼 수 있었단다. 처음에는 무섭다고 엄마 품속으로 숨던 하늘이는 이젠 불꽃놀이를 보러 가자고 조리기도 한단다. 


그렇게 커가는 하늘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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