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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adybrown Nov 05. 2021

개딸 입양 프로젝트 - 하

로지(구 흰둥이) 입양 프로젝트

로지 입양을 결정하고, 이동봉사자를 통해 함부르크로 데려오고자 했었지만,

코로나 팬더믹으로 인해 쉽지가 않았다.

그럼 우리가 직접 가야지 뭐!


자가격리 2주도 로지를 향한 우리의 마음을 막을 수는 없었다.

로지야, 엄마아빠가 간다!




나는 다행히 2주 자가격리 기간 동안 재택근무가 가능했어서, 첫 2주는 격리 및 재택근무, 그 후 나머지 2주는 휴가 및 한국지사 출장으로 보내고 마지막 출국날에 로지와 함께 함부르크로 오는 계획을 세웠다.

남편은 자가격리 기간 내 재택근무가 불가해서, 3주를 풀로 휴가 쓰고 먼저 독일로 가는걸로.


혼자 잘 데리고 갈 수 있을지 살짝 걱정은 됐지만,

엄마는 강하더라 ㅋㅋ 로지를 위해서라면 뭐든 할 수 있게 됨.




자가격리가 풀리고, 로지가 머물고 있는 경기도 광주 칠둥이네로 갔다.

드디어 로지 첫 실물 영접!


아니 우리 딸 실물이 더 예쁘잖아!!!!!!!




심지어 후광까지 난다… (아주 단단한 콩깍지)



로지는 아직 사람의 손길을 낯설어했다.



사람 손이 낯설어 자꾸 도망만 가니

집에 들어와 좁은 공간에서 까까 주면서 마음열기 ㅎㅎ



로지의 엄마 도순이!

도순이도 넘 예쁘고, 애교도 많은데

아직 입양처를 못 찾은 것 같다. 꼭 좋은 가족 만났으면.



흰둥이는 얼마 전 입양 갔다고 한다.



이 집의 대빵 칠둥이!

새로운 친구들이 자꾸만 집에 와도 의젓하게 잘 놀아주는 멋진 둥이. 로지랑도 잘 놀아줘서 고마워!



그렇게 로지랑 첫 안면을 트고,

일주일 가량이 지나 출국 날 인천공항에서 다시 로지를 만났다.



공항까지 오랜 시간 차 타고 오느라 긴장+멀미로 토하고 배변하고 ㅠㅠ 온몸이 젖어서 온 로지..

앞으로 열 시간 더 고생해야하는데

이미 저렇게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니 너무 짠하고 미안했다.



로지를 구조해주시고, 임보해주신 둥이아빠랑도 마지막 인사를 나누고.



배변봉투, 목줄까지 켄넬에 단단하게 고정 시키고

켄넬 문까지 봉인 완료.


그렇게 로지는 먼저 화물칸으로 이동했다.

모든 과정이 안전하고 로지가 최소한으로 힘든 방향으로 진행되길.. 기도하고 또 기도하는 수 밖에 없었다.





코로나 락다운이 한창 심했던 시기라, 비행기는 좌석이 텅텅. 내 양 옆에도 no one.



보통 비행기 타면 10시간 내리 잠드는데,

화물칸에서 홀로 무서워하고 있을 로지 걱정에 잠도 식사도 제대로 청할 수가 없었다. 친절한 KLM 크루가 내가 걱정하는 걸 알고 틈틈이 와서 로지 잘 있다고 업데이트도 해주고, 고마웠다.


특히, 보통 때라면 경유지인 스키폴 공항에서 KLM animal hotel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데, 코로나 팬더믹으로 인해 해당 서비스 이용이 불가하게 되어 내가 직접 로지를 데리고 체크아웃 했다가 환승시에 다시 체크인을 해야하는 시스템이어서 이걸 내가 혼자 잘 해낼 수 있을지 너무 불안하고 걱정이 돼서 계속 시뮬레이션도 돌려보고.




그렇게 열시간이 지나고,

드디어 스키폴 공항에서 로지를 다시 만났다.



로지야, 너무너무 고생했어.

어둡고 시끄러운 곳에서 너무 무서웠지?

이제 좀만 더 참으면 집이야, 힘내자!



혼자서 로지 켄넬이랑, 기내용 트렁크 들고

다섯시간을 기다려야 했던 환승시간.

물론 나도 정말 힘들었지만, 로지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닐거란 생각에 버틸 수 있었다.


난 로지를 지켜야 하는 로지 엄마니까!



긴장해서 입에도 안 대던 사료도 조금씩 먹기 시작하고.



엄마 볼 일 보는 동안 옆에서 얌전히 잘 기다리기도 하고.



너무너무 예쁜 우리 딸.

엄마가 꼭 행복하게 해줄거야!



그렇게 기나긴 다섯시간의 기다림이 끝나고,

함부르크행 비행기를 타야할 시간.


로지를 비행기로 옮겨주시는 아저씨한테 계속 질척대면서 조심히 다뤄달라고 신신당부를 하고

비행기로 들어와 창밖을 보는데 정말 신기하게도 딱 내 시야에 들어온 로지의 켄넬.


로지한테 계속 마음으로 얘기했다.

‘이번 비행은 그렇게 길지 않아! 한시간만 힘내자’


예전에 저렇게 화물 이동하는 과정에서 탈출해서

활주로에서 안좋은 일을 당한 친구가 있었다는 얘기를 들어서인지.. 끝까지 마음을 놓을 수가 없었다.



이제 긴 여정의 끝이 보인다.

함부르크에 도착했다!



입국심사 줄은 왜 하필 오늘따라 이렇게 긴건지.



Baggage claim에 먼저 나와있던 로지의 켄넬!



로지 켄넬을 들고 출국장으로 나가려고 하니,

외국에서 처음 들어온 개라면 세관으로 가서 신고를 해야한다고 한다. 세관에 신고하고, 검역서류를 제출하고, 세금을 지불하고.



마중나온 아빠 차를 타고 집으로.



집에 오자마자 바로 발코니로 가더니 구석에서 못다 잔 잠을 청하는 로지.



아직은 침대가 낯선 첫째날의 모습.




그렇게 우리의 가족이 된 로지는



이렇게 엄마아빠의 외동딸로

행복하게 잘 지내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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